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힘 겨루기에 나선 장기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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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겨루기"에 나선 장기철
장애판 최대 조직인 지체장애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장기철 회장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모종의 상황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에 의거해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는 듯이 보인다. 장애판에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특이한 인물인 그는 과연 지금 현시점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장기철씨 야망의 현주소와 그에 따르는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있었던 "장애인 폭력 규탄 및 장애인 인권쟁취 결의대회"에서의 일이다 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장기철(52) 회장은 협회가 생긴 이래 처음 갖는 대규모 집회인 이날 궐기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회원 2천여명을 앞에 두고 다음과 같은 요지의 연설을 했다.
▲장기철회장-지체장애인협회 |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침착하고 냉정하게 우리의 지난날을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나의 불행을 남 탓으로 돌리지 않고 침묵만이 미덕인양 살아 왔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를 위한다는 건강한 사람들에게 때로는 수모를 당하고 때로는 이용만을 당하며 살아 왔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조직적 대응을 하지 못했고 삶을 포기하는 어리석음은 있었어도 잘못된 정책을 개혁하려는 용기는 없었습니다. 이것들이 우리를 이렇게 처참하게 만들어온 것들입니다.
여러분 이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문제는 그 누구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생각을 정립해야 합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아니면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이 명심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 정책이 장애인 복지정책을 한다면서 건강한 일반인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되는 원시적 관행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인 동지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이후 우리의 어두웠던 과거는 잊어버려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부터 남아있는 잔존능력을 개발해서 교육과 훈련을 통하고 서둘러서 용기와 지혜를 모아 사회 깊숙이 참여하면 되는 것입니다.
할 말은 당당히 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받아야 할 권리는 요구해야 합니다. 또한 대화와 설득이 원천봉쇄된 경우에는 부득이 물리적인 방법도 불사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진실한 이웃으로 올바른 시민으로서 국가에 충성하는 국민으로서 의무를 충실히 하는 지혜도 겸해야 할 것입니다.(중략)
저는 이 자리에서 장애인의 한사람으로서 여러분의 불행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을 거듭 밝히면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장애인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국회와 정부 당국에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이하 하략)"
<나서도 걸릴 게 없다(?)>
지나친 과신인지는 모르지만 이 연설 행간을 유심히 살펴보면 장씨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가 최근 들어 목소리를 높이는 논리의 핵심이 무엇인지 대강이나마 알 수 있다.
그는 우선 그가 "건강한 일반인들"이라고 지칭한,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는 장애판 단체장에게 강도 높은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피해의식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이러한 적개심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단체장일지라도 그를 인정해 주지 않는 단체장에게는 똑같이 적용되며 따라서 그가 이제 사석과 공개석상에서 무차별로 "그들"을 내놓고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충분히 예상돼 왔던 "선전포고"로써 지난 날 자신이 당했던 수모를 일거에 되 갚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만큼 충족돼 있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말하자면 이제 그는 "나서도 걸릴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전히,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가 가지고 있는 한계이다. 그는 어쨌든 제도권 내에서 기생하는 단체장으로 자신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숙명"에 묶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바른 국민" "국가에 충성하는 국민"의 예에서 보듯 그는 정부 여당의 비위를 거스릴 수 없으며 때문에 그가 설정하고 있는 장애운동의 범위는 정부 여당이 허락하는 틀 그 어디쯤에 한정될 뿐인 것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5공 때부터 정치권 실력자들과 줄대기를 해왔다. 처음 손을 잡은 이종찬씨가 최근 지장협 후원회장이 된 김영삼 대통령 측근 백남치씨로 바뀌었을 뿐 그의 줄대기는 정권이 바뀌는 것과는 상관없이 집요하게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그는 유·무형의 실익을 챙겨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형태가 그의 발목을 묶는 족쇄로 작용했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그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고 있는 보스치고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시각을 종합해서 그의 최근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지향점을 유추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즉 그는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장애우복지 주체 논쟁을 등에 업고 도덕성 시비로 기존의 장애판 단체장들을 몰아붙인 뒤 정치판뿐만 아니라 장애판에서도 명실공히 "대표자"로 인정을 받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이날 지장협 집회에서 사회자는 그를 소개할 때 "이 나라 4백만 장애인의 대표자이신 장기철 회장님"이라는 헌사를 붙였다. 