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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 일터 공동체 "새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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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협동조합을 꿈꾸는 사업체
  아직도 이 땅에는 신성하다고 하는 노동의 권리에서 소외당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으로 해서 자신의 소망에서도 점점 더 멀어져가고, 사회속의 관계자들까지도 소원해지는 그런 경우들을 우리 주위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의 타파를 위해 힘찬 도약을 선포한 곳이 있다. 이곳이 바로 장애우 삶의 공동체 "새벽회"이다. 새벽회는 항구도시인 부산의 특성답게 그 움직임들이 역동적이며, 전반적인 부위기가 활발해 보인다.
  새벽회가 논의된 것은 1991년이었다. 새벽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광준씨는 새벽회를  만들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새벽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우연이랄 수도 있고, 필연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속에서 장애우의 현주소를 감안할 때 새벽회의 창립은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회는 1991년 서면 시립도서관에서 인장업을 하던 정덕교씨가 현재 모임의 주축 회원인 주영범, 김광준, 두사람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공동체를 설립하기로 뜻을 모은 세 사람은 곧바로 사람들을 모으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초기에는 많은 이들이 자기폐쇄적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들이 모자라 애도 많이 먹었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접촉을 했지만 자기 개인의 생활을 양보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설립 초기에는 장애우, 비장애우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할 사람을 모아내고 싶었다. 사회적으로 어차피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지금의 새벽회 회원들이다"이렇게 모인 새벽회 회원들은 김광준씨를 회장으로 하여 매월 월례회를 가지면서 서로의 고민들을 내어놓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한다. 새벽회의 일터인 신광문화사의 대표인 정영식씨는 이런 새벽회의 모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새벽회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여기 신광문화사는 개별적 사업을 통한 생산자협동조합을 꿈꾸는 사업체이기도 하다. 새벽회는 공동체를 지향하되 실천과 더불어 움직이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새벽회의 회원은 모두 12명이다. 정회원이 4명, 준회원이 4명, 청년회원이 4명으로  회원가입에 대한 심사는 매우 엄격하다고 한다. 특히 전반적인 생활의 비전들을 공유하는 사람이어야 회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꾸려진 새벽회는 나름대로의 방향성과 생활방식을 가지고 생활한다. 그 일례로 새벽회는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따로 간사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바로 주영범씨가 그 주인공이다. 주영범씨 스스로는 간사의 역할에 대해 "심부름꾼으로서 임무를 다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모임 안에서의 개개인은 인격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그 모임은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가지고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간사는 모임의 정체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벽회 안에서 주영범씨가 구체적으로 하는 역할은 모임의 현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공동체가 나아갈 바를 제시하며 공동체 내 여러 가지 일을 보조하는 것이다.


탁아소와도 연대관계 맺고 활동
  새벽회의 일터는 인장업을 하고 있는 서면센터와 연산동에 위치한 인쇄소 신광문화사 두곳이다. 두 곳에서 창출되는 이윤을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여 임금을 책정한다. 그리고 의무적으로 15%의 이윤은 모임의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그렇게 모아진 기금은 사업체 확장을 위해 쓰여진다.
이러한 새벽회의 전반적인 운영방식은 나름대로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새벽회는 아직 초기라 그 방향성에서 미비한 점들이 많지만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장애우들에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이윤이 창출되면 그 잉여분으로 또 다른 장애우들에게 일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는 장애우들에게 결혼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의 모임을 새벽회라고 부르는데 방향성이 있다. 새벽회라고 부르는 이유는 장애우를 바라보는 비장애우의 편견을 바꾸고, 장애우도 우리와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네 번째, 장애우에게 던지는 비장애우들의 시선은 연민이 많다. 그런 비장애우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장애우도 소중한 인격을 갖춘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 비장애우들의 연민을 떨치고 이겨나가는 것이 새벽회가 나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새벽회 회장인 김광준씨는 이렇게 새벽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 회장의 말처럼 새벽회는 스스로의 색채를 지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은 내부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노력 중의 하나가 바로 빈민탁아소인 꼬마동산 놀이방과의 연대관계이다. 2년전 꼬마동산 놀이방의 재정난을 듣고, 새벽회는 즉시 자매결연 맺고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일일호프를 열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탁아소의 어려움에 동참하기도 한다. 현재 놀이방 원장은 새벽회 회원인 박희동씨가 맡고 있다. 그리고 꼬마동산 놀이방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 여러 명은 새벽회 청년회원으로 가입 되 있다. 많은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는 모습들이 더욱 새벽회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는 듯하다.
  그러나 새벽회라고 나름대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장애우를 동정과 시혜의 차원에서만 인식하려는 사람들의 시각이다. 이 부분에 대해 회원인 김길숙 씨는 상당히 흥분(?)하며 항변하고 있다.
  " 인쇄소에서 일을 하다보면 화가 나는 일이 많아요. 영업을 하러 나가면 다수의 사람들이 장애우이기 때문에 도와준다는 식으로 명함하나 찍는데도 생색을 내며 자선사업 마냥 떠들어 댈때가 제일 속이 상하죠. 나도 비장애우이지만 이런 시혜적 사고방식은 빨리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모든 힘없고 억눌린 자들, 특히 장애우들과 함께 하고자 항상 모든 문을 활짝 열어놓고 전진하는 우리 모임[새벽]은 안일과 자기도취인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이세상의 어두운 밤을 깨우는 새벽의 신선함으로 힘차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새벽회의 결성 취지문처럼 새벽회가 새벽의 신선함으로 모두를 깨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글/ 우정아 (부산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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