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고서] 유니세프보고서에 비친 제3세계 장애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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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보고서]
유니세프 보고서에 비친 제3세계 장애아들
최근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한국위원회에서 "1995세계아동현황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아직도 전쟁과 기아로 허덕이는 제3세계 어린이들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전쟁과 가난으로 인해 많은 수의 세계 어린이들이 장애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삶보다는 죽음에 더 가까이 있는 제 3세계 국가 어린이들의 실상을 장애를 중심으로 해서 살펴본다.
<가난이 장애아 만들어>
아이들에게는 안심하게 놀 수 없는 공간이 도처에 깔려 있다. 스리랑카 지역에 1억개나 뿌려진 지뢰의 가장 큰 희생자는 어린이들이다. 아이들은 집안에서 쓸 장작을 구해오는 일과 가축에 풀을 먹이고 기르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아이들을 지뢰매설지역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폭탄이 터진 곳에서 팔 수 있는 금속물을 찾는 것 또한 아이들의 몫이다. 이러한 위험은 아이들의 몸을 산산조각 내버리거나 평생 장애우로 살게 하지만 적절한 치료나 의료기구의 보급 등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잡지나 TV에서 흔히 보아왔던 기아의 모습들-진한 갈색 피부, 쾡한 눈,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산처럼 부풀어 오른 배, 그리고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파리떼들 -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소말리아, 르완다의 현실이며, 개발도 상국의 1%의 어린이가 이와 마찬가지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영양실조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 약화, 골격의 성장 중지, 단단하지 못한 근육, 시력과 청력의 약화 등을 가져오고 더욱 무서운 것은 평생동안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는 신경세포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또한 1990년 1천 8백만명의 여성들이 영양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안 임신을 했으나 그 여성들은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 피해는 사산이나 수 시간 내의 영아사망만도 6만 건에 이르고 있다. 그 영양장애를 가진 임산부의 아기들은 음성에 대한 반응이 늦고, 가족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며, 아이들 눈에는 생기가 없다.
(전염병에 걸려 죽어가는 어린이들 우리 돈 천원이면 7명의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해 줄 수 있다./유니세프자료제공)
또한 두살이 되어도 걸을 줄 모르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발을 질질 끌고 다녀야 한다. 이 장애가 바로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크레틴 장애이다.
국민학교 시절에 비타민A가 부족하면 야맹증에 걸린다는 것을 수없이 외워 댔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 멕시코, 과테말리아의 50만명의 어머니들은 1990년에 처음으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형적인 야맹증의 증상은 새벽이나 황혼의 미명 하에서는 사물을 완전하게 볼 수 없다.
곧 거품처럼 생긴 하얀 점이나 반점 등이 눈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몇 개월후 아이들은 결코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심한 설사나 홍역의 희생자가 되어 눈에 띄게 약해진다. 나중에는 모든 불빛을 피하기 시작하며, 문밖에 나가려 하지 않고 눈을 뜰 수도 없게 되었다. 결국 각막이 녹기 시작하고, 3-4시간 뒤에는 완전히 녹아버린다. 1년 내에 그 50만명 어린이의 절반이 너무 허약해져서 일반적인 질병에도 저항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으며 살아 남은 나머지 어린이들도 완전히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에이즈 최대의 희생자, 어린이>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 산전 진료를 받은 임산부의 25-30%가 에이즈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경우 아이들 세 명 중 한명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태어날 것이며, 그 아이들 모두 에이즈 증세를 보이고 대부분 5세 이전에 사망한다. 거의 1백만명 정도의 어린이가 감염되었고, 50만명 정도의 어린이가 이미 죽었다. 짐바브웨에서는 에이즈가 어린이 사망의 제1원인이다. 그러나 에이즈는 더 이상 아프리카의 문제만은 아니다. 네팔의 소녀들은 가난 때문에 이웃나라 사창가로 팔려가고, 그들의 가정은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시켜주는 딸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소녀들에게 짙게 드리우는 병이 바로 에이즈이다. 네팔, 타이 등 아시아지역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에이즈 바이러스는 더욱 어린이들의 생명을 조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사라진 장애이지만 아직도 라틴아메리카, 동아시아, 북아프리카, 중동에서는 소아마비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 이들은 예방접종 상태가 좋지 않아 비율상으로 적지만 많은 어린이들이 고역과 근육이 약해지는 통증을 겪는다. 약20만명의 어린이들의 경우, 바이러스가 근육에 작용하는 신경의 50-60%를 파괴함으로써 다리의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중 일부는 다리가 아니고 호흡기관이 마비되기도 한다.
홍역 또한 개발도상국에게는 무서운 병임에 틀림없다. 홍역으로 인한 청자색 반점이 심각하게 퍼지고, 피부는 비늘처럼 벗겨진다. 심한 설사와 탈수로 생명을 잃거나 경련이나 기관지 폐렴으로 생명을 잃기도 한다. 어떤 어린이들은 맥박이 1백8십번 까지 계속 빨리 뛰면서 심장이 멎기도 한다.
1990년까지 매년 70만명의 어린이를 사망하게 했던 병은 파상풍이다. 진료도 거의 받아보지 못하고 희생되는 것이다. 이 파상풍의 첫 번째 증상은 아기의 첫 미소로 나타난다. 그러나 곧 그 미소가 뻣뻣하게 굳어져 있고, 이상하게 일그러져 있다는 것을 가족 누군가가 알아차리게 된다. 그 하루 동안 아기는 젖을 먹기 위해 입을 벌리지도 못할 정도로 턱의 근육이 뻣뻣해진다. 배가 고파서 울려고 하고 체온이 상승한다. 다음날 아기는 근육경련으로 온몸을 떨고 독이 신경조직을 통해 척수의 뇌신경으로 점점 침투해 들어가는 동안에도 계속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다. 경련성통증으로 고통받고 근육경련이 심해지고 팔다리는 뻣뻣하게 휘어지며 작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 발가락을 폈다, 구부렸다 한다. 결국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련이 간이나 허파, 뇌에까지 나타난다. 예방법은 세상에 이미 알려졌지만 신생아들은 가난으로 인해 이질병으로 간단히 생명을 끝맺는다.
이러한 여러가지의 전염병과 나쁜 환경상태로 매년 1천3백만명의 개발도상국 어린이가 생명을 잃는다. 개발도상국의 어린이 절반 이상이 국민학교에 입학하지만 그중 절반이 중도 탈락한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어린이3명 가운데 1명은 영양실조로 성장장애를 겪고 있다.
유니세프 보고서는 제3세계 아동현황을 말하면서 결론을 아래와 같이 맺고 있다.
"어린이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정상적인 성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오늘 취해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국가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구매력이나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빈곤층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추가비용은 단지3백억-4백억 달러인데 세계는 이보다 더 많은 돈을 골프 치는데 써버린다."
정리/김수미 (함께걸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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