그 말에 지장협 회원들은 열광적으로 호응했고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그 자리에 참석했다면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는 판단을 내렸음직도 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장씨를 바라보는 일부의 다음과 같은 시각은 최근의 장씨 행보와 관련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장애판을 긴 안목에서 보면 장씨 존재 자체는 그리 대수로운 존재가 아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장애우복지주체 논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처럼 장애판이 단계를 밝아 나아가고 있다는 전제하에 생각해 보면 장씨가 아니었어도 누군가가 나와서 지금 장씨가 하고 있는 역할을 똑같이 했을 것이다. 때문에 그는 과도기에 머물다 가는 사람이지 열매를 따먹을 수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훗날 평가 기준에서 선명성이 부각된다면 그는 지탄을 받을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근본적인 이념이 다르다>
장기철, 그는 누구인가? 장애판에서 아마 그만치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켜 온 사람도 드물 것이다. 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한 뒤 전남 광주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사설금고를 운영하다가 부도를 낸 뒤 87년 서울로 상경해서 온갖 비난과 수모 속에 와신상담하며 15개 지부와 230개 지회라는 장애판에서는 전무후무한 조직을 일궈낸 사람, 정치인들을 만나면 바지를 걷어 자신의 장애를 자랑스럽게 내보인다는 그, 그리고 전력과 행태 때문에 장애판에서 기피인물 중의 한사람으로 손꼽혔던 그가 이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를 보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조직이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참고로 장기철씨와의 이 인터뷰는 장장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2대 지장협 회장으로서 앞으로 지장협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겠다는 복안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 장애인복지는 말하자면 특별한 강한 집념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누가 뭐라고 그래도 침묵하는 다수의 장애인을 위해서 우선 이 단체의 설립목적인 사회인식개선을 해나갈 것이고 호소할 데 없는 장애인들의 제반 문제를 과감하게 종합민원실을 통해서 수렴을 해 가지고 문제 해결을 해나갈 것이다. 또 매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도 인식개선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 장애판의 현안 문제가 뭐라고 보는가?
=하도 많지만 우선 인식개선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한 개인과 국민으로서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똑같은 수준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사회인식 개선이 정착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적인 과제다. 이것이 되어야 장애인복지가 이루어진다.
-그건 밖으로 드러나는 문제고 장애판 내부갈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하나의 예를 들겠다. 14개 단체가 모이는 복지단체협의회라는 게 있다. 거기 참석을 몇 번 해보니까 이건 협의회가 아니고 말하자면 특정단체 홍보의 장으로 전락했다. 그러다 보니 거기서 장애인복지와 관계된 얘기는 전혀 안나오고 예를 들면 자기 단체에 대한 홍보를 하려 한다든가, 또 예를 들면 하늘 한번 쳐다보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장애인이 부지기순데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의 현실이 어쩌니까, 또 뭣이 어쩌니까 이러면서 절대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얘기는 안 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근본적인 이념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제는 소위 알아이(RI; 국제재활협회, 장애인을 위한) 단체와 디피아이(DPI; 국제장애인연맹, 장애인의) 단체를 분리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원단체가 해온 역할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때는 우리 조직이 없었고 능력이 없었으니까 지원단체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시대상황이 달라지고 우리도 성장했으니까 웬만한 것들은 이제 장애인들이 나서서 실제적으로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장애인단체의 역량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들은 과거의 기득권만을 주장하면서 우리를 물로 보는 것이다. 심지어 관에서도 나를 인정 안 하려고 그랬다. 원칙적인 얘기를 해도 들으려고 안하니까 내가 과격하게 행동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과격한 사람으로 비쳐진 것인데 지금 현재는 나를 인정한다. 그리고 시대조류가 누가 뭐래도 장애인문제는 장애인들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정책 담당자들이나 기득권자들은 모든 것을 쥐고 우리가 던져주는 콩고물이나 얻어먹어라 하는 식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복지단체협의회 안나간다. 나가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와는 다른 얘기지만 몇몇 사람들이 나더러 정치 지향적인 사람이다, 내가 가지면 야욕이고 다른 사람이 가지면 야망이다, 얘기하고 그러는데 지도층에서부터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성장속도가 늦어진다는 생각을 나는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람들과 접근을 하고 또 그런 사람들의 필요성에 따라 만나서 얘기를 하고 지방마다 다니면서 정치세력화해야 된다고 당당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
-특정단체라면 어디를 지칭하는가?
