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 저런생각]장애우 공천 요구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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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 저런생각]
장애우 공천 요구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장애계 전체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96년 제15대 총선을 일년 앞둔 장애계가 정치 참여를 목표로 뛰고 있다. 지체장애인협회 등 장애우 3단체가 "2% 장애우 공천"을 요구하며 지난 10월 초부터 1백만인 서명에 들어간 것.
그동안 장애우 입장에 배제된 장애우정책이 오히려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소외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정책 결정 과정에 장애우 참여"방안 모색이 장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되어 왔다.
장애계는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당시 "장애우 10대 과제"중의 하나로 2% 장애우 공천을 요구했다. 지난 6.27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도 "2% 장애우 공천"을 요구하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공감대 형성의 근거가 여성계, 환경계 등이 직능별 공천을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우 공천은 시혜적 이기보다 당연한 권리이며 이를 통해 장애우 복지의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개혁"을 표방하는 여당, 완벽한 정권교체라는 이슈를 내건 야당 등 정계가 시기적으로 15대 총선과 97년 대선을 앞두고 한 표를 얻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만큼 장애계가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요구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여하튼 현 시점에서 공천권 요구는 장애계 전체의 의견을 모으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제기돼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이슈가 단지 장애우 3단체만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과 관련하여 왠지 모를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사실 장애계 전체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이번 일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직능별 공천 요구는 장애계만이 아니라 수많은 직능단체들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직력이 강력한 장애 3단체만이라지만 "약세"의 이미지가 굳어져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국구 공천과 관련해서 장애 3단체장으로 정치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각 정당에서 2% 공천을 수용할 경우 적어도 6명이 공천된다. 그러나 1%라면, 굳이 표현하자면 공천 숫자가 축소된다는 계산이 성립, 결국 장애 3단체가 장애우의 정치참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치적 잇속을 챙긴다는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강조하지만 공천 요구가 개인이나 개별 단체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장애계는 그동안 장애우 권리를 찾고자 끊임없이 연대를 시도해왔다. 최근에는 장애계의 유수한 단체15개가 공대협으로 재정비하고 6.27 지자제에 대비한 정책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선거 직후 공대협 소속 단체인 오직 한 개의 장애우 단체가 지자제 당선자 초청 환영식 을 개최하였고 이 단체를 포함한 장애우 3단체만이 이번 일을 추진함으로써 사분오열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대협이라는 조직을 놔두고 굳이 장애 3단체만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우려와는 달리 이번 일에 대해 공대협은 10월 5일 공동 대표회에서 적극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결정해 성숙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장애우 공천권 요구는 오늘 무심히 던져진 장애 3단체만의 이슈가 아니다. 정책결정 과정에 장애우 참여의 기회를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서 끊임없이 요구되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글/ 박옥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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