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호사께 물어보세요
본문
문 <아는 사람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는데…>
비디오 가게를 하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우입니다. 손님들을 상대로 말을 많이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저 혼자서는 가게를 꾸려나가기 어려워 잘 아는 형님과 함께 일을 시작했습니다.
가게를 차리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제가 대기는 했지만 같이 일하시는 형님을 종업으로 하기도 어려워 사업자 등록증을 그분 이름으로 내드리고 "동업"형태로 가게를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분이 "사체"를 빌어쓰고는 어디론가 잠적을 해 버린 것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사업자등록증에 가게가 그분 이름으로 돼 있어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면서 만약에 돈을 갚지 않으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제 가게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요?
글/이도선
답 <사업자등록증만 가지고는 소유권주장 할 수 없어>
이도선씨의 선배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채권자)은 꾸어준 돈(사채)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도선씨의 선배(채무자)에게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게 됩니다. 재판에서 이길 경우 그 사람은 패소한 사람의 재산에 대하여 "집행"을 하게 됩니다. 집행이라함은 돈을 꾸어간 사람의 재산을 "경매"라는 절차를 통해 사건과 관계업슨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입니다.
경매를 통해 재산을 산 사람은 법원에 경매에서 결정된 금액을 내게되고, 법원은 그 금액 중에서 재판에 이긴 사람의 판결문에 기재된 금액과 이자를 지급하고 만일 남는 것이 있다면 경매로 재산을 빼앗긴 사람에게 돌려주게 됩니다.
만일 채권자가 받은 금액이 판결금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다시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채권자가 판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경매절차를 진행시킬 수 있는 대상재산을 법률적으로는 "집행재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집행재산중에는 토지나 건물과 같은 부동산도 있고, 자동차나 선박과 같은 동산도 있고, 때로는 채무자가 세들어 사는 집의 전세보증금도 있을 수 있으며, 채무자가 근로자일 경우에는 채무자가 받는 봉급등도 집행재산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냉장고, 텔레비전, 비디오 등 재산적 가지가 있는 것은 모두 집행재산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판에 진 사람의 재산이 아니라면 아무리 승소를 하더라도 집행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에 대한 채권자가 승소판결문을 들고 부인과 함께 사는 집에 "집행"을 하러 왔을 때, 그 집에 있는 냉장고, 텔레비전 등이 남편이 산 것이 아니고 부인이 결혼할 때 사온 것이라면 이들 물건의 소유권은 남편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부인에게 있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승소판결문으로는 부인의 재산에 집행을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집행재산이 과연 누구의 소유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등장하게 됩니다. 토지나 건물, 자동차, 선박과 같은 경우는 등기부등본이나 등록원부 등에 그 소유자가 나와있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지만 전세보증금은 애매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우리 법률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판결로 자신의 재산에 집행을 시도하는 경우 그 재산이 자신의 재산이라는 사실을 밝혀 집행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열어 놓고 있는데 이를 법률적으로는 "제3자 이의의소"라고 합니다.
이도선씨의 경우 비디오 가게를 꾸리는 비용을 모두 냈음에도 다만 사업자등록만을 선배명의로 했는데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사업자등록자 명의를 누구로 하였느냐는 소유권을 나타내는 표시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이도선씨의 선배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승소판결문을 가지고 집행을 들어오더라도 비디오 가게에 있는 재산은 이도선씨의 재산이기 때문에 집행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비디오 가게가 세들어 있다면 이도선씨가 오히려 불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아직 전세보증금에 "채권가압류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하루 빨리 집주인과 의논해서 전세계약서를 이도선씨 이름으로 새로 만들 것을 권해 드립니다.
글/이성재 변호사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