=복지체육회와 재활협회다. 내가 이 문제를 복지단체협의회에서 협의해야 할 사항이냐고 반론을 제기하면 나보고 또 과격하다 그러고, 원천적으로 그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다. 그렇다면 이걸 분리해야 한다. 그래서 사실 맹인 쪽의 지영관 회장과 농아 쪽 심동섭 이사를 만났다. 심동섭 이사도 절대적으로 공감했다. 그런데 이사회마다 뭐다 붙여놓으니 거기는 진정한 장애인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관철이 안 되는 것이다. 회장서 임원까지 전부 장애인들이 있는 단체라면 내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에 공감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내가 그러고 다니자 나에 대한 모함이나 투서가 난무한데 난 그런 건 개의치 않는다. 내 생각은 이것이 분명히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얘기지만 디피아이 송영욱 변호사한테 내가 거기에 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고 저쪽은 알아이 한다니까 "자 디피아이로 뭉칩시다" 그런 적이 있다. 그랬더니 송 변호사도 명분은 좋다고 그랬다. 송 변호사님이 나이도 많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네임밸류도 있고 그러니 회장 하십시오 그리고 나하고 최소한 맹인 쪽에서 적극적으로 이 조직에 들어가서 같이 협력을 하겠습니다. 송 변호사가 그러자고 해놓고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약속을 파기했어요. 내가 송 변호사에게 세 번 실망을 했는데 아하 이것이 뭔가 잘못되고 있구나 그렇다면 굳이 내가 들어갈 필요가 없겠구나,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내가 얼마나 송 변호사에게 아부하는 식으로 했는데, 송 변호사님 총대 매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앞으로는 우리 설 곳이 점점 잠식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송 변호사도 원칙적으로 공감을 했는데 그 뒤에 진행상황은 전혀 방향이 달라버렸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송 변호사는 복지체육회 감사요 조일묵 선생은 최근에 정립회관 운영위원장으로 옹립이 되시고, 내가 개인적으로 조일묵씨 나쁘다고 평하지 않습니다.
내가 조일묵씨에게 요구하는게 뭐냐, 6월 15일 만났을 때 장애인의 의사가 60%는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활협회 이사도 장애인을 과반수로 넣어라, 그리고 복지체육회 이사도 3분의 1을 장애인으로 바꿔라 그랬더니 그러기로 해놓고 나중에는 연락 한마디도 없이 취임식을 해버리고 그래서 내가 굉장히 분개했어요. 이 사람 내가 인격적으로 그렇게 안 봤는데 그만치 장애인들을 경시하고 있다. 니들 장애인들 몇 명 모여서 해봐야 별 수 없다 그런 얘깁니다. 과거처럼 똑같이 자기네들만이 장애인복지를 다하는 것처럼, 최고인 것처럼 생각하는 그런 구태의연한 관념적 사고 이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말이 나온 김에 아까 잠깐 언급했는데 정치적인 야망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까,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겁니까?
=장애판의 시각이 문제야, 나는 원천적인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개인적인 야망보다는 이 일을 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다 이겁니다. 현실적인 장애인복지를 하려면 그야말로 상당한 힘을 가져야 하는데, 물론 조직도 좋지만 내가 개인 지장협 회장으로서 정치인들을 만나 장애인 문제를 토론할 수는 있어도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이겁니다.
예를 들면 알다시피 93년 예산만 하더라도 11억 민간단체 예산 중에서 체육회와 재활협회가 9억 예산을 가져가지 않았냐 이겁니다. 그러면 재활협회는 사실상 용도폐기론이 나올 정도로 하는 일이 한정이 되어 버렸는데 거기에 예전 수준으로 예산을 주는 이유가 뭐냐고 내가 만약에 국회의원이 되었다면 따질 수 있을 것이고 하다 못해 시의원이 되었다면 따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얘깁니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정치적인 욕망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고 전체적으로 조직원들이 정치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두고보십시오. 지금도 있지만 95년도에는 100명의 기초의원 광역의원을 만들 것이다. 내가 이것을 주장하고 다니니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정치적인 야망이 있네 없네 하는데 기회가 주어지면 열 번이고 백번이고 해야 된다 이런 얘기지, 어디까지나 장애인복지를 상위개념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예요.
그리고 내 문제에 관한한 잘못 왜곡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요. 나를 비난하는 투서가 많은데 기관에서 회장님 편지 왔소 와서 보고 가져가시오 그러는 데도 있어요. 그 정도로 이제는 내가 자의에 의해서 포기하지 않는 한 타의에 의해서 나를 물러나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 매도를 한다든가 그러면 오히려 강한 집념만, 모닥불만 지펴준다 이겁니다.
<내가 나서면 혁명적 상황이 이루어진다.>
-그동안 음해세력 운운하는 걸 많이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음해세력을 지칭한다면 어디를 말하는 겁니까?
=음해세력이 많지. 한 둘이 아니고 지금도 그래. 원천적으로 그렇게 된 동기가 내가 두세 가지가 있어요. 얘기가 나온 김에 얘기를 하는데 내가 맨 처음에 지방에서 올라와 사무실을 낼 때 그때만 해도 1년 가까이 되도록 날 씹는 비난이 없었어요. 그건 왜 그러냐면 네가 하다가 얼마나 가겠느냐 하는 식으로 무시해 버리는 거였지. 그때 내가 일성이 뭐라고 그랬느냐 이제 장애인문제는 장애인들이 주체가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거예요.
