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잘못된 복지용어의 개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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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박약이라는 용어는 과학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더욱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손상하고 있어 학회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 보는데…"
지난해 8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세계정신박약연구회의에서 개최국 오스트레일리아가 제안했다. 43개국에서 1,100명의 연구자가 모인 회의에서 이 동의는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으며 새로운 학회 이름으로 "세계인터렉추얼 디스어빌리티 연구회의"가 선택되었다. 인터렉츄얼 디스어빌리티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할지에 대해 여러번 생각한 끝에 외국어 그대로 두고 얘기를 진행시키기로 한다.
<정신박약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실은 일본에서도 30년전에 "정신박약"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의제기가 있었다. 당시 중학교의 특수학급에서 비상근강사로 있던 시미즈 현 사이다마(琦玉)대학 교수가 일본교원노조의 교재연구집회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했던 것이다.
"우리들의 정신은 얇지도(薄) 약하지도(弱)않습니다. 우리를 정신박약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십시오" 이러한 소리에 공식으로 답한 제 1호는 전 일본특수교육연맹으로 1985년 4월호부터 기관지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28년동안 사용해온 "정신박약연구"를 "발달지체교육"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다른 단체는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법률용어의 정신박약을 계속 사용했으며 매년 9월이 되면 "정신박약애호의 달"이 집행되었다. 논쟁에 새로운 불을 붙인 것은 "생일감사운동본부"였다. 발족 25주년을 기념해 기관지「운동 입문서」101호에 고문 이또오(伊藤隆三) 요꼬하마시립대 교수가 <나는 크게 뉘우친다. 그 아이들은 계발아(啓發兒)였다>는 논문을 실었다. 1990년 2월의 일이다. 논문의 요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은 전인격을 나타낸다. 따라서 정신박약은 전인격의 결함이라는 이미지를 피할 수 없다. 둘째, 지혜는 기독교에서도 불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개념인데 간단히 "지혜가 뒤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셋째, "장해(障害)"는 일찍이 그 쓰임새가 "장애(障애)" "장애(障碍)"의 애나 애(碍)가 상용한자에 없기 때문에 안이하게 "해(害)"라는 글자를 갖다 붙인 것인데 "해(害)"는 해충, 해독, 위해, 해악 등에 쓰이고 있다. 따라서 장해자나 장해아로부터 "좋은 인상"을 떠올리는 사람이 거의 없는 무신경한 말이다. 넷째, 나도 그러한 무신경한 사람이었으나 크게 뉘우치고 바꾸기로 결심했다. 다섯째, 그래서 "장해아"를 "계발아"로 부를 것을 제안한다. 그 아이들이 사람들을 계발하고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주인공이라고 하는 신념에서 이다. 여섯째, 특수교육, 장해아 교육은 "계발교육"으로 양호학교는 "계발학교"로 부르도록 한다. 맹아가 "계시아", 농아가 "계청아"등으로 불러지게 되면 사람들마다의 이미지가 분명하게 되며 내일을 향한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계발아 제안의 파문>
이 계발아 제안은 너무나 대담해 관계자들 사이에 찬반양론이 일어났다. 시설 관계자의 모임인 일본정신박약애호협회(애호협회)는 1990년11월 400호에서 용어문제를 특집으로 게재했다. 애호협회 등 "정신박약 4단체"가 모인 정신박약복지연맹은 1991년 1월의 이사회에서 "정신박약애호의 달"의 "애호"를 "복지"로 바꿀 것을 먼저 결의했다. "애호는 지금은 동물애호 이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한쪽에서 사랑을 주고,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 사랑을 받고 보호를 받는 사람이 있다는 구도는 모든 사람이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 인권사상에 맞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해 생일감사운동본부 기관지와 이또오 교수의 호소에 답했던 것이다. 또한 연구자 모임인 일본정신박약연구협회는 5월 발행된 기관지「발달장해연구」14권 제 1호에서 "정신박약 용어 문제를 생각한다"는 특집을 꾸며 15명 전문가에게 의견과 제언의 장을 제공했다.
일본정신박약자애호협회는 기관지 이름「애호」를 우선「AIGO」로 바꾸고 5, 6, 7월 3호 연속으로 "정신박약의 명칭과 인권을 다시 생각한다"는 특집을 실었다. 교육관계자의 전일본특수교육연맹의 기관지「손을 잡은 사람들」은 7월호에서 호칭문제에 대해 이렇게 실었다. "「손을 잡은 사람들」은 자신과 시민의 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새롭고 멋진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이 잡지는 새롭게 변합니다!" 정신박약을 대신할 많은 말들이 제안되었다. 애호협회는 대안으로 정신지체, 지능지체, 지혜뒤처짐, 지능장해, 지적장해, 발달장해, 정신발달지체, 학습곤란 등의 말들을 짜냈다. 그중 지지자가 많은 것은 "지적장해"와 "지적핸디(캡)"를 나눠서 사용하자는 의견이었다.「지적장해」를 제안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이점을 들었다. ① 지적장애는 중년에 교통사고를 만나 노인성치매가 되는 것과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을 포괄할 수 있다. ② 신체장해, 시각장해, 청각장해, 정신장해와 나란히 놓기가 확실하고 장해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나 그룹과 문제를 공유할 수 있다. ③ 이러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해의 자기인지" 다시 말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곤란한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도울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 그 위에 자신을 가치있는 인간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가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장애라는 말에서 피하지 않는 편이 좋다.
<지적장해와 지적핸디캡>
"장해"라는 말에는 많은 사람이 저항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8월 "정신박약을 대체할 말은?" 이라는 아사히 신문의 사설에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보냈는데 그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만약 외국의 "외"(外)라는 문자가 상용한자에 없을 때, 해국(海國)이라고 썼을까?" 글 머리에 인터렉츄얼 디스어빌리티의 번역이 어렵다고 썼다. 디스어빌리티를 영어사전에서는 무능, 무력, 폐질, 상실, 눙력결함으로 번역해 놓고 있으며 이것은 "디스"(Dis-)를 부정, 손실이라는 의미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디스어빌리티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거나 잠재 돼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 학자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디스어빌리티를 "장해"라고 번역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러 저러한 사정에 의해 "지적인 핸디(캡)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가하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장해"가 그 당사자의 상표처럼 붙어다니는 것에 반해 "핸디캡"은 사회의 미숙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를들어 북유럽에서는 휠체어를 탄 사람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미는 사람, 발이 약한 사람,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사람도 "이동의 핸디캡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화하고 있다. 그 핸디캡을 최소화하기 위해 역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며 버스의 차체를 낮게 한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배려가 있으면 디스어빌리티가 있다해도 핸디캡 없이 지나다니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행정관청의 문서를 쉽게 쓰도록 고쳤으며, 회의의 내용을 쉬운말로 번역해 통역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 지적인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다. 나 자신이 "장해"를 "자기인지"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동시에 사회가 장해를 가진 사람의 "핸디캡"을 나눠지고 무지와 두려움을 자기인지로 변화시키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 "수산" "갱생" "수용" "조치"‥‥‥. 잘못된 복지용어에 대해 여기저기서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이 잡지의 독자 중 복지전문가가 있다면 적절한 말을 찾아내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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