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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미국의 장애우복지] 미국의 장애우 방송 인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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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미국의 장애우복지]

 

미국의 장애우 방송 인 터치(IN TOUCH)

 

  정보화시대, 장애우의 정보수요 불균형을 해소하고, 장애우에게 희망과 용기를 제공하는 한편 사회구성원으로서 자긍심과 건전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표 아래, "KBS 사랑의 소리" 방송국이 오는 12월 25일 첫 전파를 내보낸다. KBS가 편성, 제작, 송출의 운영주체가 되고, 프로그램 제작은 KBS와 서강대학교가 공동으로 맡게 되며 점차적으로 특수교육 전공학과가 설치된 대학과 공영기관에도 문호가 개방될 것이다.
  프로그램은 KBS표준 FM(97.3 MHZ)시설에 별도 신호를 부가하는 SCA(Subsidary Communication Authorijetion: 기존 FM주파수의 사용되지 않는 빈 공간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보조통신 채널)방식으로 송출하며, 특수수신기로 청취가 가능하다.
방송시간은 하루 6시간으로 예정되어 있고 방송의 주된 내용은 일간신문의 생활정보와 뉴스, 음악·문학 정보, 복지 및 취업정보, 인물탐방, 해외 장애계 소식 등이 중심이 되고, 향후 방송시간 확대에 따라 내용도 더욱 보강될 것이다. 아직 우리의 장애우 복지정책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전문방송의 개국과 함께 장애우 환경개선에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BS 사랑의 소리" 개국을 계기로 미국의 대표적 장애우 방송현황을 간단히 살피고자 한다.
  세계적으로 장애우 방송이 실시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호주정도인데 특히 뉴욕 맨하탄 중심 64번가에 위치하고 있는 "IN TOUCH"은 미국의 대표적 장애우 방송이다. 1974년에 설립된 "IN TOUCH"은 유태계 재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Print Impairments, 즉 인쇄된 것을 읽거나 접할 수 없는 시각장애 또는 거동이 불가능한 장애우를 청취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24시간 종일 방송에 125명의 자원봉사자가 모든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이 방송국의 운영인력은 모두 5명, PD겸 부사장 1명과 행정사무 여직원 2명, 엔지니어 2명이 전부다. 이 정도의 소수인력으로 어떻게 24시간 방송을 할 수 있을까?
"IN TOUCH"의 기본편성은 1일 8시간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방송 중심의 본 방송이 진행되고,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재방송,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재방송 형식이다.
  생방송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동시녹음이 되고 8시간마다 다시 송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땅이 넓은 미국의 특성에도 부합된다. 미국은 5개 지역에 걸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지역의 청취자가 시차에 관계없이 청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24시간 종일방송 체제라기보다는 24시간 전파가 쉬지 않는 방송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루 8시간의 편성 내용을 보면, 1시간 단위의 8개 프로그램으로 엮어져 있기 때문에 1주일에 모두 56개의 프로그램이 있는 셈이다. 오전 7시부터 1시간은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뉴욕 타임즈가 낭독되고, 이외에 월스트리트 저널, 피플, 이코노미스트, 리더스다이제스트, 타임, 포츈, 보그, 뉴스워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 잡지기사가 1주일에 1시간 정도 방송되며, 기타 백여개의 신문, 잡지에서 발췌한 패션, 오락, SF소설, 예술, 대중가요, 요리, 출판, 건강, 취미, 스포츠, 여행, 레져, 의학 등 다양한 기사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IN TOUCH"의 제작비는 인건비와 신문, 잡지 구독료가 대부분인데, 94년 소요 제작비가 100만불, 우리 돈 4억 5천만 원이었다 한다.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경제논리로 성공을 거둔 방송이라 할 것이다. 이 방송 역시 특수수신기로만 청취가 가능해서 뉴욕에 5천대의 수신기가 보급돼 있고, 1988년부터는 위성방송을 실시한 결과 뉴욕시 반경 80Km 이 외의 지역에서는 일반 라디오로의 청취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현재 46개국 1천 2백만명의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다.
  "IN TOUCH"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편성 원칙인데, 모든 프로그램이 청취자의 의견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즉, 1년에 한번 실시되는 프로그램 개편은 청취자가 보낸 의견을 종합해서 삭제할 프로그램과 신설할 프로그램이 결정된다. 한마디로 청취자의 필요(Need)와 요구(Want)를 가장 중요시하는 청취자 중심의 방송이다.
또한 "IN TOUCH"의 제작인력이 완전 자원봉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도 크게 주목해야 될 점이다. 뉴욕에서는 특히 링컨센터, 브로드웨이 극장을 비롯한 텔레비전 방송국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많은 연기자 또는 연기자 후보생들이 "IN TOUCH"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어, 비교적 방송에 가까운 전문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올해 72살의 도로시 위릴암스라는 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 뉴욕타임즈 과학기사 낭독봉사를 맡고 있는데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젊은 시절의 꿈을 잊지 못해서, 그리고 시각장애를 가진 남편과 또 다른 시각장애우에게 도움이 될 일을 하고 싶어서 4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노라고 했다. 나에게 이 일을 허락하는 때까지, 내가 살아있는 날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는 72세 할머니 말에서 미국인들의 자원봉사활동이 얼마나 생활화 되어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물론 방송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금전적 지출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해마다 12월이면 "자원봉사자의 밤" 행사를 개최, 몇몇 사람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점수와 특전을 미끼로 자원봉사 활동을 유도 하고자 하는 우리의 현실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 KBS 사랑의 소리" 방송에 대해 일부에서 장애우 대상 방송의 분리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사랑의 소리"는 장애우 방송의 분리가 아니다. 장애우 특유의 삶의 조건을 반영하는 문제는 보편성을 위주로 하는 기존 방송에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랑의 소리"가 그 부족한 내용을 대신 전달할 것이다.
  "사랑의 소리" 는 장애우들의 재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상호 의견교환의 매체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친 장애우 인식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우 가족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신행식 /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KBS제 1라디오 장애우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 하늘"을 제작하고 있다. 이 글은 인기리에 KBS라디오에서 방송되었던 "세계를 달린다" 제작차 미국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작성자신행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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