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장애우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4]장애우 빈곤층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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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장애우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4]
장애우 빈곤층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확대 재생산 되는 도시 빈곤층
왜 노점상들은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며, 왜 정부에서는 이들을 무리하게 철거하려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점상은 60년대와 70년대 경제정책에 의해 농촌에서 생산기반을 잃고 대도시로 이동한 이들이 도시 내 일자리의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생계수단이라 인식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양상이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노점상들이 도시 내에서 확대재생산 된다는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구호 아래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이 변화는 소위 첨단정보산업 및 생산자 서비스업 등의 전문기술을 요하는 성장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고, 이는 고도화되는 생산체계에 들어가지 못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을 증가시켰다. 따라서 이들은 영세하청업체나 건설일용노동, 노점상 등에 취업하여 생계를 꾸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따라서 1980년대 후반 이후 증가한 비공식부문 노동자들이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노점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는 노점상들이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고 증가하는 이유가 결코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에 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노점상에 대한 철거는 어떤 명분으로 이루어지는가? 현상적으로 노점상에 대한 철거는 "거리정화"차원이라는 명분을 갖는다. 그것은 노점상들로 인해 거리의 미관이 현저히 침해당하고 거리교통에 방해가 된다는 등의 이유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각종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노점상들을 철거하는 명분이 되었다. 이러한 철거는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극에 달했다. 강제철거가 심해질수록 이에 저항하는 노점상들의 저항도 거세어져서, 올림픽을 앞둔 강제철거와 1990년의 대대적인 단속에 맞서 노점상들도 거세게 이에 저항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적인 이유 외에도 노점상에 대한 철거도 우리나라의 산업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내수시상은 그리 크지 못했다. 즉 60년대 이후 대외의존적 성격에 입각한 수출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상품을 팔려는 정책으로 일관되었다. 따라서 국내의 유통망은 전근대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이 과정에서 노점상들은 국내 소비시장에서 주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게 되고, 저임금 노동력에 기초한 수출 위주의 산업구조는 보호무역주의의 벽에 부딪혀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을 중심을 한 선진국들의 시장개방 요구는 국내 유통시장을 더 이상 전근대적인 형태로 방치할 수 없게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들로 하여금 국내시장에 눈을 돌리게 하여 대형 백화점의 증가, 편의점의 증가, 슈펴마켓의 대형화 등의 현상을 가져왔다. 이는 대자본이 국내의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대자본의 국내 유통시장에의 적극적 개입은 전근대적인 노점상들의 이해와 부딪히게 되었다. 따라서 1980년대의 노점단속은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일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불량 상품을 유통 시키고 유통체계의 혼란을 가져오는 집단을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단속한다는 차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안 없는 단속은 중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점상들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현상적인 강제철거와 저항이라는 차원 이상의 문제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이는 노점상 문제의 해결이 결코 몇 개 지역의 노점상들이 단속을 당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고용시장 정책, 빈곤정책과의 관련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생산직 노동자들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실업의 위기에 직면하는 상황이 증가하는 한 아무리 단속을 한다고 해도 노점상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이들과 이해가 상충되는 대자본의 이해상 이들에 대한 단속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제가 단순히 거리미관이나 교통혼잡을 초래하는 등이라면, 이는 노점상들의 자체적인 정화노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전국노점상연합회"에서는 자체 정화를 위한 대안을 여러 차례 서울시 정부에 건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이 정부에 의해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계속 철거와 저항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노점단속의 본질이 이런 현상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노점상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오히려 거시적인 차원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고도화되는 산업체계에 포섭되지 못하는 대다수의 생산직 노동자들과 장애우들을 위한 직업교육이나 취업알선 등의 정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어야 하며,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취업구조를 갖고 있는 도시 빈곤층에 대한 빈곤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장애우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빈곤정책이라는 문제가 더욱 절실하다. 장애우들은 부모가 상당한 재력이 없는 한, 빈곤의 처지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1991년에 제정된 장애인 고용촉진법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에서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산업구조와 개인적인 핸디캡(handicap)의 중첩으로 인해 빈곤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노점을 강제로 철거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자신들의 정책적 허점을 노점상들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글/ 이 호/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92년부터 한국도서연구소(전 도시빈민연구소)
연구원으로 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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