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컴퓨터 산업이 몰고 온 첨단병
본문
<첨단산업과 문명병>
지난 1월 26일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 강아무개 어린이가 집에서 텔레비전에 연결된 가정용 전자오락기로 게임을 하다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이보다 하루 뒤인 27일에는 부산의 최아무개(10·국교4) 어린이가 국내 회사에서 만든 전자오락기로 게임을 하던 중 몇 차례 발작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 사고는 미국에서 게임 도중 발작을 일으킨 한 소녀의 아버지가 게임 제조회사를 상대로 국제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지 불과 며칠 만의 일이었다.
간질은 대뇌의 신경섬유인 뉴런의 과잉 발사에 의해 일어나는 반복성 발작을 주요 특징으로 하며 그 발작은 뇌의 결렬하고 비정상적인 활동에 의한 것으로 대부분 임신중 혹은 출산시 뇌에 가해진 손상이나 병변에 유래한다. 발작 증상은 그 발현부위와 넓이의 범위에 따라 경련, 의식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발작의 원인에 따라 이전에 발병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증상(혹은 외인성) 간질, 확인되지 않은 경우 잠재성(혹은 진성) 간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발작이 일어나는 것이 전반적인가 부분적인가에 의해 "전반성 간질"과 "부분 간질"로 나누기도 한다.
한편 최근에는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한여인이 이동식 무선전화기 때문에 뇌암에 걸려 사망했다는 텔레비전 뉴스가 연일 보도되면서 사실확인을 둘러싸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를 비롯한 새로운 첨단기기들이 늘어나면서 전에는 찾아 볼 수 없던 "문명병"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이나 대책마련에는 속수무책이어서 그 피해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첨단병"으로는 1989년 문화방송에서 타자수로 일하던 여성노동자가 처음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던 소위 "키펀처병(경견완장애)"을 비롯 사무 자동화로 하루종일 컴퓨터의 단말기를 들여다 봄으로써 신체적 정신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브이디티(Video Display Terminal=컴퓨터 단말기)증후군" 등이 대표적이 었다. 그러나 이외에도 이번에 밝혀진 전자오락으로 인한 "광과민성 간질"과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휴대용 무선전화기에서 발생하는 고주파가 뇌세포를 자극해 암을 일으킨다는 "고주파병"을 비롯 하루라도 컴퓨터를 만지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불안해 쉬는 날에도 사무실을 찾아 컴퓨터를 만져야 하는 "컴퓨터 중독증"등 첨단 산업이 몰고온 부작용은 의외로 심각하고 널리 퍼져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간질">
이번 전자오락 사건으로 새롭게 밝혀진 "광과민성 발작"은 비디오 게임에서 나오는 주파수와 사람의 주파수가 맞아 떨어져 발작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이에 대한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표보면 인간의 뇌에서는 델타파(0.5-3.8Hz·헤르츠는 1초동안 진동하는 횟수) 세타파(4-7Hz) 알파파(8-12Hz) 베타타(13-22Hz)의 네가지 파장의 주파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중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것은 알파파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러한 알파파는 도시가스나 시멘트, 돌 등에서 나오는 라돈가스(우라늄이나 온천수등에도 들어있다)의 파장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1981년 미국 엠아이티(MIT)공대 그레그 월터스 교스는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것은 화면에 일정한 모습이 매초동안 반복해서 리듬을 만들면 그것에 사람의 뇌가 공명(외부 음파의 자극에 의해 그것과 같은 진동수의 소리를 내는 현상)하기 때문이며 여기에 과부하가 걸리면 서로의 주파수가 완전히 일치해 발작을 일으킨다는 학설을 발표했다. 따라서 같은 게임기라도 작동할 때 8헤르츠가 아닌 다른 주파수를 내는 것이면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실제로 일반 게임프로그램은 보통 20-22헤르츠의 주파수를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간질 발작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일본 닌텐도사의 "스트리트파이터2"등의 전자오락은 화면구성기법상 8헤르츠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유럽공동체 진상조사단은 이들 회사의 제품별 주파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디오게임 단말기는 전면에서 빛, 엑스선, 자외선 정전기 등이 나오는 것 뿐만 아니라 옆면과 뒷면에서는 이보다 훨씬더 위험한 정자장, 초저주파, 저주파, 에프엠파, 티비파 등 10여가지의 전자기기파가 나오고 있어 빛의 파장에 의한 간질발작보다도 사실상 이들이 더 위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각종 전자파는 귀울림, 현기증, 만성피로를 비롯 암(癌) 발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역시 시급한 실정이다.
<현대문명의 그늘>
한편 이번 "전자오락"은 단순히 게임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서부터 어른까지 소위 "첨단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빚어진 "소외와 인간성 말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면서 곳곳에서는 게임기를 치워버리는 등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그동안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혼자 방안에서 게임기와 씨름을 하던 이들 "전자오락세대"는 이미 고유의 정서를 잃어버려 그들 나름대로의 "정서"와 "놀이문화"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전자오락"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중 많은 숫자는 컴퓨터와 함께 자라 곧바로 자동화 시설이 되어 있는 사무실에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만지며 일을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소외와 고독"에 익숙해 지며 이는 심할 경우 기계만을 무조건 믿고 인간관계를 기피하는 "컴퓨터중독증"이라는 인간성 파괴의 단계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게 처음 알려진 일본 닌텐도사는 세계 전자오락의 70퍼센트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전자오락 제국주의" 기업으로 우리나라에도 전체 게임기 수요의 약 반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독자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간질 발작"과 함께 새로운 "기술종속"문제 역시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업자들이 매출액 감소로 울상을 짓고있는 이면에서 아이들은 고유의 놀이를 잃어버리고 자신도 모르게 이처럼 "문화종속"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첨단기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이에 따른 업무환경이 변함에 따라 "빌딩중후군"이나 "브이디티 증후군" "컴퓨터 중독증" 등 현대 문명과 함께 다가온 이들 "첨단병"은 기능과 편리함만을 좇는 우리사회 풍토와 맞물려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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