이 말이 구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자 장애인단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장기철이 그놈 어떤 놈이냐, 자기들이야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 왔는데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니 결국 자신들보고 물러나란 얘기가 아니냐,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 거지. 그래서 비난이 쏟아졌고 두 번째는 내가 장애인들을 위해 1년만 죽도록 봉사활동을 하면 모든 장애인들이 구름처럼 몰려올 줄 알았어요.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도 야 우리 좋은 일인데 돈 나올 데도 없는데 요즘 말로 고통분담을 하자 이렇게 해서 아무나 여기 참여시켰던 게 실수였어요. 그 사람이 나가면서 장기철이 네가 다한다 독선이다 독재다 그러는데 나는 그 낱말의 뜻을 몰라요.
내가 알기로는 전체적인 이익을 위하고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지 않는다면 좋게 말해서 추진력이 강하다고 얘기해 줘야 하는데 독선이다 독재? 아까 음해세력을 말했는데 음해세력이 지금도 많아요. 기회만 있고 장기철이 허점만 보이면 음으로 양으로 음해 하는 세력이 생존해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결과적으로 잘못 생각했구나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장기전 펴는 데는 도사예요. 성질 급하니까 막 단전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천만의 말씀 오히려 장기전에 내가 능한 사람이예요.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장협이 방대한 조직에 비해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구체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어떤 액션이나 장애인의 구체적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젊은애들이라든가 나를 비난을 하고 비토했던 사람들, 소위 안티그룹들을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첫째 얘기가 뭐냐 내가 정부 여당과 가깝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장애인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엄청나게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쳐왔다는 생각을 해봐요. 왜 그런고 하니 우리 조직이 탄탄하기 때문에 최소한 3∼4만명 모이는 것은 장기철이가 마음만 먹으며 문제가 아니예요. 그런데 예를 들면 피를 안 흘리고 전쟁에 이기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고. 그러나 지금 대규모 행동이 곧 이루어질 거예요. 내가 90년도부터 이미 여러 번 기회를 보아온 거예요.
또 하나 내가 정부 여당과 가깝다는 말은 전혀 맞는 얘기가 아니예요. 나는 정부 여당한테 최대한 우리 장애인문제를 가지고 가서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작업도 제대로 했지만 야당하고도 꾸준히 교류를 했어요. 나만큼 장애판에서 단체장으로서 자주 김대중 대표를 만난 사람도 없을 것이고 김영삼 대표나 가신 그룹들을 그만치 많이 아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지금 현재가 과거 5, 6공 때보다도 청와대에 훨씬 많이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다는 사실이고 그래서 그 문제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봐도 우리 장애인들의 의사만이 아닌 국민들이 보더라도 그것은 정부에서 너무했다, 또 뭔가 이것은 장애인들의 요구가 맞다 이렇게 생각해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사실은 내가 굉장히 투쟁적이예요. 내가 차고 있는 의족을 떼버리면 경찰 다섯 사람이 달라붙어도 날 못 든다고.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야. 내가 의족을 떼버리면 어디 발목이라도 잡을 데가 있어야 하는데 잡을 데가 없어서 못 들더라고. 그래서 내가 만약에 나선다면 최소한 이것은 어떤 혁명적 상황이 이루어져야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해요. 그때가 되면 조직 전체를 끌고 내가 선두에 서겠다.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나설만한 상황이 없었다는 얘기입니까?
