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의 노동능력은 무조건 비장애인의 60%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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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염전 피해장애인에 '농촌일용노임'
전남 완도군 고금리 염전에서 2003년 3월 1일부터 2014년 3월 4일까지 11년 동안 노동력을 착취한 염주에 대해 피해장애인이 광주지방법원(제14 민사부)에 제기한 민사소송의 제1심 판결이 2017년 5월 18일에선고됐습니다.(2015가합58305) 특별히 이 사건은 2015년 7월경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져 광주장애인인권센터 등 시민단체의 항고에 의해 재수사가 이뤄졌고, 결국 가해자에 대해 구속 기소돼 실형이 선고된 사안입니다. 제1심 선고결과 염주는 형사절차에서 합의금으로 지급한 5천만 원 이외 부당이득으로 약 1억4천5백만 원, 위자료로 1천5백만 원, 합계 1억 6천여만 원을 추가로 피해 장애인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특별히 제1심 재판부는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일용노임을 적용해야 한다는 피해장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부당이득금액을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신안군 염전노예사건 관련 2016년 2월 17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선고된 사건(2015가합11231외 7건)에서는 피해장애인 측 주장이 배척돼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부당이득금액이 산정됐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1월 노무제공 관련 부당이득에 대해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금액은 금 1,170,460원이고, 농촌일용노임으로 계산한 금액은 2,337,675원으로 농촌일용노임으로 계산한 것이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것의 약 2배에 이릅니다.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은 60%?
제1심 재판부는 피해장애인이 지적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국가배상법이 정한 장해판정기준(국가배상법 제3조 제6항 및 동법시행령 제2조 별표 2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률표’상 제9급 13항 ‘정신에 장해가 남아 종사할 수 있는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자’)에 의거해 이 사건 염전에서 노무를 제공한 당시 이미 40%의 노동능력을 상실했다는 전제 하에 염주가 피해장애인에게 지급할 부당이득은 원고의 농촌일용노임상당 임금의 60%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제1심 재판부가 피해장애인의 구체적인 직업능력에 대해 검토하지 않은 채 단순히 지적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40%의 노동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저희 법률사무소의 입장입니다. 일단 피해장애인이 종사한 농・어업분야는 고도의 지적활동이 필요한 분야가 아닌 점, 염주의 노동력 착취로부터 벗어나 피해장애인이 2년여 동안 일반기업체 생산직 직원으로 채용돼 노무제공의 대가로 평균 근로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는 점, 지적장애인도 특정분야에서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종종 보고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 재판부의 판단은 장애인 차별적 시각을 드러내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럽다고 할 것입니다.
현재 저희 법률사무소는 피해장애인 및 특정후견인과 함께 항소여부를 검토 중에 있는 바, 향후 항소심 진행 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전문적인 직업능력평가기관을 통해 피해장애인이 종사했던 농업분야에 있어 피해장애인의 직업능력이 평균 이상임을 추가적으로 입증해 제1심 재판부의 잘못된 판단이 바로잡아지도록 끝까지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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