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지방자치시대의 장애인복지(1)]지자제, 복지재정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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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제, 복지재정 확보가 관건
"지방자치제, 우리에게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제기
편집부
1995년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기초, 광역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실시되는 "민주주의의 시험장"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4백만 장애우에게 지방자치가 갖는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지방자치 시대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할 장애우 복지의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지방자치의 "두 얼굴">
지난 9월 28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내년에 있을 지방자치선거와 관련해 장애우복지의 방향과 내용을 점검하기 위한 정책토론회 "지방자치시대의 장애우복지"의 첫째마당 "지방자치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졌다.
장애우 관련단체 임직원, 학생, 일반인 등 30여명이 참가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병준교수(국민대 행정학과)는 "지방자치와 지역사회복지"라는 주제발제를 통해 "지방자치는 우리 사회의 여러 상황적 요소 또는 변수 등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닐 수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변화를 결정짓는 요소는 "중앙정부 자체의 정치경제적 성격 및 정책능력 그리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의 정치적 및 행·재정적 관계"라고 밝혔다.
김교수는 "미국 지방정부가 부랑인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텐트로 된 간이 수용시설을 만들고 철조망을 둘러쳐 격리수용을 하거나 편도 차표 하나만 주고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리는 "거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이기주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향적 지시일변도가 아닌 재정지원 등 자치시대에 맞는 창조적 성격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와 함께 그동안 지방자치를 둘러싼 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방자치의 실사 또는 강화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지역사회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무시한 "개인적 편견이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고 지방자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능 확립, 정치경제적 성격을 고려한 자치권의 부여 및 기능배분, 중앙정부 및 특정 이해 관계세력으로부터의 자율성 확보, 지역주민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통제 등의 요소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시민압력단체의 활동 등이 필요하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사회복지시설의 공공화 필요해>
한편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인재 교수(한신대 재활학과)는 "지방자치와 사회복지"라는 발제를 통해 "1995년 본격화 될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복지문제 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수준의 향상 여부와 관련해 많은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을 주요업무로 하는 사회복지행정 역시 그동안 보사부 중심의 관치행정의 경향이 주를 이루어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사회복지 행정의 중앙집중화를 비판했다.
이교수는 "현행 지방자치단체는 전체 사무 중 위임사무가 80%가 넘어 사실상 국가사무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고 특히 "사회복지와 관련해서 사회복지시설의 공공화와 재원에 관한 공공책임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는데 현행 사회복지 전달체계는 사회복지 업무체계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서비스의 자율성과 능동성이 결여된 수직적인 전달체계로 욕구충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지방자치시대의 본격화를 맞는 사회복지 실천의 과제로 △사회복지에 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명확한 업무분담 △사회복지에 관한 주민들의 민주적 참여 보장 △독자적인 사회복지행정 및 전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지방자치체와 사회복지체계의 확립 △행정의 공공화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대안 모색을 위한 사회복지재정의 확보를 들었다.
"지방의회의 현실과 과제"를 통해 이상목 의원(송파구의회)은 "지방의회의 정치적 역할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견제와 간섭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방의회의 역할 축소 현황에 대해 밝히고 "93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한 의원이 한 사람밖에 없을 정도로 지방의회는 이권다툼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의원은 "국회의 독점적 입법권 주장, 일방적인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강행, 예속적 예산 편성지도, 획일적인 지침 남발 등 중앙 독과점 정치권이나 중앙관료집단에 의한 무시와 부정적 측면의 강조 속에서도 지방의회는 민주적 정통성에 의거 민원해소 등에 크게 기여하면서 기존 관료사회에 큰 자극과 긴장을 주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참여와 감시의 "고삐" 잡아야>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사회복지 발전 전망에 대해 물었으며 이에 대해 이인재 교수는 "신정부 5개년 계획"등의 "정책기조가 여전히 성장위주로 짜여져 있어 지방자치선거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변화를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성장위주의 정책이 가속화되면 도리수록 오히려 사회복지문제가 등한시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병준 교수는 "지방자치 시대는 정책결정과정과 집행에 참여와 감시가 전제되는 만큼 사회복지 각 영역이 서로 연대해 지방자치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사회복지 영역의 조직화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상목 의원은 "사회복지 영역의 각 단체나 집단들이 지방의회에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에 참여하는 것이 지방자치를 정상화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혀 지방자치 시대를 맞는 장애우단체의 의정활용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95년 3월까지 "지방자치시대의 장애우복지"에 관한 의료, 교육, 고용 등 각 부문별 과제를 점검하는 정책토론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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