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행사]무주에서 열린 95 영라이프 장애우 캠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장학금 전달, 바닷가에서 연린 사진전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이런행사]무주에서 열린 95 영라이프 장애우 캠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장학금 전달, 바닷가에서 연린 사진전

본문

[이런행사]

 

무주에서 열린 "95영라이프 장애우 스키캠프

 

2월19일부터 22일까지 3박4일 동안 무주에서 장애우 스키캠프가 열렸다. 이행사는 90여명이 참가해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가했던 자원활동자의 행사스케치를 통해 스키캠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장애우들이 스키를 탄다. 특히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우들이 스키를 타고, 다리를 못 가누는 척수장애우들이 스키를 즐긴다. 이건 공상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아니다. 얼마 전 무주 리조트에서 성황리에 끝난 "95 Young Life(영라이프)장애인 스키 캠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전날밤 늦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에 나온 터라 나는 이번 행사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할수 없었다. 주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찾던 중 리컴메디컬 이성근 사장으로부터 행사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요지는 여태까지 우리나라에 장애우를 위한 스키캠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시작하는 "95영라이프 장애우스키 캠프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지도 강사는 미국에서 초청하였으며, 장비일체도 직접 가져온다고 하였다.
  나는 그 설명을 듣고 나서 삼십여명의 행사 참가자들과 육십여명의 진행요원들과 함께 버스3대에 나눠타고 목적지 무주로 출발했다.
  무주로 향하는 버스에서 이번 스키캠프는 장애우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연 장애우들이 스키를 탈수 있을까? 지도자 강습은 제대로 될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첫날은 장비에 관한 교육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중점 토론하였으며, 시각장애우들에게는 스키장비와 특수 장비를 직접 만져보게 하여 처음 경험하는 데서 오는 긴장과 불안을 덜 수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장애우들의 신체적 특성을 개인별로 일일이 점검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사실은 미국 강사들이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스키 실력을 못미더워해 스키장의 양해를 구해 밤늦게까지 슬로프에서 스키실력을 평가하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는 것이다. 결과는 물론 아주 좋았다.
  둘째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강습에 들어갔다. 시각장애, 척수장애, 중증장애 세 집단으로 나누어 강습이 실시되었는데, 시각장애우는 약시와 전맹으로 나누고, 약시는 일반스키강습과 동일하게 진행하였다. 반면에 전맹은 스키 앞 부분이 벌어지지 않도록 특수 장비로 묶어놓고 일대일 강습으로 느리게 진행하였다.
  척수장애우는 모노스키(mono-sky), 중증장애우는 바이스키(bi-sky)라는 특수 장비를 이용하여 강습하였는데, 이두가지 장비의 차이점은 스키 플레트가 하나이냐 둘이냐의 차이였다. 오전 강습은 언어 장벽에서 오는 문제점을 제외하고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후 강습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시각장애우들 일부는 넘어지지 않고 스키를 탈수 있었다. 또한 전맹 시각장애우와 미국인 강사는 리프트를 같이 타고 내리는 모의훈련을 한 후, 리프트를 타고 슬로프 위로 올라갔다.
  리프트위에서 외국인 강사는 통역을 통해 시각장애우에게 이제껏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을 마침내 해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려 하였고, 비록 앞은 보이지 않지만 시각장애우들의 얼굴에서 감격해 하는 표정을 읽을 수가 있었다.
  바이스키는 혼자서 탈수가 없고, 뒤에서 전문가가 보조를 해줬을 때 타는 것이 가능하며 보조자는 뛰어난 스키실력이 요구된다. 반면에 모노스키를 혼자 타기위해서는 상체의 강인한 힘과 균형감각을 이뤄야 가능했다.
  서울을 출발한지 삼일 째, 행사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서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엿볼수 있었다. 전날 훈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오늘은 슬로프위로 올라가 혼자서 내려오는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모두들 행복해하는 표정들이었다. 특히 전날 문제시 되었던, 시각장애우들이 넘어질 때 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고목나무 쓰러지듯 고꾸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넘어지는 훈련을 충분히 시켰다.
  캠프시간이 지날수록 행사 참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참여해서 격려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전혀 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장애우들이 멋진 폼으로 여유있게 스키 타는 모습을 보고 어찌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번 행사에 참가한 장애우들 중 중증장애우들을 제외한 모든 장애우들이 혼자서 스키를 타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캠프 마지막날 저녁에 벌어진 자축 파티는 모두가 하나 되어 서로 축하하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내일이면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모두들 섭섭해 했다. 남캘리포니아 스키학교 교장 부인인 린다 여사는 연신 눈물을 훔쳐내고 있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실시한 장애우 스키 지도자 강습은 너무나 진지하여 외국인 강사들이 다 놀랄 정도였다. 비록 지금은 미국인 스키 강사에게 지도법을 배우고 있는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으나,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양성하여 장애우들이 스키를 쉽게 접할날도 멀지 않았다.
  스키장 관계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장애우들이 스키장을 찾으면 편안하게 스키를 탈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앞 못보는 시각장애우들은 스키타는 것보다 리프트타는 것이 훨씬 어렵다. 척수장애우들의 스키는 둘이서 들어 올려야 겨우 리프트를 탈 수 있다. 물론 줄서서 타기는 더욱 곤란하다. 이런 점이 개선되고 편의제공이 우선되어야 장애우들이 스키를 탈수 있는 것이다.
  스키 캠프뿐만 아니라 장애우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수 있는 행사가 계속되길 기원하면서 이번 스키캠프를 주최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영라이프의 김소영회장, 리컴메디컬 이성근사장, 실무작업을 총괄한 용인대 최승권교수,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 교회협의회(KNCC)장애우운동위원회의 장학금전달식

