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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근이양증 장애우들의 공동체 잔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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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근이양증 장애우들의 공동체"잔디회"

 

근육디스트로피 장애우들이아직도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해 일본, 미국의 경우 근육디스트로피 장애우들을 위한 센터가 설립되어 재활, 치료,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적인 교류를 위해서도 속히 정부로부터 장애로 인정을 받고 근육디스트로피 관련 단체가 법인체로 설립되어져야 할 것이다.

 


창립 10년 맞은 잔디회
  잔디회는 근육디스트로피와 투병하는 회원들의 모임으로서, 이병의 존재를 국내에 알려 같은 회원을 찾아내고 서로 연락하며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과, 이병의 발병원인 규명 및 그 치료, 그리고 열악한 사회적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하며, 같은 병을 지닌 세계 각 나라사람 들의 모임과 연락, 최신정보교환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잔디회는 모든 시업계획 관여하는 이사회, 상담하며 어려운 회원들을 돕고 있는 자원 봉사자회와 경제적으로 돕고 있는 후원회로 구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1985년 4월 27일. 근이양증 환우들과 가족, 그리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한국근육디스트로피협회(잔디회)를 창립하게 되었다.
  그동안 잔디회는 수많은 환우들을 찾아 그들의 활동영역을 넓혀주고, 여러 가지 교육을 통한 재활의 소망과 꿈을 심어주는 것 등의 목적을 수행하기위해 노력해 왔다.
아직까지도 근이양증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고, 국가로부터 장애로서의 인정도 받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사회 각 처에 숨어있는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잔디회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회원들의 의식변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우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어 "함께" 라는 공동체의식을 갖고 개인이 당하는 고통이 사회공동의 책임이라는 넓은 사랑의 의미를 실천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며 잔디회 회원들은 기쁨을 맛본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 잃지 않아
  잔디회는 회원들의 장애 진행 상태나 생활환경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 일주일에 세 번 가정방문을 한다. 회원 모두가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갖고 그것을 이겨내며 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내가 잔디회 간사로 처음 방문한 가정이 있다. 그 회원은 본인도 근디스트로피 장애이면서 자녀 둘도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목발을 짚고서라도 걸을 수만 있다면 한이 없겠네요. 아니 이대로도 좋으니 진행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애들은 제가 책임져야 하잖아요...."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훔치던 그 어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결혼 후에야 근육디스트로피란 것을 알았고 아이를 낳고 난 후에서야 그게 유전인지를 알았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무지한 말일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자신이 근육디스트로피 장애인지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현재 국내실정이며, 또 다른 아픔을 잉태하는 고통스런 현실인 것이다.
  이 가정의 어머니와 아이들은 장애를 지녔다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지만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근육디스트로피 장애는 모계의 유전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가 나온 후에 많은 어머니들은 고통 속에서 생활을 해야 했다.
  회원방문을 가면 난 그렇게 고통 속에서 한이 맺힌 어머니들의 한숨 섞인 얘기를 들어준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그때야 비로소 털어 놓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필요치 않다. 그저 들어주는 것이 어머니들의 아픔을 나누는 최선인 것이다.
그렇지만 힘들고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어머니들의 생활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안양에 사는 한 회원과 어머니의 얘기다.
  방문을 갔을 때 일이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벽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장이 많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그 많은 상장 중에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아이의 이름이 아닌 어머니의 이름이 새겨진 상장이었다. 6년 개근상장에 새겨진 아이의 이름. 그 이름아래 새겨진 어머니의 이름. 난 의아한 표정으로 어머니께 이유를 물어 보았다.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국민학교 6학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나란히 등하교를 했다고 대답했다.
당신이 국민학교 다닐 때 받지 못한 개근상을 아들 덕에 받으셨다며 미소짓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보였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날은 한 어머니가 눈물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애기인즉, 아이가 진행이 되다보니 걷지를 못하게 되었단다. 학년은 올라가 교실은 높아지고, 어머니는 아이를 업고 6층까지 올라 다니느라 지칠 대로 지쳐 학교측에 사정 설명을 하고 교실을 1층으로 내려줄 것을 요구했는데, 학교에서는 오히려 정상인 아이들과 공부하기 힘드니 특수학교로 옮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당한 설움과 함께 결국 아이가 중도에 학교를 그만 다녀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또한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한 학급에 장애아동이 있다하여 어떻게 그런 애들과 공부를 함께 시키느냐며 항의를 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꼭 잔디회 회원의 일은 아니라 생각된다. 어느 장애아동의 부모라면 한번쯤은 겪어 봤을 듯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공부에 대한 집념이 있는 회원들은 검정고시로 학업을 지속해 나가기도 하며 또한 좋은 결과를 보기도 한다.

 


컴퓨터로 자립의 길 걸어
  누구나 영원히 살수는 없다. 우리가 태어나는 것부터 시한부이다. 때문에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극복하고 벗어나려는 무던한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다.
이렇듯 몸이 굳었다 해서 고인 물이 아니라 정신을 출렁이며 무단히 흘러가야 살아있는 것이라는 게 잔디네 사람들의 정신이다.
  잔디회 정철영 부회장은 10년 동안 회원을 찾아다니며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회원들이 극복과 자립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비록 마음대로 육체는 따라주지 않아도 한 사람이 한가지의 특기를 개발하여 발전시키면서 열심히 살아가면 어느새 잔디회 회원들도 사회의 한 부분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삶을 살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잔디회는 1990년 장애명을 모르고 고독과 소외감 속에서 갈등하고 있는 이들이 기쁨과 아픔을 함께할 잔디네집을 개원했다.
  잔디네 집이 개원된 뒤 장애우들도 사회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컴퓨터교육을 시작했다.
  꾸준히 실력을 키워 전자출판을 시작했고, 현재는 잔디네 집에서 배워서 나가 자립한 회원들도 있다. 잔디네 집에는 비단 컴퓨터뿐만이 아니라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서 여러 분야에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집안에서만 지내다가 방송, 신문, 잡지 등을 통하여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회원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또 다른 회원들에게 많은 용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본다.
  이제 장애우들도 장애의 아픔 속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고 일어나서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장애우들이 모든 사회활동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이들이 참여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휠체어를 타고 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를 먼저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사회 시설의 배려가 장애우들이 사회로 나오기 위한 가교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이제 잔디회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근육디스트로피 장애우들이 아직도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해 일본, 미국의 경우 근육디스트로피 장애우들을 위한 센터가 설립되어 재활, 치료,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적인 교류를 위해서도 속히 정부로부터 장애로 인정을 받고 근육디스트로피 관련 단체가 법인체로 설립되어져야 할 것이다.
올해는 잔디회 회원들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김한미/ 잔디회 간사

작성자김한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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