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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미국의 장애우복지] "결실 맺고 있는 주류화 정책"

재활만큼 생산적인 투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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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미국의 장애우 복지]

"결실 맺고 있는 주류화 정책"

재활만큼 생산적인 투자는 없다


  미국을 흔히 장애우 복지의 낙원이라고 부른다. 낙원의 뜻이 삶의 풍요로움을 보장해 주는 환경이라고 한다면 이 말이 과히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 장애인구가 줄잡아 4천2백여만명(65세 이상 노령인구 포함)으로 전 인구의 17%에 이르고 있음에도(이 나라의 장애 개념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포괄적이다)장애우로 판정된 사람에게는 윌 돈45만원 정도가 생활보조비로 매월 지급되고있으며, 메디케이드라는 의료혜택으로 1백% 서비스가 보장되는가 하면, 재활을 위한 치료와 교육 프로그램에 무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심지어 소일거리가 없는 장애우를 위한 1일 프로그램 서비스까지 안락하게 즐길수 있으니, 낙원이란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
  아울러 모든 공공시설이나 기관의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 돼있어, 이용권, 접근권이 보장된 환경속에서 차별 없는 삶을 누리고 있으며, 취업 또한 법으로 보장받고 있다.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의 궁극적 목표에 접근하고 있는 미국의 장애우 복지 철학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그 근본을 박애주의와 인본주의에서 찾고 있으나 그보다는 장애우 복지정책 결정자들의 혁명적인 인식전환이 근간을 이루었지 않나 싶다.
  60년대 중반 "장애우의 재활만큼 생산적인 투자는 없다"는 정책선언이 있은 이후 미국의 장애우 복지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서, 이제 최고의 제도적 완숙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생계비나 지원해 주고 집단수용시설에 격리시켰던 장애우를 과감하게 사회로 밀어내서, 그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응 훈련을 시킨 다음, 조세의무를 다할수 있는 개인 인격체로 재활시켜, 더불어 사는 사회구성원으로 키워낸 것이다.
  현재 미국은 집단수용 시설이 갈수록 줄어드는 대신 독립적 생활을 꾸려나가는 장애우가 늘어나고 있고, 장애우만을 교육시키는 특수학교 또한 줄어드는 대신 일반 학교에서의 통합교육이 보편화되고 있다. 즉 종전의 장애우 차별 정책, 특수대상으로서의 관리정책은 사라지고 비장애우와 동등하게 살수 있는 주류화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정상화 교육으로 나가고 있는 교육 정책
  장애우에 대한 미국의 주류화 정책은 매우 체계적이다. 주류화 정책은 한마디로 일관성 있는 교육과 취업정책이다.
우선, 장애우에 대한 4단계 교육제도를 들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3세에 이르기까지의 유아교육, 3세에서 5세까지의 조기교육, 5세에서 21세까지의 학교교육, 그리고 21세 이상의 직업 및 사회적응 교육이 그것이다. 5세에서 21세까지의 학교교육 역시, 경(經), 중(中), 중증(重症) 등 부류별로 나뉘어 실시된다.
  먼저, 증세가 가벼운 장애우의 경우 일반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게 되고, 학습지진으로 수업에 약간의 지장이 있는 경우, 정규교사 외에 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반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중증(重症) 장애로 언어 및 학습부진을 보이는 경우,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별도로 편성되어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병행해서 받게 되고, 말 그대로 중증(重症), 중복장애로 일반교육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특수학교의 특별교육을 받게 된다. 우리의 특수학교 개념은 마지막 중증(重症), 중복장애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만큼 교육에서의 차별화가 없어지고 철저한 정상화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통합교육에 대한 반대여론에 대한 반대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한 반대자의 경우, 자녀의 학교를 옮기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통합교육 그 자체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신봉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장애우에게 더 많은 지식습득과 학습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우와 비장애우의 장벽을 제거하고, 장애우의 사회적 재활과 사회성 개발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청각 장애우의 학습을 돕는 수화봉사자, 시각장애우를 위한 점역봉사자가 한 교실에서 생활하는 아름다운 풍경, 그것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낙원이 일궈낸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아울러, 통합교육이야말로 국민들의 대 장애우 인식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지름길이다.
  선진국 국민들의 장애우 인식이 우리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어릴 적부터의 교육적 환경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 장애우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이 시작된 지가 20년이 넘음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행동과 실천이 없는 구두(口頭)캠페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장애우에 대한 인식개선은 말로 되지 않는다. 미국에 다녀온 경험에 비추어 교육적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교육과 함께 장애우 주류화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취업과 고용에 대한 문제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때마침 지난3월 정부의 세계화 선언과 함께 우리의 복지정책도 소비적인 개념에서 생산적인 복지개념으로 인식의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정부의 발전적인 의식의 변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신행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KBS 제1라디오 장애우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하늘"을 제작하고 있다. 이 글은 인기리에 KBS 라디오에서 방송되었던 "세계를 달리다" 제작차 미국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작성자신행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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