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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산업재해로 시드는 꿈, 외국인 노동자들3] 인류애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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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류애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마련하자

 

외국인들의 경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장애우의 몸으로 귀국할 경우, 그는 결국 가족에 의탁하여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이들을 위해 정부에서 현지에 자활센터와 같은 기관들을 건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갖는 분노와 한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판 노예제도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 하반기 추가로 3만여 명의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받아들이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접하고 심한 좌절감과 무력감에 빠졌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에도 15만여 명 이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의 인력으로 채워지지 않는 3D로 불리우는 험하고 힘든 노동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에 대한 대가는 너무나 초라하다 못해 현대판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빠른 대책이 없이 마구잡이로 국내의 산업현장에 투입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취업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중 합법적인 노동허가를 노동부로부터 얻어 취업하고 있는 노동자는 대략 6%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산업연수생(37%))이거나 불법취업노동자(57%)들이다. 산업연수생들도 대개의 경우 그 본래 취지와는 달리 불법노동의 또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불법노동자들의 비율은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천차만별이어서 많게는 월 70-80만원을 적게는 4만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는 형편이다. 이와 같은 많은 임금의 격차는 노동자 개개인들이 현지법인(인력송출회사)을 통해 그 나라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의 산업체에서 일하느냐 아니면 그들이 일단 관광비자로 입국하여 저임금을 받고 일하다가 좋은 일자리를 구하느냐에 따라 생겨나는 것이다.
 물론 이 월 4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경우는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과연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 월 30만원에 턱도 없이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외부사회와 거의 완벽하게 차단된 채 최악의 작업조건 상태에서 하루 평균 16시간 노동을 해야하는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히 현대판노예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산업연수생이란 명목으로 건설과 산업현장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여러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산업 구조적으로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이 우리의 경제문제 해결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구조적으로 외국인들이 합법적으로 노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들 외국인들에 대한 법적 근거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장하고 관리할 정부차원의 전담기구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리는 우리대로 외국인들은 외국인들대로 각자의 필요에 의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로 물밀 듯이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재 발생과 함께 사회에서 버려지는 외국인들
 이렇게 몰려드는 외국인들은 세계에서 산재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현장에서 사고의 위협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절반에 가까운 외국인노동자들은 4인 이하의 영세 사업장에서 취업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장에서 산재를 당하면 합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 사업장은 대개의 경우 재정적이 구조도 매우 취약하여 받을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생활에 처하게 된다.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산재를 당할 경우 산재보험의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산재 신고를 하게 되면 사용자가 그 어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노동부의 근로복지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거나, 사업장 자체가 아예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한 산재보험에 의한 보상 범위도 너무 협소하여 산재로 판명 받기가 쉽지 않으므로 결국 적절한 보상이나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5인 이상의 사업장의 경우, 법적으로는 그들이 한국인 동료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산재보상의 보상한계가 매우 낮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사업주로부터 배상을 받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면 우리사회에서 버려질 뿐만 아니라 그들이 귀국한 후 그 사회의 재적응도 많은 문제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안전불감증속에 언어 소통도 문제
 산재의 원인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무조건적인 생산성 향상 그리고 언어 소통의 문제 등으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산재발생율을 통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작업장에 안전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안전장치가 생산 속도와 생산량에 저해요소라 판단되면 이를 작동시키지 않거나 제거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프레스의 경우, 물건을 넣고, 뚜껑을 닫고, 누르고 뚜껑을 열고, 물건을 꺼내는 다섯 단계의 공정에서 뚜껑을 제거하면 두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생산속도가 증가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안전장치를 무시한 채 작업을 하다 많은 산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미리 충분한 사전교육이 없이 하루, 이틀 정도의 사전교육과정 -이러한 교육과정도 산업연수생에게나 실시하고 있다-만을 거치게 하고 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작업을 시작한지 단 몇 분도 되지 않아 산재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리고 주의 사항을 충분히 주지시킬만한 홍보자료나 설명서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도 산재율을 증가시키는데 일조하고 있 실정이다


한국어 교육과 이해 가능한 설명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재발생율 자체가 높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낯선 외국인 노동자들의 산재율은 우리 한국인 노동자들에서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의 산재발생율 자체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사전교육과 함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루게 되는 기계에 대한 홍보자료와 설명서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취업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언어로 만들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유학했던 독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작업장에 배치되기 전 석달정도 유급 독일어 과정을 다니게 하여 독일어를 어느 정도 익히게 하고 사전에 작업에 관한 충분한 교육을 받은 뒤 작업장에 배치되는데, 그러한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 봐야할 것이다.
 21세기 세계적인 초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는 각종 장밋빛 공약과 무수히 많은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이 초일류국가로의 진입은 경제 분야에서의 "국민 총 생산량"식의 양적인 것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문화와 같은 질적 분야에 있어서도 초일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정부는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계획과 그를 위한 노력이 과연 정권유지차원의 선전에 불과한 것이지, 아니 아니면 진정으로 우리민족과 국가의 장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정부의 청사진 제시나 구호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장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외국인 노동자문제이다. 우리가 의미하는 세계화는 서유럽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나란히 하자는 세계화이지, 우리들의 인접 국가이면서 못사는 나라들과의 세계화는 결코 아니가 때문이다. 우리 정부 스스로도 우리 산업 전반에 걸쳐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요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고 앞으로 이에 대한 비중이 점차 중대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인간이 아닌 일종의 노동력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이들을 국내외의 노동시장에 유입시킴에 따라 당연히 발생할 부작용은 도외시한 채 수요와 공급의 측면만을 고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기술이전과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산업연수생제를 도입하여 노동부가 산정한 국내 최저임금의 1/8밖에 안되는 저임금으로 착취하고 이들을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의 연수협력단에서 관장하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결국 사용주의 입장만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는 결국 현재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해도 보상은 커녕 치료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임금체불 등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를 안고 많은 외국인들이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비롯한 교회기관이나 상담소를 찾고 있으며, 이들이 귀국해서 반한감정을 현지인들에 확산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노동수급정책은 당연히 재고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노동력 수요를 예측하여 현대판노예제라 할 수 있는 산업연수생제도는 문자 그대로 기술연수에 국한하고 과거 독일에서 실시했던 국가대 국가 차원에서 정식으로 인력을 수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4인 이하의 사업장은 산재보상보험이나 근로기준법에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현장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영세사업장에 한국인 노동자만도 3백만 이상이 취업해 있고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절반이 근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임금체불이나 계약을 고의로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업체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위법시의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바로 이런 사업주들로 인해 한국이 중국의 조선족 동포를 비롯한 아시아의 인접 국가들로부터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산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역시 국내의 노동환경 개선과 장애우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의 증대에서 그 근본적 토대가 조성될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장애우의 몸으로 귀국할 경우, 그는 결국 가족에 의탁하여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이들을 위해 정부에서 현지에 자활센터와 같은 기관들을 건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갖는 분노와 한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도적인 개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인간에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부정적인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와 반대로 산재 당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정성껏 돌봐주고 재활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이것이 한편 법과 제도에 우선하여 21세기의 일류국가의 초석을 마련하는 길일 것이다.


글 / 차명제 (독일 윈스터 대학 사회학 박사,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경희대 사회학과 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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