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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의 제안] 장애우 편의시설을 확보하자, 첫번째 시설 서울 교보문고

본문


                    

 


 "장애우 편의시설을 확보하자"
첫 번째 시설 서울 "교보문고"(2)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본지는 올해 초부터 공공건물에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본지가 그 첫번째 대상으로 선정한 건물은 서울"교보문고"이다. 그동안 교보문고 편의시설 설치를 둘러싸고 본지와 교보문고측은 여러 차례 공방을 벌였다.
특히 4월 이후 2개월 여 동안 본지는 교보문고에 편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결과로 교보문고 측으로부터 편의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


 
교보문고 편의시설 설치하겠다고 약속
  본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확보" 캠페인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 환경이 열악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지난 4월25일 본지는 교보문고 시설 중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할 곳과 설치가능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장애우 편의시설 설치 전문업체인 성은 에이드 대표 신기철 씨와 함께 교보문고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방문결과 교보문고가 장애우 편의시설을 해놓았다고 얘기할만한 것은 화장실 한곳뿐이었다. 종로방면 출입구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조사를 해 본 결과 그 많은 공중전화 중에서 단 한 개도 장애우가 사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가 없었고, 종로쪽 입구는 여러차례 강조한바 있지만 장애우들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전문가 신기철 씨 견해에 따르면 교보문고 내의 모든 시설들에는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가 가능했다.  간단히 편의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곳도 여러 곳 있었다.
  본지는 이날 방문에서 파악한 내용을 교보문고에 보내 다시 한번 편의시설 설치를 촉구했다.
  그로부터 얼마후인 5월 18일, 교보문고 측은 "실무진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싶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 오면서 회신과 함께 자신들이 대략적으로 계획한 "편의시설 개선조치 예정내용"이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공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표) 편의시설 개선조치 예정내용


▷개선해야할 사항

①교보문고 종로방면 출입구에 관한사항

②출입구 자동문 설치

③주차장에 관한 사항

④매장에 관한 사항

⑤전용화장실에 관한 사항


▷조치예정 내용

①-종로측 입구 내부의 계단은 경사가 높고 곡선형인 관계로 리프트의 설치 및 사용이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이와 대체하여 광화문, 세종로문측으로 설치 검토하고 있는 바 이와 관련하여 ‘95년말 개통이 예상되는 지하철5호선 역사와 연계하여  장애우 관련 편의시설(리프트, 핸드레일, 점자타일 등)이 설계․시공되고 있음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장애우들은 주출입구를 광화문, 세종로방면 문으로 하게됨

②-영업장과 인접하여 상시 고객이 머무는 비상구측 출입문은 자동문화 하기가 문제가 많음. 광화문 지하도 측, 종로방면 측은 자동문으로 할 경우 혹한기, 혹서기에 냉난방 온도유지에 문제가 있어 계속 그 방안을 시설담당부서와 계속 검토 중임

③-지하주차장에 장애우 전용 주차장(3대 동시 주차)을 엘리베이터 입구 문앞에 마련하였음

④-매장 내 바닥카페트는 많은 사람의 피로를 덜게 하기 위한 시설임. 휠체어 사용에 상당한 불편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카페트를 철거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향후 당사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도록 교육을 하고 있음

-  매장 안에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음(다만 서가가 높은 것은 있음)

-  높은 안내판은 낮게 설치하도록 조정 작업 중임

⑤-화장실 문의 손잡이는 귀연구소에서 당시 방문시 같이 논의해서 개선하고자 함.

