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이야기1]어느 행정관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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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정관료 이야기
세치 "혀"의 방자함, 세치 "혀"와 언어습관, 세치 "혀"와 행정관료. 우리는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는 속담 역시 기억하고 있다. 세치 혀끝에서 나오는 "말"이 개인의 사고수준과 철학체계를 나타내고, 개인의 전체를 표현하는 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언어습관에 따라 사람에 대한 판단기준을 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말 때문에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업무와 관련한 신뢰성을 크게 잃은 한 행정관료가 있어 소개한다.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이 장애우교육을 전담하고 있으니 장애우 교육현실이 이렇게 열악하죠. 장애우의 교육행정을 전담하고 있는 사람이 왜 이렇게 방자하죠? 그리고 난 아줌마이지만 고○○이라는 이름을 엄연히 가진 장애어린이의 어머니입니다. 자꾸 "아줌마",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세요. 더구나 이 자리는 장애인교육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권위 있는 자리입니다."
지난 9월 9일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개최된 "장애인교육 관련 법안 토론회"에서 방청석에 앉은 한 장애우 어머니는 교육부의 의무교육과 사무관 김○○씨를 향해 일침을 놓았다.
그런데 김씨는 "아줌마가 질문한 내용에 대한 것은…,"이라며 또다시 "아줌마"라는 용어로 대응했다. 그러자 방청석 여기저기서 야유와 비난의 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토론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회자가 애써 자리를 수습한 후, 다시 토론을 계속했으나 김원경씨의 "아줌마"운운과 방자한 태도는 일관성 있게 계속되었다. 그야말로 권위가 있어야 할 토론회가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이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씨가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안"의 설명에 앞서 "본인은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이나 그간 장애인교육을 전담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고 말문을 열면서이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는 방청석에 앉은 부모들의 질문에 굳이 "아줌마"라는 용어를 고집하며 답변하는 김씨에게 봇물 터지듯 항변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행정일선의 관료가 "토론회"라는 공식행사에서 보여준 태도는 그야말로 무례와 방자함, 그 이상이었다. 김씨는 "특수교육과가 있는 학교 학생들은 수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 교육은 실시해야 됩니다. 그리고 언제 어느 곳이든 나하고 한번은 만나야 될 학생들이…"라며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학생들의 실력 차를 운운하고는 협박하는 자세까지 보여주었다.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를 드높였다.
"학교별 학생들의 수준이라니, 그리고 지금 협박하는 건가…"
토론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한 참석자는 ""과"수준도 아니고 그나마 단 한사람밖에 없다는 장애우교육 전담자의 "말 속"이 저렇게 방자하니 장애우교육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근심 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도리짓했다.
"장애우교육권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시급한 것은 "과"수준의 행정체계 설치"라고 이날 참석자들 모두 입을 모았다.
글/김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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