 

  2월27일 서울종로에 있는 기독교 연합회관에서는 한국교회협의회 장애우운동위원회(위원장 김임순)의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이번 장학금 전달식은 교회협의회 설립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앞으로 교회협의회가 장애우 문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주목을 끈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정대철 국회위원, 박형규 목사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곧바로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장학금은 생활보호대상 장애우 가정의 자녀나, 본인이 장애우인경우에서 25명의 대상자를 선정해 전달됐는데, 대상들에게는 각각 50만원의 장학금과 학용품 등 푸짐한 선물을 주어졌다. 교회협의회는 장학금 전달식을 올해에 그치치 않고 매년 정례화 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한편 이번 장학금 전달식은 이철용 전 국회위원의 숨은 노력이 뒷받침돼서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철용 전 국회위원은 현재 장애우운동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글․김광호/서울대 체육교육과 박사과정
사진․김승근/사진 편집인


 

 

바닷가에서 열린 사진전

"바다가 보고싶은 사람들"

 

  가난의 끝은 어디일까. 아니 가난이나 질병과 같은 장애로 인해 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러나 장애라는 단 한가지의 이유로 인해 인간 이하의 참담한 처지로 내던져진 그들이건만, 이사회의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다운 그들의 절절한 삶이 일구어내는 유별난 감동은 또한 무엇일까.
  이사회는 그들에게서 모든 걸 빼앗아 갔지만, 그들이 속곳에 지닌 "사람됨"만큼은 결코 빼앗지 못했다. 어쩌면 아무것도 없는 그들이기에 "존재의 빛"이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사실이 그러했다. 그들은 "장애"를 가졌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소박한  꿈과 티 없는 웃음을 지닌 그들 앞에 "이상"한 것은 바로 숱한"장애"를 지닌 우리 사회였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해운데리베라 백화점"에서 열렸던 사진전"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은 우선 전시 공간이 주는 아이러니 때문에"참으로 바다를 한번이라도 보았으면"하는 갇힌 생명들의  외침이, 소리조차 낼 수 없는 그들의 아우성이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었다.
  빈민장애우들의 생활실태를 알리고 그를 통해 장애우에 대한 사회의 올바른 인식구조 확립과 실질적인 복지정책의 수립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던 이번 사진전!
  지난 한달 여에 걸친 우리들의 가히"전격적"인 업무진행의 나날들이 클로즈업 되며 밀려온다. 기획안 작성 및 팜플렛 편집 작업으로 한겨울 진땀흘리며 지세웠던 밤들, 가맛골을 온통 들쑤셨던 포스터 부착작업, 개최식 그날의 황당함과 아찔함, 아흐레 동안 내내 따라다니며 아예 혼을 빼놓던 "도깨비들", 마지막 날 작품을 함께 철거하면서 뿌듯함과 미흡함이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느껴지던 그 허전한 감정들, 숱한 얼굴들이 그리웁게 떠오른다.사랑 듬뿍한 도움을 주신 모든 손길들의 따스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한다.
