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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만이 해결할 수 있다

[장애우시설 보육사, 인권이 없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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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의 문제는 대부분 국고 보조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국가가 채임을 회피하는 데서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장시간 중노동, 저임금으로 대변되는 시설종사자에 대한 무복지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1. 사회복지시설의 문제 제기

 한국사회에서 사회복지시설은 사회복지의 큰 맥을 이어간다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인권유린이 사건화 되고, 그 동안 곯아왔던 사회복지시설의 문제가 사회에 표면화 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비민주적인 운영과 지역사회와의 단절은 사회복지시설의 운영과 경영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지역사회에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직까지도 일부 시설에서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직원을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보고해 국고보조금을 빼돌리고, 친인척 위주로 구성된 형식상의 이사회는 시설장의 독단을 방조하고 있다. 또한 수용대상자에게 지급되는 부식비 등을 착복하는 것은 물론 연고자가 있는 대상자를 입소시키기 위해 친권 포기 각서와 기부금까지 받아내는 등의 추태도 연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설의 권력자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조차 발생하고 있어 더 이상 시설은 수용대상자들에게는 가정 기능의 보완적, 대체적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 보기에는 힘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설이 지역사회와의 끈끈한 결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참 복지 실현을 위한 순수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일부 시설의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시설이 4˜50년 동안 지역사회에 있으면서 지역사회의 유지 내지 권력자로 등장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제 시설은 단순한 사회사업의 실천 현장이 아니라 그 이상의 불순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집단으로 성장했다 

2. 사회복지시설은 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사회복지시설의 당면과제인 사회복시시설의 재정 및 운영상의 사회화는 시설장들로 하여금 변화에 대한 과정, 결과에 대한 불안, 공포 등을 잠재적으로 내재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4˜50년 동안 계속 유지되어 온 낡은 수법으로는 더 이상 시설장의 지위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데 대한 시설운영 전반에 대한 불안이 존재한다.

 둘째, 사회복지시설의 건립은 수용대상자들의 발생에서 시작되었지만, 시대적 상화의 변화와 함께 시설이 스스로 내용적인 변화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념적 입장을 탈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시설이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맺지 못하고 폐쇄화, 사유화 되고 있다.

셋째, 그러한 연유로 단순 수용차원에 머물러 있는 시설 체제에 대한 현 상황과 권리의 결핍에 저항하는 활동의 증대를 가져왔다.

 이 같은 이유로 시설은 불안해하고 있는 반면 시설의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들은 점점 증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력들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시설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얼음이 이미 깨졌고, 그 길이 열리면서 우리 눈앞에 이미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3. 사회복지시설의 개선 방안

  사회복지시설은 만성적인 재원부족으로 인한 보호수준의 미흡, 전문적 서비스 인력의 부재, 시설운영의 비민주성, 폐쇄성에 따른 부정적 인식 등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사회복지시설의 문제는 대부분 국고 보조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데서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장시간 중노동, 저임금으로 대변되는 시설종사자에 대한 무복지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형성되기까지는 일정 정도 시설장들의 기여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시설장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밖으로는 사회사업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으로 존경을 받는가 하면, 안으로는 시설직원과 수용인들을 억압하는 일에 가장 일선에서 감독하는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시설장들은 수용인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국가복지책임의 원칙을 관철시키는 노력보다 국가의 사회복지정책을 합리화 시켜주는 대가로 자신의 지위를 보장받는 일에 더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시설의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누가 주체로 나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40년 동안 사회복지시설을 통제해 온 국가나 시설장들이 이 같은 역사적 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시설 수용자들이 시설 민주화를 위한 노력에 일정 정도 동참하는 것은 가능한가? 결과적으로 시설을 개혁시키기 위한 유일한 집단은 바로 시설종사자 자신뿐이다. "시설종사자들이 중심이 된다."는 것은 바로 그들이 시설수용자들을 사랑하고 함께 가고자 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중심이 되어 건설해야 할 새로운 사회복지시설의 모습은 1)국가 책임의 강화, 2)보호수준의 향상, 3)보호대상자에 대한 전문성 확보, 4)노동 3권 보장을 위한 시설종사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5)시설 내의 인권 실태, 재정상황에 대한 비리 근절, 6)시설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 7)시설의 소규모화를 의미한다.

