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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사회복지법인으로 운영되는 일본장애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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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사회복지법인으로 운영되는 일본 장애우 복지공장


  작년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 동안 일본 규슈 시가현에 있는 와타야벳소호텔에서 한·중·일 장애우 교류행사가 열렸다. 이 호텔 사장 고하라 겐지씨의 초청으로 7회째 열린 이번 행사에 국내에서는 한국농아복지회와 자행회 소속 장애우와 관계자 15명이 참석했다. 기자가 동행해 둘러본 일본 장애우 복지공장의 이모저모를 싣는다.



사회복지법인 사사끼 진주가공 공장

  일본 시가현에 있는 이 공장은 일본 사사끼 진주가공 회사가 운영하는 일종의 장애우 복지공장이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무궁화전자처럼 대기업이 연계고용제를 도입해 설립한 공장인 셈이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장이 설립된 것은 지난 1975년이다. 본사는 일본 고베에 있으며 회사 사장인 사사끼씨가 이 공장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이 공장에는 70여명의 지체장애우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양식진주를 가공해 목걸이나 반지 등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조개껍질로 열쇠고리나 장식용품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생산품 판로는 전적으로 방문판매와 견학 오는 사람들이 구입해 가는 데 기대고 있다.

  공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공장은 일종의 장애우 직업훈련기관이라고 한다. 장애우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직업훈련을 받는 곳이라고 하는데 그런 만큼 생산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대신 이곳에서 가공 기술을 익힌 장애우 중 기술이 뛰어난 장애우는 본사에서 스카우트해 간다고 한다. 장애우들은 판매 수익을 나눠 갖는데 평균 6만5천엔(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수입이 이렇게 적은 대신 일본은 장애우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장애우들의 불만은 거의 없다. 1급이 연간 90만엔(7백만원) 2급이 70만엔(620만원) 정도의 장애 연금을 지급받는다.

  사사끼 진주공장의 특징은 이 공장이 복지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운영비와 직원 월급은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부담한다. 때문에 회사에서는 공장을 운영하는데 전혀 부담을 갖지 않는다. 일본에서 장애우 복지공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점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상우뜨 작업소

  "희망은 크게 마음은 맑게 불꽃처럼 살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지체장애우 보호작업장인 상우뜨 작업소는 이번에 둘러본 장애우 복지시설 중 가장 인상 깊은 복지공장이었다. 상우뜨 작업소는 산하에 지체장애우 작업장과 정신지체 작업장 각각 1곳씩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체장애우 40여명과 정신지체 장애우 50명이 일하고 있다.

  이 작업소를 일본에서는 수산시설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보호작업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보호작업장이 현재 일본에서는 1천5백 곳이 운영되고 있다.

  일본 내 많은 보호작업장 중에서 이곳 작업소가 눈길을 끄는 것은 우선 이곳이 규모가 큰 목공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상우뜨 작업소에서 생산해내는 품목은 개집과 책상 그리고 나무 울타리 등이다. 나무를 자르고 조립하는, 위험해 보이고 쉽지 않은 일을 모두 장애우들이 한다.

  그리고 나무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톱밥으로는 팽이버섯을 재배하며, 팽이버섯을 수확한 뒤에는 톱밥에서 하늘소라는 곤충을 대량 사육한 뒤 하늘소 배설물을 이용해서 퇴비를 만들어 판다. 즉 서로 연계를 가지고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생산체계를 구축해 소득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참고로 상우뜨 작업소에서 생산해내는 개집은 도쿄 등 대도시에서 개당 우리나라 돈으로 24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개집판매 수입만 4천만엔(3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팽이버섯은 한 통에 130엔(1천원)에 팔리고 있는데 작년 한 해 팽이버섯 판매 수입만 7천만엔(5천2백만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두 개의 시설에서 생산해서 얻는 1년 수입은 모두 합쳐 2억엔(15억원) 가량이다.

  이 시설 역시 운영비와 직원 월급은 일본 정부와 지자제에서 부담한다. 때문에 한 해 수입 2억엔은 모두 장애우들이 나눠 갖는다. 장애우들 중 월급을 많이 받는 장애우는 13만엔(8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우선 판로에서 걱정이 없다보니 상우뜨 작업소는 일본 내 장애우 보호작업장 중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작업장으로 꼽히고 있다.

  기업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우뜨 작업소를 둘러보면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보호작업장 모델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가현 정신지체 장애우시설

  「사가 고로니」라고 불리는 이 시설은 우리나라 재활원과 마찬가지인 장애우 수용시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용시설이 아니라 현(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장애우 수용시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1백20명 직원들은 모두 공무원이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수용시설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수용시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가현 재활원을 통해서 본 일본의 장애우 수용시설은 우리나라 민간 장애우 복지시설보다 시설이나 운영 면에서 오히려 뒤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시설이 건립된 것은 "지역 장애우는 지역에서 책임진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가현 재활원은 우선 건립된 지 26년이 지났기 때문에 시설이 매우 낡았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3백20명이라는 많은 장애우가 한 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한 시설에 수용돼 있는 것은 명백하게 장애우 복지에 어긋나는 복지행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재활원에 수용돼 있는 정신지체 장애우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보다는 가족들이 수용을 의뢰해서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원에서 20년을 넘게 지내고 있는 장애우들이 원생의 반을 넘는다고 하는데 때문에 원생들의 평균 연령은 43세 정도이다.