=지금 현재 내가 나설 때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또 하나는 지금 현재 여건이 안됐다고 보는 게 뭐냐면 바로 장애인 지원단체들의 기득권 때문에 그런 거예요. 이걸 알아야 해요. 내가 만약에 튄다 이렇게 됐을 때는 전체적으로 정부와 연계돼 있는 지원단체는 장기철이 적이 돼버려요. 그렇기 때문에 디피아이 단체만 따로 모여 있을 때에, 그리고 공감이 되어있을 때에 어떤 일을 해야 되는 것이다 라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여건이 안되면 나만 매도되어 버리기 십상이지. 지금 현재 입장에서는 93년이 될지 94년이 될 지는 몰라도 그렇게 먼 장래가 아닌,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액션이라기보다는 뭔가 강력한 활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정부 여당 쪽에 기울어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오해인지 진실인지 몰라도 그런 입장이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자 내가 장애인복지를 하려면요. 동원능력도 있어야 하고 조직능력도 있어야 하고 또 자금동원능력도 있어야 하고 정치적인 우리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돼요. 나는 이 네 가지 능력을 겸비해야 된다고 봅니다. 원래 사단법인은 재원이 뭐냐 회원의 회비 이것밖에 없어. 그러면 과연 외국에서도 그렇게 하느냐 그렇지 않거든. 사회복지는 있는 사람들이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 하고 단체는 민간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거야. 그것을 구걸로 본다든가 그것을 어떤 강제력으로 보는, 말하자면 잘못된 시각은 원천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사업을 강제적으로 해온 적이 없어. 예를 들어 특정인에게 가서 뭘하나 사주쇼 한다든가 또 뭐뭐 하나 해주쇼. 이런거 해 가지고는 극히 일시적이고 앞으로는 대화 자체가 단절되어버리는 결과가 와버린다 이거야. 그러니까 스스로 자 우리가 이런 이런 일을 함으로 해서 부의 사회환원이라는 측면과 소외계층을 지원해서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참여해 달라, 그 과정에서 내가 정부여당과 가깝다는 말이 나오는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힘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이야말로, 이거 장애인복지를 위해서 하는 일인데 도와 주쇼 하는 것과 아무도 모르는 장기철이가 이렇게 하는데 도와주십쇼 하는 것하고는 근본적으로 받아들이는 폭이 다른 거야. 나는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오해를 하든 안 하든 나는 우선적으로 이것이 장애인복지를 위한 방법이다 단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내 능력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장협을 운영하는 자금에 대해서 불가사의라고 얘기하는데, 의혹의 상당부분도 이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는지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나는 단체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죽는다 죽는다 하고, 어렵다 어렵다 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모르겠더라고. 나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나는 그래서 정책적으로 대학을 세 군데 네 군데를 갔다구. 여러분들은 나를 무식한 놈이다 뭐라 하는데 천만의 말씀. 내가 고려대 정책과학대학원을 가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갔어요. 내가 거기서 만난 지도층 인사들을 따로 만나 가지고 예를 들어서 예산이 5천만원 들어간다 그러면 동문들에게 에로가 있는데 좀 도와달라, 그러면 장애인 문제는 모르지만 알아서 돈을 모아줍니다. 그래서 내가 아침저녁으로 주로 활동을 합니다. 낮에는 여기 있고, 올빼미 작전이 그래서 나온 겁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 장애인복지를 하면서 진실과 정열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사회에서 도와줄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봐요. 그래서 나는 정부에서 예산을 받지 않아도 자신 있게 이 이을 해나갈 수 있어요. 나만큼 일반 기업이나 정치권, 그리고 사회단체 관계자들을 자주 접촉하는 사람도 없지 않느냐,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게 비결이에요.
-사적으로 쓰는 돈은 어디에서 조달합니까?
=사적으로 쓰는 돈은 우리 집사람이 많이 벌잖아. 집사람이 사업을 해. 공과 사를 어떻게 구분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장애인복지만을 생각하거든. 그래서 사적으로 돈을 쓰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해요.
-그동안 운영자금을 모으는데 예술제가 많은 도움이 된 걸로 알고 있다.
=예술제가 많은 도움이 됐지요. 처음 88년 이종찬 정무장관을 모시고 예술제를 할 때는 이천만원이 빵구나버렸어요. 그래서 그림을 팔아 메꾸는 등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그때는 인쇄비도 못 줘 3년에 걸쳐서 갚아야 했어요. 89년에는 정종택 장관이 했는데, 대회장을 장관이 하는 것은 이건 국가행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관에게 국가행사를 우리가 대행해주니까 몇 군데 기업에다 전화해주쇼. 그랬어요. 그래서 정장관이 대기업에다 직접 전화를 해 가지고 경비 제하고 약 4-5천만원 소득이 됐을 것이고, 90년 김윤환 장관이 했을 때도 상당한 수입이 됐을 거예요.
기억은 잘 못하는데 한 7∼8천만원 남았을 것으로 보고, 91년 김동영 장관이 했을 땐 역시 4∼5천만원 협회에 도움이 됐고, 92년도 최형우 장관이었을 때는 정무장관실에서 대선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회장님 한번 쉬쉽쇼. 그러기에 나는 그렇게 못한다고, 전통이 있고 역사성이 증명해주는 건데 필요할 땐 하고 필요 없을 입장이 안되면 내 명의로 할랍니다. 그래서 내 명의로 보냈어요. 그래도 항시적으로 하니까, 그리고 많은 돈이 아니니까 기업에서 도와주더라고, 그래서 적자는 안 났어요. 이익도 없었지만, 금년에는 내가 알기로는 적자가 1천7백-8백 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예술제는 뿌리내렸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돈 여기서 내 맘대로 쓰지 못합니다. 장관이 일일이 지출결의서를 따지니까요.