4. 시설종사자는 노동자다

 앞서 시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 직원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형태로 조직적 대응을 할 것인가가 현실적인 과제다. 친목도모가 최종 목표가 아닌 이상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목표와 실천 강령, 사회복지 개혁을 위한 속도 등이 분명히 규명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시설종사자들의 사회개혁에 대한 경험과 인식은 대상 자들의 열악한 삶의 모습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설종사자들의 조직이 현실적 대안으로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유일한 잠재적 개혁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설종사자들의 힘으로 창조되었으면 하는 조직은 바로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결성되기 위해서는 우선 종사자 자신이 노동자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노동자"라는 용어는 사회복지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간에도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 노동조합법 제 4조에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의하면 시설노동자는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무산대중으로서 노동자의 범주에 속한다. 여기서 노동자의 범주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엄격한 고용계약 관계가 아니라 근로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나타나는 사용 - 종속관계의 유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분야에서 "사회복지시설노동자"라는 용어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사회복지노동의 성격이 윤리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점이다. 윤리성은 사회복지노동의 대상이 인간이라는 점과 사회복지가 초기부터 자선사업이나 종교단체에 의해 시행되어 왔다는 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은 노동시간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람의 생명, 보건, 안전 때문에 노동자의 권리의식만으로는 노동시간을 확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사회복지시설 노동이 특수한 고용관계하에서 노동을 수행한다는 것이 시설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식시키는데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노동자들은 자본과 직접적으로 대면하지는 않지만 생산부문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노동자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는 종사자 스스로가 자신을 노동자로 인식하던, 그렇지 않던 간에 본래 종사자들은 노동자였기 때문에 지금도 노동자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위의 두 요소가 결합되어 노동자로서의 그들의 존재를 제약하고, 신비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즉, 윤리성은 사명감, 성직, 애정 등을 강요하며, 고용관계의 특징에서 나타나는 비생산적 노동의 성격은 노동자로서의 자각을 정체시킨다. 그리고 이 두 요소의 결합은 시설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

5. 새로운 사회복지시설 조직의 건설

 일반적으로 조직은 하나에서 열로, 열에서 백으로 순차적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조직건설 초기에는 각 현장별 씨앗이 될 핵심을 잘 구축해서 튼튼한 조직 주체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하다. 사회복지시설 조직의 건설은 사회복지시설개혁을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조직 건설에 성공한 여러 노동조합을 볼 때, 대부분 정체된 상태이거나 휴면상태이다. 새로운 사회복지시설 조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조직건설은 철저한 준비 작업을 거쳐 진행되어야 한다. 핵심적 주체들이 주체세력의 확보 문제를 고민하듯 시설장 또한 이에 대응할 세력을 구축하는데 주력한다. 기존 시설질서의 변화를 싫어하는 시설장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지배를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현실 노동조합이 정체되거나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시설장들의 방해를 과소평가 했거나, 노동조합 주체들의 구심력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대상자와 지역민들과의 결합이 미약한 시점에서 성급하게 노동조합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복지시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당위성을 직원들과 시설수용장에게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또 시설종사자들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전개하는 것이다. 이같이 참복지 실현의 당위성을 활동의 목표로 삼는다면, 노동조합은 충분히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물론, 핵심 주체는 이 두 가지 방법들을 동시에 전개할 지도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국민 대중들이 시설노동조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냐의 여부는 향후 노동조합자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서 노동조합이 결성된다 하더라도 난제는 있다. 사업자 규모가 작고, 직원들이 노동자의식이 미흡해 현시적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복지시설 노동조합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노조나 제조업 노조들이 하루아침에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일어선 것은 아니다. 전교조가 그 많은 희생을 감내하고도 지금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신가? 이러한 상황을 곧바로 사회복지와 연결시키는 것이 다소 성급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10년이 걸리더라도 이 일은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참복지 실현을 위해 시설종사자들이 흘린 피와 땀의 양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현장별로 종사자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24시간 근무에서 근로기준법에 명시한 8시간 근무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자

작성자은재식 (우리사회복지연구회 사무국장)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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