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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이야기] 고용촉진공단이 해야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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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촉진공단이 해야할 일

장애우 사업장의 생산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시제품 생산과 검서, 합격 후 하청생산이 결정될 때까지 3자가 협의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기구가 공단에 있어야 할 것이다.
장애우가 공단의 사업을 외면한다고 하기보다 장애우에게 내놓아 관심을 끌게 하고 장애우 스스로 공단을 찾아 나서게 하는 계획의 수립이 있었는가 반성해 봐야 한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문을 연지 약 2년여, 그 역사가 짧은 것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난 6월 11일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회의장에서 있었던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보고 필자가 느끼고 생각했던 여러 일들을 적어 보려고 한다.
 공단은 2년여 동안 사업을 해오면서 장애우를 상담하고 취업시키는 일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 공단은 월급을 받고 일하는 직원들만 식구가 아니라 우리나라 장애우 모두가 공단의 식구라는 인식으로 모든 사업이 계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장애우가 공단의 한 식구라고 전제할 때 지금까지 공단의 사업은 "내 식구를 남의 회사에 취직시키는" 일에만 전념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식구를 남의 회사에 취직시키는 일에 각기 다른 기업체의 욕구에 적합한 장애인력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극히 제한 적일 것이다.
 잘 알다시피 장애우의 잔존기능은 다양하기 때문에 장애우가 "재활 한다"는 것은 그 자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장애우들은 교육적으로 또는 직업적으로 잘 훈련된 장애우가 많지 않은 관계로 특성이 다른 기업마다의 욕구에 맞는 장애우 인력을 제때 내놓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또한 직업교육이란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이 투자되어야 하므로 짧은 시간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나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남의 회사에 내 식구를 취직시키고자 하는 사업과 병행하여 다음과 같은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 본다.
 지금 전국에는 장애우들만 모여 사업을 하는 곳이 많이 있다. 편의상 이런 곳을 "장애우 사업장"이라고 해보자. 장애우 사업장은 업종이 제조업일 수도 있고 임·가공업일 수도 있다. 앞으로 공단은 이런 사업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공단은 발족 후 장애우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방법은 장애우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공단청사를 찾아오도록 앉아서 기다린 것에 불과했으며 방문자를 선별해서(선별이라는 말에 오해 없길 바란다) 상담을 했고 요건을 갖춘 장애우에게 직장이 될 만한 곳을 알선하는 일로 일관했다고 본다.
 이런 접근방법 이외에 장애우 사업장을 파고드는 또 다른 접근방법이 요구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장애우 사업장을 조사하고, 발굴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곳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내 식구를 남의 회사에 취직시키고자 하는 사업을 "객관적인 사업"이라고 한다면 장애우 사업장을 찾아 나서는 일은 "주관적인 사업"이라고 본다. 그래서 공단직속의 새 사업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조사를 함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 있다. 즉 규모 문제다. 우리의 의식은 큰 것만을 요구하고 의식한다.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 자본금이 얼마냐. 대출이 얼마고, 수입이 얼마냐 등등 이런 따위의 규모에 신경을 쓰는데 규모가 문제일 수는 없다고 본다. 규모가 문제라기보다 "장애우가 왜 그곳에 모여 있느냐"하는 것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는다.
 공단의 입장에서는 많은 장애우들이 공단의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단으로 모여들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단은 장애우들이 공단을 절실히 필요로 할 수 있을 사업을 내놓지 못한 잘못을 범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많은 장애우들이 공단의 사업에 관심을 갖고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사업이 있어야 한다.
 장애우 사업장을 발굴하고 그곳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 발전해 가는 모습들이 지역사회에서 타 업체에 귀감이 될 것이고 다른 기업체에 내보일 모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식구인 장애우를 남의 회사에 취직시키는 일과 내 식구가 운영하는 장애우 사업장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발전을 돕는 것은 공단의 사업을 상대방에게 떳떳이 알리고 그들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명분 있는 일이 될 것으로 안다.
 또한 공단은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신용보증기금은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서주는 곳이다. 장애우 사업장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공단은 장애우 사업장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장애우 사업장이 하청을 받고자 할 때 철저히 지원하는 기구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장애우 사업장이 하청을 받고자 할 때 철저히 지원하는 기구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장애우 사업장이 시계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있다고 하자. 장애우 사업장의 책임자가 시계회사 책임자를 방문해서 일감을 달라고 해봤자 대화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기업풍토이다. 이럴 때 노동부 또는 공단 관계자, 기업체 관계자, 장애우 사업장의 관계자 등 3자가 모여 하청관계를 협의하는 것이다.
 장애우 사업장의 생산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하청생산이 결정될 때까지 3자가 협의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기구가 공단에 있어야 할 것이다.
 장애우가 공단의 사업에 외면한다고 하기보다 장애우게 내놓아 관심을 끌게 하고 장애우 스스로 공단을 찾아 나서게 하는 계획의 수립이 있었는가 반성해 봐야 한다.
 최근 공단의 취업지도과 직원들이 등록장애우를 찾아 나서 상담하는 것과, 만남의 광장에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일 등은 주관적인 사업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장애우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공단의 홍보전략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장애우에게 직접 파고들 수 있는 사업을 가지고 접근해 가는 자세가 아닐까.

글/박재완(재가장애인재활복지회 회장)
 


 

작성자박재완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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