-그 돈은 전적으로 협회를 운영하는데 쓴 겁니까?
=그렇지. 그대로 전용돼 들어갔으니까.
-그렇다면 협회를 운영하는데 1년 예산을 얼마를 잡고 있습니까?
=3억에서 3억 5천만원입니다.
-그러면 예술제가 그렇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나머지는 내 개인의 능력으로 조달한다고 봐야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엄청난 돈을 이일에다 쏟아 부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 10억 정도 됩니까?
=솔직히 말해 10억은 안되고, 나는 큰돈이 없었던 사람이니까 개인재산은 한 4억 정도 투자했다고 봐야 해요.
<전과 12범의 궤변이라니, 억울하다.>
-미묘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지장협이 장회장 개인의 과거전력 때문에 묶여 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즉 장회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볼 수 있는데 불미스러운 과거전력 때문에 장회장이 발이 묶여 있으니까 장회장 뿐만 아니라 더불어 협회가 크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오히려 금년에는 어쨌든 국민훈장도 받았고 평통자문위원도 맡으면서 행보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 발이 묶여 있다는 얘기는 무슨 얘긴지 이해 못하겠습니다.
-자신의 과거전력에 대한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렇잖아도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언젠가 할려고 그랬습니다. 나를 왜곡 음해 하는 세력들이 음해 하기 위해서 그러는데 어떤 신문에 보니까 "전과 12범의 궤변", 이런 것도 있어요. 그런 자료를 내가 다 모으고 있어요. 나는 전과 12범이 아니라 광주에서 무등복지회라고 사설금고를 운영하다가 부실대출로 인해 고소를 당해 가지고 결국은 내가 자수한 거예요. 그때 판결문도 가지고 있어요. 내가 85년도 6월 22일에 구속이 돼가지고 10월 20일쯤 나왔는데 그런 일밖에는 없거든,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나머지 채권자들이 계속 고소를 해가지고 무혐의처리 되고 그런 것도 있어요. 사실이 이런데 거기 기록만 된 것을 가지고 전과라고 얘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얘기가 한번 있을 거예요.
-그런 전과가 없단 말씀입니까?
=왜, 있지. 한번 갔다 왔으니까.
-그게 업무상 배임입니까?
=그렇지.
-그럼 나머지 사기나 폭력 부분은 어떻게 된 겁니까?
=사기라고 한 것도 기록을 보면은 그 일로 인해서 집중적으로 고소를 당한 게 있어요. 그때마다 무혐의처리 된 거예요.
-폭력 부분도 그렇다는 말씀입니까?
=폭력도 있지. 그것은 하나 오래된 상황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구속된 것이 아니고 내가 활동하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70년도인가 71년도쯤일 거예요.
-그럼 결국 모든 것이 잘못 알려졌단 말씀입니까?
=대단히 잘못 알려졌지. 이것을 내가 지금은 해명해봤자 변명밖에 안되니까 참고 있어요. 그러나 나중에 백일하에 공개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한 해명이랄까 지나친 부분에 대한 항의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것 때문에 내가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느냐고 그랬는데 그런 것은 절대 없어요. 보라고 문민정부에서 국민훈장 받았지. 직능대표로 평통자문위원이 됐지.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아요.
-예전에 고리대금업을 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얘기는 왜 나오는 겁니까?
=그러니 이 장애판이 내가 보기에 정말 거듭나야 해요. 이대로 나가면 피해의식이랄까 고정관념이랄까, 사회생활을 안해 본 사람들은 몰라요. 내가 고리대금업을 했다 어쨌다 얘기를 하는데 장기철이가 하면 고리대금업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저리대금업이냐 이 말이에요. 내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종로에 사무실을 냈지만 자 당장 운영비도 벌어야 하고 내가 책임을 맡았으니까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그럴려면은 돈을 벌어야 했어요. 그래서 5명을 모아 3천만원을 만들어서 그것이 뭣이냐 일수 바로 그거를 했어요.
-그때 딱 한번뿐이었다는 얘기죠. 지방에 있을 때는 고리대금업을 안 하고,
=오히려 내가 권장을 한 거야. 광주지부도 하다가 치웠고 부산지부도 하다가 치웠는데 그것이 문제란 말이에요. 일반인들은 더 많이 받고 해서 먹고사는데 어째서 장애인들이 하니까, 특히 장기철이 하니까 이게 문제가 되느냐 이거예요. 물론 도덕적인 문제도 있고 정서상 안 맞다는 것을 모르고 한 것은 아니예요. 그렇더라도 운영은 해야 하니까 아픈 마음으로 그걸 한 것인데, 단 돈 10만원이라도 도와주고 단 돈 1천만원이라도 갖다 준 사람이 그렇게 비난을 하면 몰라도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그런 비난을 하는 건 결국은 이 조직을 없애기 위한 모함으로 나는 생각을 하지. 그 부분도 그것도 중간에 사람을 잘못 써 가지고 손해를 많이 봤어요. 원금 낸 사람한테 내가 다 물어줬다니까.
