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빈곤"과 "장애"의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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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장애"의 악순환
-빈민장애우 그 구조와 대안-
국민소득 8천5백달러, 세계 30위를 바라보는 경제대국의 풍요로움 속에서 전국민의 4.8%가 하루의 삶조차 이어가기 절박한 절대빈곤에서 허덕이는 우리의 현실 그리고 그 그늘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인 장애우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총체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편집부
<전국민의 4.8%가 "절대 빈곤층">
지난 7월 보건 사회부가 발표한 "93 생활보호대상자 현황분석에 의하면 93년 1월 현재 전국의 생활보호 대상자 수는 2백만1천명으로 전국민(4천4백5만6천명)의 4.5%이며 여기에 의료부조자 12만명을 포함하면 법적 "절대 빈곤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구는 전 국민의 4.8%인 2백12만1천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가구별로 살펴보면 서울·부산 등 6대 도시의 생활보호 대상가구와 의료부조 대상가구는 모두 12만7천 가구로 전체 저소득 가구의 2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보호대상자별 평균가구원 수는 거택보호가 1.84명으로 가장 작았으며 의료부조 3.55명, 자활 보호 3.69명 순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호대상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거택보호 대상자 가구주의 경우 전체 17만3천7백37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8만7천8백52명으로(전체의 50.6%) 가장 많았으며 장애우가 전체 거택보호대상자의 32.7%인 5만6천7백97명으로 전체의 5.5%로 밝혀졌다.
이는 노령화의 진행으로 급격히 늘어난 노인계층과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늘어나는 장애우가 전체 거택보호대상자의 80%가 넘어 "빈곤층" 형성의 새로운 흐름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거택 및 자활보호대상자중 93년 새롭게 보호대상으로 선정된 가구는 13.2%이며 5년 이상 계속 보호가구는 32.1%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사실상 "영구보호"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법률에 의하면 거택보호의 경우 1인당 월소득 13만원 이하, 가구당 재산 1천3백만원 이하,가구당 재산 1천3백만원 이하가 되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이들 생활보호대상자에게 94년의 경우 월 6만5천1백13원의 생계 보조수당을 주고 있으나 의료부조자의 경우 늘어나는 의료보험의 적자 등 재정압박의 이유를 들어 올해부터 폐지되어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생활보호대상자의 선정 기준이 되는 월소득의 산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들에게 주는 생계보조수당 역시 현실성이 없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장애우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96만여명은 전체 인구의 2%정도에 불과함에도 전체 거택보호대상자의 32.7%나 차지하고 있어 "장애"가 가져다주는 경제적인 불이익과 계층화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현행 생활보호법은 "가구주"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결혼, 취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우들의 경우 독립을 하지 못하고 "세대원"으로 남아있어 "피부양자가 있을 경우 생활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그 실상은 더욱 열악한 형편이다.
<"장애"와 "가난"의 악순환>
아직까지 장애우의 빈곤실태와 그 구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나 실태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처럼 "장애"가 가져다 주는 새로운"계층화"는 이미 생활보호대상자의 "주류"를 형성할 정도로 분명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의 생활보호정책은 "노동능력"을 기준으로 "자활"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어 "영구보호" 대상으로 남아있는 장애우의 경우 사회 최하층 구성원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사회정책 학회는 "경제사회발전과 최저생활 보장"이라는 학술발표회를 통해 "아직 우리의 생활보호는 그것이 국민의 권리를 실현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행정적 조치로 인한 반사적 이익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고 생활보호정책의 성격을 진단하고 현재 우리의 경제 수준에서 의신주의 최저선인 "기본권적 최저생계비" 경우 11만4천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정책학회는 이와 함께 현행 사회보장제도는 헌법 제 34조의 "인단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법률과 시행령 등 하위법이 위반하고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의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2월 한국장애인복지 정책연구회는 "빈곤과 장애"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생활보호대상장애우의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혀 빈민장애우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시작단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1957년 일본에서는 아사히 시게루(朝日茂)라는 사람이 일본정부가 자신에게 지금하는 생활보호 일용품비가 너무 낮아서 일본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을 위배하고 있다는 이유로 후생대신(보사부장관)을 상대로 위헌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964년 아시히씨가 사망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법정투쟁이 계속돼 대대적인 대중운동을 일으켰으며 결국 일본 사회 보장정책의 흐름을 절대빈곤 개념에서 상대빈곤 개념으로 바꿔 생활보호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켰다.
이 사건은 정책의 질, 더 나아가 "삶의 길"을 확보하기 위한 당사자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교훈으로 남아 있다.
한국사회보장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장애"와 "가난"의 악순환 아니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가로막는 걸림돌인 "장애와 가난의 악순환", 그 고리를 끊기 위한 총체적인 접근과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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