  이번 사진전은 여러모로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앵글속에 갇힌 빈민장애우들에게 다가서고자 마음의 손을 내미는 어느 소녀의 진지한 눈빛에서 , 부모님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호주머니 속을 뒤져 굳이 사진첩을 품에 안고 가는 어느 국민학생의 의젓함에서, 작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까지 좀더 강한 톤으로 사회에다 장애우들의 아픔을 알려보라고 재촉하던 MBC리포터 아가씨의 거룩한 분노심에서 , "어머니의 눈물"앞에서 하염없이 눈시울을 적시며 장애우 가족의 아픔에 동참하던 어느 할머니의 눈물 앞에서 ,고사리 손으로 "어른 사진을 보고 슬펐어요. 제가 그런 사람 돕고 싶어요"라고 방명록에 또박또박 적던1학년 꼬마의 티없는 마음에서 , "용기 잃지 말고 힘내세요"라며 내손을 힘껏 잡아주던 아가씨의 따듯한 손길에서, "이젠 정말 내 자신 달라져야 겠다"고 결심하던 어느 청년의 각오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길에서 포스터를 볼 때부터 왠지 모를 반감을 느꼈다는 어느 분의 이유 있는 질책을 통해서는 오히려 수백번의 격려 이상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무엇보다 보람된 것은 이 사진전을 통해 빈민장애우들에 대한 복지정책을 짚어보시는 분들을 만나 복지현실의 나아갈 바를 논할 때였다. 사실 이땅의 구석구석에 얼마만한 아픔들이 구조적 모순의 상황 속에서 그냥 방치되고 또 외면당하고 있는 것인가, 쉼없이 휘몰아치는 비인간화의 광품앞에 가난한 이웃들 특히 장애로 인해 이중의 질곡에 처해있는 우리의 빈민장애우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하여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밑바닥에서부의 사회복지"가 실현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이 향유되고 "인간환경의 인간화"가 이루어지는 성숙된 사회를 창출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새 시대의 비전도 바로 여기에서 포착된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제정한"관용의 해"이다. 우리사회가 관용이 넉넉한 가슴으로 분열의 죄악을 극복하면서 자비와 이타주의가 사회의 원리가 되어 어느 누구도 내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얼싸안으며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사는 생명공동체로 새롭게 태어난다면, 또 거기에 이번 사진전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면 우리 모두의 보람도 클 것이다.
언제쯤일까 . 이 땅의 모든 장애우의 얼굴에 밝은 햇살이 활짝 깃들 자유와 해방의 그날은 진정 언제쯤일까. 그것은 분명 이사회가 지닌 온갖 장애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그 벽들이 허물어져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하나 될 바로 그 날이 되리라. 그 날을 위해 우리 모두는 함께걸음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정중규/부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시_____

저탄장근처
최명숙

퇴근길 전철 안에서 내다뵈는 동원연탄공장에는
가는 오월 잘 가라고 가랑비가 내렸다.
날마다 석탄가루 마시며 한 번쯤 진페증에 시달렸을
아카시아꽃도 피어나고 있었다.
연탄공장이 문 닫으면 재개발 되어
아프트 들어선다는 신문기사가 그리도 희소식이었는지
비 내리던 하늘이 금새 파랗게 개었다.
그러나 연탄 한 장 찍어낼때마다
불 붙던 식구들의 희망이 타다 마는게 슬퍼진 탄부는
탄가루에 까매진 목을 막걸리 한 사발로 축이고
선술집 할매는 떠나갈 이웃들의 생각이 깊어져
눈빛마저 창백하였다.
신문기사와는 상관없는 사람들
아니 재개발의 피해자가 되어가는 이웃들은
연탄공장의 부속품처럼
문 닫는 공장과 더불어 녹슬어 갈 사람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공존하는 희극과 비극을 별개의 일로
누구하나 모순이라 말하지 못하였다.
세상의 모순이란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는 세상이므로 모순은 모순으로 끝나고
연탄공장이 문 닫아 아파트에 들어가는 밝은 표정과
연탄공장이 문닫아 희망을 끄는 우울한 표정을
이건 기쁨이고 저건 슬픔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전철안에 갇혀서
제삼자의 풍경으로 스쳐갔다.

최명숙씨는 뇌성마비장애로 올해 서른세살이다.
시집으로「풀잎 뒤에 맺은 이슬」외에 세권을 냈으며
현재 뇌성마비복지회에서 근무하고있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