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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의 제안]장애우 편의시설을 확보하자

두 번째 시설 - 서울 세종문화회관

본문

[함께걸음의 제안]

 

 

장애우 편의시설을 확보하자

두 번째 시설 - 서울 세종문화회관

 

 

▲장애우 편의시설 문제 시급하다
안내판 설치 등 10여 군데 편의시설 미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함께걸음이 벌이고 있는 "장애우 편의시설을 확보하자" 캠페인이 교보문고에 이어 문화의 중심지인 세종문화회관을 선정하여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은 95년 8월이었다.
  본지는 우선 95년 8월 11일 뇌성마비 장애우 정훈소 씨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하여 휠체어 장애우의 직접 체험을 통해 시설 점검에 들어갔다.
  점검 결과 장애우 편의시설이 고려되지 않았던 70년대의 건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장애인용 전용주차장이 설치돼 있는 반면 여러 상황을 점검한 결과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 설치와 지하 전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리프트 시설 등의 대책마련 그리고 장애우용 전용화장실 설치와 장애우용 공중전화설치,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럭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에 걸친 편의시설 설치 요구
  함께걸음은 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9월 1일자로 세종문화회관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 문화사업부에 발송하고 9월 10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공문의 내용 중에는 세종문화회관의 장애우 편의시설 미설치가 장애인복지법 33조 2항, 동법 시행령 30조 3항을 위반하고 있음도 함께 알려 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시급한 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약속한 9월 10일이 훨씬 지난 한달 뒤 10월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보내온 회신은 "건물의 기능 미관을 고려하여 장애우가 세종문화회관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점차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간단한 답변이었다.
  이에 본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공문의 내용이 매우 미약하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하는 공문을 11월 20일에 다시 발송했으나, "시에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여러 가지 절차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담당자의 대답을 들었을 뿐 확신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이 8월부터 시작된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본지의 문제제기는 해를 넘기며 4개월여동안 계속되었다.
  작년 11월 함께걸음은 다시 한 번 세종문화회관을 찾아가 편의시설 설치를 요구했지만 세종문화회관의 답변은 미온적이었다. 그러던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과는 96년에 들어서면서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애우용 화장실 가장 먼저 설치
  세종문화회관측은 검토 결과 장애우용 화장실을 가장 먼저 설치하기로 하고 올 3월 이전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과 한병용 계장에 따르면 현재 세종문화회관의 화장실은 4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객석의 규모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다. 그 중에서도 대강당 1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0여개의 층계를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과는 엘리베이터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2층 북쪽 화장실을 개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남·여 화장실 안에 일반용 두 칸을 합쳐 한 칸으로 만들고 휠체어의 출입과 이동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세종문화회관측의 설명이다. 한편 1층에 화장실 사용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판을 설치한다면 층계가 있는 1층에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세종문화회관측은 예상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대강당과 소강당 그리고 3개의 전시실과 대회의실 소회의실로 이루어져 있다. 세종문화회관측은 각각의 시설물에 대해 장애우의 접근 가능성을 점검하고 나름대로 의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우선 대강당은 출입구가 경사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출입이 자유롭다. 하지만 소강당은 출입구가 3층에 있는 반면에 엘리베이터가 3층까지 연결돼 있지 않아 건물의 대폭적인 구조변경 이전에는 무대 뒤편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세종문화회관측의 입장이다.
  그밖에 대회의실과 회의실은 뒤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면에 알아보기 쉽도록 안내판을 3∼4개 설치할 계획이다.
  입구가 긴 층계로 되어 있는 2개의 지하 전시실은 휠체어의 출입이 전혀 불가능하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처음에 안내원이 휠체어를 들고 내려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난색을 표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연결돼있는 엘리베이터의 이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시품의 보안상 문제로 폐쇄되어 있는 뒷문만 개방된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전시실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세종문화회관측의 설명이다.

 

 

근본적인 편의시설 설치의 어려움 강변
  이밖에도 장애우용 공중전화 설치와 삼각형식 고무판을 이용해 턱을 없애는 것 등 필요한 기본시설들을 점검하고 있다고 세종문화측은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시설관리과의 한병용 계장은 "전용화장실과 전용공중전화, 각종 안내판 등 기본시설들은 상반기 안에 설치할 예정이다. 그리고 안내시스템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라며 또한 "내년도에 낡은 객석 의자를 전체적으로 교체할 계획인데 그때 화장실 이용과 출입이 편리한 쪽에 17석 이상의 장애우 전용좌석을 마련하고 그 좌석은 조립과 이동이 가능하여 의자를 빼내고 휠체어를 탄 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혀 앞으로 편의시설 설치를 위한 계속적인 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각장애우를 위한 유도블럭은 설치할 수 없다는 등 세종문화회관의 이번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계획은 "전통과 권위를 가진 건축물의 미관을 해칠 수 없다"는 입장과 "예산확보가 어렵다"는 원칙적인 이유를 들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 개인건축물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서울시가 건물의 미관과 예산확보를 들어 문화생활을 영위할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세종문화회관의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여부는 계속적으로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우들에 의해 점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함께걸음은 세종문화회관의 편의시설 설치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글/ 김성연기자

작성자김성연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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