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염전 피해 장애인의 노동가치 제대로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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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노예사건 피해 장애인에게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일용노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났다.
지난 5월 18일, 광주지방법원 민사 14부(부장판사 신신호)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약 11년간 전남 완도군 고금리 소재 염전에서 노동을 하고 일체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염전노예사건 피해 장애인에게, 부당이득 산정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일용노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사건번호 2015가합58305)했다.
1심 판결 재판부는 국가배상법에 명시된 ‘장해판정기준’을 근거로 원고에게 노동능력상실률 40%를 적용했다. 국가배상법 제3조 제6항 및 동법시행령 제2조 별표 2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률표'상 제9급 13항에는 '정신에 장해가 남아 종사할 수 있는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자'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 경우 40%의 노동능력이 상실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사장 김성재, 이하 연구소)와 원곡법률사무소는 재판부가 노동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지적장애인에게 일률적으로 노동능력상실률을 반영한 해당법원의 잘못된 판단에 불복하여 6월 1일 항소를 제기했다.
소송수행을 맡은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염전 일용노동자들은 장애여부와 상관없이 통상적인 농촌임금을 지급받아왔다”며 “항소심을 통해 원고가 종사했던 분야에서 장애인의 직업능력에 대해 확인하는 객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 소송은 1심 판결에서 부당이득 산정 기준을 농촌일용노임 기준으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재판부가 내린 판결의 이면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의 능률이나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재판부의 장애 차별적인 시각이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와 원곡법률사무소는 "항소심을 통해 지적장애인이 노동자로서 제대로 된 노동 가치를 인정받고, 잃어버린 11년의 노예생활에 대한 피해를 온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원의 책임 있는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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