  즉 성인 수용시설인 셈인데 원생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곳에서 생을 마치게 된다고 한다.

원생들은 네 개의 동으로 나눠진 숙소에서 한 방에 다섯 명씩 생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인 생활은 불가능하다는 게 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생들은 아침 7시에 일어나 건강검진을 받은 후 원 면적의 1/3을 차지하는 논밭에서 일을 하고 꽃을 재배하며 소나 돼지 등 가축을 키우는 일을 하며 지낸다.

  원 측에서는 원생들의 작업을 생활학습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원생 1인당 한 달에 3천엔(2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가현 재활원에 수용돼 있는 장애우들은 대부분 가족들이 있으며 가족들에게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면회가 허락된다. 그리고 일년에 세 번, 한 번에 열흘 정도씩 집에 가서 생활하게 하는데 이걸 가정학습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일본의 장애우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장애우가 시설에 수용돼 있어도 장애연금을 받는데 사가현 재활원생들이 받는 장애연금은 부모들이 관리한다고 한다.

  사가현 재활원을 둘러보면서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장애우들의 사회격리가 뻔히 예견되는데도 지금도 이곳에 장애우를 보내려고 하는 부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일본의 현실이었다.



혼다 희망의 집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혼다 희망의 집. 이 공장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토바이로 유명한 일본 대기업 혼다에서 운영하는 복지공장이다.

  총직원이 62명인데 그중에 장애우가 27명이다. 장애우는 청각장애우가 9명 지체장애우가 15명 근무하고 있는데 지체장애우 15명 중 12명이 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우라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해내는 부품은 혼다 오토바이 부속품과 혼다 자동차 엔진 등이다. 장애우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하며, 비장애우와 근무조건이나 월급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 이 공장 장애우들은 평균적으로 일본 공무원들이 받는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공장의 특징은 우선 설립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출자로 공장이 생겼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혼다 희망의 집은 혼다에서 51% 구마모토에서 44% 공장이 있는 마을인 마쯔바군에서 5%를 출자해서 설립됐다고 한다. 올해로 설립된 지 11년째인데 생산성에서 매우 만족한다는 것이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혼다 희망의 집의 두번째 특징은 이 공장이 연계 고용제로 장애우 복지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체 중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장애우 의무고용률은 1.6%이다. 혼다는 이보다 많은 2.013%의 장애우를 고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복지공장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혼다는 구마모토현 외에도 오히타현 벳부시에 2백 명 가량의 장애우를 고용한 규모가 더 큰 복지공장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성과가 있으니까 장애우를 고용한다."는 공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에도 만약 복지공장 설립이 불가피하다면 혼다 희망의 집에서 모델을 찾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 이태곤 기자

 

 

[인터뷰] 

  와타야벳소 고하라 겐지 사장


"한국의 장애우들과 더불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하트 유람」,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사랑의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한·중·일 장애우 교류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90년이다. 이해 일본 사가현 규슈지방에 있는 와타야벳소 호텔은 판촉 목적으로 서울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를 계기로 호텔 사장인 고하라 겐지(小原■史 48세)씨는 매년 12월 초순 한국의 장애우들을 초청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고하라 사장의 초청으로 일본을 다녀온 장애우는 1백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회째를 맞는 이번 교류대회에도 한국에서 15명, 중국에서 10여명이 참가해 일본의 장애우 복지시설을 둘러보는 것과 아울러 일본 민속촌과 아소산, 그리고 우레시노 온천을 관광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작년 초에 서울 사무소를 폐쇄해 한국과의 인연은 사라졌지만 하트 유람만은 지속하겠다는 고하라 사장 개인의 의지로 교류대회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를 만나 하트 유람에 얽힌 사연을 들어보았다.


- 하트 유람을 주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1990년에 우리 호텔이 서울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에 사무소를 열면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장애우 교류였다. 처음에는 한국 장애우들만 초청했는데 행사 시작한 지 4년째부터 중국 장애우들도 함께 초청해서 이 행사를 열고 있다."


- 이 행사로 기대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   

  "기대하는 것은 없다. 장사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작년에 서울 사무소가 문을 닫은 것을 계기로 이 행사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행사는 전적으로 무슨 일이든 시작해서 한 번 두 번 하고 그치려면 시작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내 생각 때문에 지속하고 있다. 한 번 시작했으면 적어도 10회까지는 해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한 번 뒤돌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이 행사 외에 다른 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 호텔이 직접 하고 있는 복지사업은 없다. 하지만 지구시민회 모금 활동에 참여하는 등 몇 가지 복지사업에 후원을 해주고 있기는 하다."


- 이 행사로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

  "장애우들이 여행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돌아가서 열심히 산다는 편지를 보내올 때가 제일 기쁘다."


- 행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인가

  "그렇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힘닿는 데까지 매년 하트 유람을 계속 진행시킬 것이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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