-광주에 있을 때 고리대금업을 해서 돈 좀 벌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광주에 있을 때 돈 좀 벌었을까, 복지금고에서 했지. 금고에서는 그걸 합법적으로 하는 거니까 그걸 해서 돈 좀 벌었다고 봐야지. 나는 자금도 미련을 가지고 있어요. 만약에 내가 이런 위치가 아니라면 돈을 벌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어요. 합법적인 신용조합을 만들자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는 못하지만 누가 건실하게 몇 사람이라도 자금을 모아서 한다면 나는 권장해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전력으로 나오는 것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장애판에서 그만치 나에 대한 기대가 크구나 좋게 해석도 했다가, 어떤 때는 장기철이가 하면 문제고 다른 사람이 하면 문제가 아닌가 섭섭한 생각도 드는데, 나는 지금까지 살아 나온 것에 대하여 빈말이 아니라 양심의 가책이 있거나 내 개인적으로 치부나 어떤 영달을 염두에 두고 뛰어본 적이 없어요.
<기득권자들에겐 강력하게 저항하겠다.>
-지장협 회장을 언제까지 할 겁니까?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후계자를 키우고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은데, 금년 6월 많은 갈등을 느꼈어요. 나는 지금 장애판이 현재로서는 침묵하는 다수보다는 행동하는 소수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다고 봐여. 나는 지금도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협회를 내가 생각하는 우리협회의 설립목적에 부합되게 끌고 나갈 사람이 있다면 나는 밀어줄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이 지금 없어서 문제지만, 이 조직은 내 분신과 다름없어요. 그래서 내가 6월부터 갈등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몇 사람을 만나 손을 때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자 대다수 사람들이 안 된다 그래요. 그래서 왜 안되냐, 회장님 빠져 나갈려면 협회를 움직일 수 있는 예산을 먼저 확보해 놓고 나가야 한다. 내가 빠져나가더라도 어떻게든지 협회가 굴러나갈 수 있도록 해 놓고 나가라는 얘기예요. 그리고 지금 일부 지장협을 음해 하는 세력들은 지장협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장기철이는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어떤 논법이냐면 지장협을 음해 하다가는 조직적으로 대응을 할 것 같으니까 지장협은 빼고 장기철이만 매도하면 장기철이가 귀찮다고 나가버리면 이 협회는 흔들릴 게 자명한 사실입니까. 그게 기득권 세력 내지는 음해 하려는 세력들이 이 조직을 말살하려는 작전이거든, 그런데 우리 조직원들이 먼저 그 얘기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장기철이 없는 지장협이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겠습니까? 지금 사실은 기득권 세력들의 눈에 내가 눈에 가시인 것만은 틀림이 없어요. 왜냐면 원칙이 아니고 기준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반대를 하거든. 거기에 곁들여서 얘기해보면 이번에 황연대 사건 났을 때, 황연대씨하고 나하고는 아무 이유 없이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구. 공연히 그 양반이 나를 인간적으로 취급을 안 해주니까 별로 사이가 안 좋았어. 그런데 이번 사건이 딱 터지더라고.
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을 내놔라 그것도 모든 공직을 물러나라 이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왜 그러냐면 그 문제는 잘잘못을 그만두고 어쨌든 장애인이 차관급에 임명됐다는 사실은 이건 장애인계에 대단한 경사라고 봐야 한다. 그 사람하고 나하고는 쓴 커피 한잔 마실 적도 없어요. 그렇지만 원칙이 있어야 할 거 아니예요. 그렇기 때문에 정립회관에서 손을 뗐으면 그만이지 여기 와있는 사람 그 자리까지 내놔라 하는 것은 이건 대단히 잘못된 보더라고. 그 사람이 나에게 그렇게 호의적으로 대할 이유가 없는데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더라구. 나는 이미 우리 안성혁 이사가 공단 이사장으로 대하더라구. 나는 이미 우리 안성혁 이사가 공단 이사장으로 가는걸 7월 중순에 알았어요. 말은 안 했지만.