  -화장실 내 세면기가 많은 면적을 차지해서 상당히 불편하다면 세면기를 철거할 용의가 있음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는 종로 출입구
교보문고측의 회신을 받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 김정열 실장과 박옥순 간사가 편의시설 설치를 논의하기 위해 교보문고를 방문한 것은 6월 22일 이다. 교보문고를 측에서는 총무부 김영희 차장, 영업1부 백상현 과장, 건물관리부의 백국현 과장등 실무진들이 연구소 직원들을 맞아주었다. 그들은 먼저 자신들이 보낸 "편의시설 개선조치 예정내용"에 대해 거듭 설명하며, 자신들은 "장애우 편의시설에 대해 잘 모르니까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총무부 김영희 차장은 "현재 교보문고는 "고객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라는 케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알고있겠지만 부끄럽게도 장애우에 대한 배려가 전혀 돼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돌아가는 장애우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장시간 연구소 직원들과 교보문고 직원들은 협의를 갖고 교보문고에 장애우 편의시설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논의과정에서 연구소가 재차 "종로쪽 출입구에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자 교보문고측은 "1995년도 말 완공 예정인 2기 지하철이 개통되면 교보문고와 직접 연결돼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우가 교보문고를 찾는데 별 지장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보문고측에서 보여준 조감도에는 입구가 회전문으로 돼있었다.  이는 장애우의 이용을 어렵게 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연구소가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자동문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자 교보문고측은 처음에는 "하루 평균 3만~5만의 고객이 교보문고를 찾는다. 그래서 자동문을 했을 경우 냉난방 시설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연구소가 계속"회전문은 장애우가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결국 "입구의 폭을 고려해서 양쪽으로 열리는 문이 아닌 한쪽 문만 열리는 자동문 설치를 고려하고, 그 문을 장애우만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해 보기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교보문고 편의시설의 가장 큰 현안문제인 종로방면 출입구에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는 데에 따른 대안으로 그 곳 출입구 앞에 "장애우는 교보생명 빌딩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십시오"라는 안내판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종로쪽 출입구를 둘러싼 편의시설 설치 여부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연구소가 그동안 교보문고에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면서 종로쪽 출입구를 집중적으로 거론하자 교보문고측은 교보문고 빌딩인 교보생명 건물로 들어가 지하로 연결돼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본지가 그간 몇차례에 걸쳐 교보생명 빌딩을 둘러본 결과는 교보문고 얘기와는 달리 교보생명 빌딩에는 장애우 전용 엘리베이터가 없었으며 비상용 엘리베이터가 한 대 있었는데, 그 엘리베이터도 안내원이 없었고, 장애우가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도 없었다.
그랬던 것이 이번에 연구소 직원들이 교보생명 빌딩을 방문했을 때는 엘리베이터에 장애우 마크가 새겨진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고 안내원도 탑승해 있었다. 교보문고측은 "장애우 안내를 위해 엘리베이터에 안내원이 상주하고 있다"거 말했다.
  이 점을 볼 때 교보문고측에서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인 건 사실이지만 종로쪽 출입구에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약속 지켜지지 않으면 다시 거론할 예정
  다시 연구소와 교보문고측이 교보문고 편의시설 설치를 놓고 주고받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구소가"매장 안의 카페트가 휠체어가 다니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지적하자
교보문고측은 "카페트는 독자들의 피곤함을 덜어주기 위해 깔려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카페트 철거는 보류하고 대신 직원들에게 교육을 시켜 직원들이 직접 장애우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연구소가  "매장 내 곳곳에 설치돼 있는 안내판도 너무 높은 곳에 설치돼있어 비장애우조차도 안내판을 보기가 힘들다"고 얘기하자 "그래서 현재 안내판의 글자 위치를 중간 위치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교보문고측은 이어 "전문서적 코너의 서가벽이 높아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데 이곳은 현재 유리벽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내 지하 주차장도 편의시설 설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연구소가 "지하에 3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장애우 전용 주차장이 있다지만 단지 바닥에 장애우 전용 표시만 돼있을 뿐 안내판이 없다"고 얘기하자 교보문고측은 "장애우 전용 주차장이라는 안내판을 즉각 설치하고 지하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겠다"고 대답했다.
  "엘리베이터에는 시각장애우를 위해 점자 안내판을 새겨넣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는 것이
교보문고측의 말이었다.
  편의시설에 대한 얘가 전용화장실에 이르자 "화장실 내에 커튼식 블라인드를 달아 장애우가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고려하겠다"고 대답했으며 공중전화 중 2대 정도는 키를 낮춰 장애우와 아동이 사용하기에 편하도록 설치하고, 시각장애우를 위해 전화버튼에 점자를 새겨넣는 것도 고려해보며, 더 나아가서 시각 장애우를 위한 교보문고안내 점자지도와 청각장애우를 위한 소화통역도 적극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현재 교보문고에서 진행 중인 사업으로 통신판매제가 있는데(이 제도는 북클럽(Book Club) 회원으로 가입하면 신청한  책을 교보문고에서 발송해주는 판매제도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보문고는 이 제도를 발전시켜 장애우가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교보문고측은 말미에 "완벽한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는 어렵더라도 가능한 것만이라도 설치를 해보겠다"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보다는 상호 협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교보문고를 찾는 장애우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교보문고측은 "지금까지는 장애우를 고용하지 않고 부담금만으로만 해결하는 등 장애우문제를 등한시했다"며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기 위해 장애우 채용을 건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김수미/기자

 

 

 

본지의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하자’는 캠페인은 일차적인 대상으로 교보문고를 선정했다. 본지는 교보문고에 장애우 편의시설을 설치하라고 촉구하는 데 있어 ‘편의시설 설치가 시혜가 아니라 장애우들이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는 차원에서 그 동안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런 우리의 노력에 비하면 이번 교보문고측의 반응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물론 본지와 협의를 한 당사자들이 교보문고측의 책임있는 간부가 아니고 실무자이기 때문에 그들을 상대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본지는 이번 실무자들과의 면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교보문고에  장애우 편의시설이 어느 시기에 어떻게 설치될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며보고 그 결과를 본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만약 실무자들이 약속한 부분들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본지는 다시 교보문고를 정면으로 거론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편집자 주-

 

 

 

 

 

작성자김수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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