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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일본식으로 발전된 자립생활센터 모델

21세기 장애우복지의 과제, 탈시설화 (일본)

본문

문화적 차이로 인한 미국과의 차이점들

  일본의 장애우운동단체들은 미국의 자립생활운동의 영향을 받아 1983년부터 미국에서 자립생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장애우를 초대하여 세미나를 갖거나 교류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86년에 처음으로 토오쿄도 하치오지시에 휴먼케어협회라는 자립생활센터를 설립, 운영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일본에는 약 50여 개소의 자립생활센터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을 얻어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은 장애우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 기존의 장애우권리옹호운동단체, 기존의 재활관계의 시설과 단체가 조직한 자립생활센터들이다.

  일본의 자립생활센터는 사회적,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미국식의 자립생활센터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몇 가지의 문제점을 가지고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일본은 미국과 달리 장애당사자가 개인으로서의 자기확립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만 18세가 되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는 장애우가 30-40세가 되어도 부모의 부양이 법적으로 의무화될 정도로 보호자의 부양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종적인 조직에 익숙하여 있어 조직 속에서 다른 의사표현을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을 내거나 개인이 책임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 자립생활센터를 이해하기에는 훈련이 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시작된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우의 자립생활을 위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장애우 동료의 카운셀링, 자립생활기능프로그램, 개별적인 원조서비스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밖에 정보제공 및 조회, 주택, 대조, 이동, 아동·청소년프로그램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중심적인 서비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장애우 동료의 카운셀링은 장애우가 상대방이 되어 카운셀링을 하는 제도이다. 장애우는 시설 또는 병원에서 전문가 또는 의사에 의해 통제된 생활을 하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장애우 동료에 의한 카운셀링은 장애우 동료가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장애우 본인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립생활에 대한 우려스러운 시각들

  자립생활기능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자립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기술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장애를 가지고 생활해 온 선배장애우들의 경험을 전해줌으로써 똑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 자립을 한다면 그것이 과연 자립인가, 그리고 자신의 신변도 자립할 수 없는 장애우가 자립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은 "생활보조원의 도움을 받아 15분 동안 옷을 입고,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장애우의 경우가 장애우 본인이 옷을 입는 데 2시간 걸리기 때문에 집에 있을 수밖에 없는 장애우보다는 자립을 하고 있다"는 미국의 자립생활운동의 자립관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잘못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장애우의 자립이란 제공되는 서비스의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우가 가지고 있는 장애는 본인의 노력과 훈련에 의해 어느 정도 비장애우와 같이 보완이 되거나 개선이 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비장애우와 같이 되리라고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장애 자체를 그대로 인식하고 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장애우의 장애는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의사나 전문가에 의해 환자와 같은 통제를 받으면서 생활하여 왔다. 그러나 "장애는 생활하는 데 있어서 불편할 뿐이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나 전문가의 통제보다는 사회환경의 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장애우 본인들은 사회의 주체자로서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장애우들은 주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환경의 개선은 자립생활의 중요한 기반이 되며 이러한 의미에서도 자립생활센터도 환경개선의 일부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부분이다.

작성자정일교 (일본관서학원대학 대학원 사회복지전공)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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