그런데 어디서 보니까 장기철이도 공단 이사장으로 가려고 운동을 하고 재활협회도 집적거렸다? 나는 재활협회는 용도폐기론은 이야기를 했어도 거기 가면 뭐하냐 이런 얘기예요. 조직이 있나 뭐가 있나, 아무것도 아냐, 가라고 그래도 안가, 아무런 필요가 없어. 공단? 공단도 한계가 있어요. 아까 말한 대로 정부를 상대로 액션을 취한다는 건 이건 도저히 불가능해요. 그래서 오라 그래도 안가요. 사실은 김창지씨 갈릴 때 당에서 내 얘기가 있었던 거예요. 나한테 전혀 없었던 것은 아냐. 그러나 천만의 말씀, 나는 잠들어 있는 장애인들을 깨워서 장애인 천국을 만들고 장애인들이 인정받고 사는 작업을 하는데 일조 할 뿐이지 나는 그런 자리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나는 여기서 물러나도 애정이 있기 때문에 평생 지장협 이사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후계자는 키우고 있습니까?
=후계자를 키운다는 얘기는 조금 뭐하지만 지금 현재 젊은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어요. 협회사람들은 물론이고 외부사람들도 주시하고 있는데 일단 전망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3-40대 4-5명을 눈여겨보고 있어요.
-하지만 그동안 지장협 내에 심어놓은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서, 그렇게 영향력이 막강한데 누가 감히 와서 장회장 만큼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주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천만의 말씀, 나는 누가 오더라도 나보다 잘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이번에 협회 정관변경을 하면서 명예회장이란 직책을 만들었어요. 이렇듯 나는 떠날 준비를 이미 하고 있는 거예요. 장애판에서는 어느 정도 했다고 하면은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그 사람 명예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정관재정 때 명예회장과 총재직을 신설했어요. 총재는 비장애인이라도 기업을 하는 사람이 일정 금액을 내서 협회를 육성할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해내려는 것이고, 명예회장은 내가 그만뒀을 때 이사는 하고 그래도 명예회장은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말은 물러난다 해도 실질적으로는 뒤에서 섭정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 점들이 바로 확대해석이에요. 전혀 그런 뜻이 아니고 나는 섭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요. 그리고 아까 카리스마 얘기가 나왔는데 카리스마라, 좋게 말해서 추진력이라고 말하면 좋지 않아요. 집념과 정열과 과감한 추진력이 다른 사람들에 눈에 카리스마로 비쳤는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 결론은 음해세력 내지는 자기가 클려고 하는데 지장이 오히려 하니까 위기의식을 느끼고 꾸미는 작전인데 나는 지금 장애판이 군웅활거 시대라고 봐요. 전부 자기가 대장이다. 이것은 어느 시점에서 장애인들이 심판하게 될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장회장이 물러날 시기가 언제라고 봅니까? 가령 2대 회장 만 하고 3대에는 딴 사람을 앉히겠다는 복안은 없는지요?
=그런 얘기 자체보다는 협회가 자립할 수 있는 분위기만 되면은 나는 가겠다. 내가 장애판의 역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래하면 결국 불명예스럽게 장애판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사실은 서울에서 몇몇 행동하는 장애인들이 나를 욕하고 그러지만 저 이남으로 내려가면 내가 영웅이야, 영웅이라고. 수백명이 모여 가지고 내 얘기 한마디 들으려고, 내 손 한번 잡아보려고, 난리예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지만 내가 3년을 단위로 앞을 보고 일을 하고 있는데 여태까지 안맞아 떨어진 게 별로 없었다구. 나는 조직원들이 아쉬워할 때 몰려주는 것이 그 사람이 가장 절실해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나는 이사로만 남을란다. 사실은 이 협회가 내 분신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내 혼과 영혼이 여기 담겨져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사는 일년에 3-4번 이사회만 참석하면 되니까.
-방대한 협회를 이끌면서 고민은 없는지, 그리고 아쉬웠던 부분은 뭔지.
=상황에 따라서 선과 악이 뒤바뀌는 상황입니다. 나는 성미가 급한 것 같지만 치밀해요. 그렇게 우둔하게 일을 한 합니다. 또 장기전을 펴는 데는 누구한테도 질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어요. 과감성이나 간덩이 크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고. 나는 진실이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풍토를 개탄합니다. 지도자를 양성해야 하는데 이루어지지 않는 게 아쉽고 기득권자들에게는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마지막으로 밝혀두는 바입니다.
이 인터뷰는 본지 8월호에 "조일묵, 그리고 시작된 장애판의 지각변동"이라는 기사가 나간 뒤 지장협측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장기철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능한한 가감 없이 그대로 전재했음을 밝혀둔다.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장기철씨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이 내려주리라 믿는다.
글/이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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