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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대중 대통령 후보 초청 "장애인복지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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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 초청 "장애인복지정책토론회"
참된 민주정부 수립만이 장애우복지 앞당겨

  지난 10월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국제회의 장에서는 장애우를 비롯 3백여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장애인복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성재·한신대 교수) 주최로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후보 초청 "장애인복지정책토론회"가 열렸다.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장애우복지를 본격적인 정치적 관심사로 이끌어내기 위한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김성재 공대위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이 정책토론회가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4백만 장애인들이 하나로 단합하여 장애인 복지를 자주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 토론회는 장애인들만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약하고 보잘것없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고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올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정책토론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성재 위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대중 총재는 기조발제를 통해 "우리 인구의 1할인 4백만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고통과 소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가의 정책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고찰해야 할 점"이며 "장애인 문제를 다루는데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장애인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천부의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장애인 복지정책의 이념을 밝혔다.
   김 후보는 이와 함께 "현재 전체의 81 %에 이르는 장애인이 산재, 교통사고 등 출생 후의 문제로 장애인이 되고 있어 모자보건과 함께 이에 대한 예방으로 상당수의 장애인 발생을 줄일 수 있으며 일단 장애인이 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개발해 이 사회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조기교육과 고등학교까지의 의무교육" "재활의료시설의 강화" "복지서비스시설과 재가장애인 복지서비스 확충" "고용촉진법의 의무고용비율의 증가" "장애인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개선을 위한 언론과 장애인단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소득보장과 복지행정체계 등에 대해서는 "현재 장애인에게 주는 수당 등 모든 것을 다 합해도 300억 밖에 안 되는 데 이는 확실히 바뀌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는 "행정의 비능률과 부패 등으로 중앙과 지방 정부에서 낭비되고 있는 돈을 절약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고 이 돈으로 "장애수당" "장애연금" 등을 확대하는 한편 장애인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보장구에 대한 보조금과 세금감면"" "저리융자" 등과 함께 "사회복지청을 신설 장애인 문제를 전담하는 "국"을 만들고 장애인에 대한 국가예산을 적어도 국가예산의 0.5%에서 1% 수준인 1천6∼7백억에서 3천억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의 장애인측 대표토론자로 나선 서광윤 회장(사단법인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은 "우리는 선량하고 정직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하며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회구성원이 다같이 참여하고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건설을 희망하고 이를 요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 토론회가 앞으로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정책 수립에 있어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사람은
김승국(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김완(한국청각장애자복지회 회장)
김윤태(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강남성모병원재활의학과전문의)
방귀회(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장) 심동섭(공대위부위원장·한국농아복지회 상임이사) 임통일(교통장애인협회회장) 조창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변호사) 조흥식(서울대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종상(한국장애인부모회 이사·고려대의대 교수) 등으로 "일반복지" "의료" "특수교육"을 비롯 "장애인의 고용과 직업자활" 등 장애우의 삶의 변화에 맞춘 18개 항목에 관한 김대중 대통령후보의 의지와 소신을 물었다.
  다음은 이날 정책토론회의 장애우측 질의와 김대중 후보의 답변을 요약한 것이다.

<1. 일반복지 부분>

  <방귀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혼자 힘으로 비장애인들과 접촉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대중교통수단에 편의시설이 확보되어야 하고(특히 청각장애인들에게도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장애인이 공공시설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각 종의 건축물에 편의시설 및 유도시설을 갖추도록 제도적으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장애인에게 접근권(Access Right : 모든 시설을 자유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을 보장하여 장애인의 접근권을 방해하는 경우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에 관한 김 후보의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김대중>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두가 장애인입니다. 독수리가 높은 하늘에서 땅 아래 다람쥐가 기어가는 것까지 보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장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 토끼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까지 듣는 청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귀, 청력이라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이런 얘는 얼마든지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정상인의 조건에만 맞게 만들어진 시설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 장애인의 아픔을 모릅니다. 때문에 우리보다 조금 불편한 분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세계 각국 어디서나 하고 있는 일입니다. 또 우리나라 법률에도 당연히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설치하려고 노력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각성을 하지고 있는 점도 문제지만 언론도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부의 강한 의지가 얼기 때문에 장애의 편의시설, 즉 장애인 자신이 접근하고자 하는 시설로부터 차단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가 정권을 잡으면 이 문제는 반드시 정부가 주도해서 민간단체를 포함한 장애인 단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 저희가 새로운 민주정부를 맡게 되면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서 모든 사람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장애인들이 시설에 접근할 있는 권리를 앞장서서 촉진시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심동섭>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는 청각장애인을 위하여 텔레비전 화면에 자막, 또는 수화통역 등을 삽입하며 청각장애인용 통신기기를 개빌 보급하고 전문수화통역인 제도를 실시하여야 하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서 및 녹음서 출판시설 등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화 환경 확보에 대한 귀하의 의견은 어떠하신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장애인도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생존이 보장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욕구도 당연히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지적하신 문제들은 상당한 기술적인 개발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권을 맡게 되면 장애인도 문화적 접근을 보통사람들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예산과 시설, 그리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완> 장애인에게 있어 체육은 장애부위의 기능감퇴를 예방하고 사회 적응능력을 향상시켜 장애를 입지 않은 사람과 더불어 동등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운동을 하고 싶어도 안전하고 적절한 시설과 장소가 없을 뿐 아니라 전문지식을 갖춘 지도자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체육시설에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며 각 복지시설이나 특수학교 등에 장애인 체육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체육지도자들이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특수체육의 전문성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생각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장애인이 체육, 레크레이션 등 이런 부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첫째, 체육교과 과정에서 장애인을 위한 과목을 개설하고 내용을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러한 일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또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시설도 늘리고 동시에 각 지역에 있는 사회체육단체의 프로그램에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를 삽입시켜 발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흥식> 장애인의 사회재활은 관련 전문인력(재활사회사업가,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재활의사, 보육사, 임상심리사, 언어치료사, 특수교육교사, 직업생활상담원 등)의 협력체계(Team Work)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들 전문 인력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문 인력의 양성, 배치, 처우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복지시설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 인력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각 복지시설의 예산지원도 지극히 미약한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김대중> 저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장애인 문제에 관한 관심은 많지만 구체적인 지식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주택문제에 대한 배려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공공주택을 지을 때 일정 비율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알맞게 시설을 고쳐 건축해서 임대, 분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야에 대해서는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장애인은 아무래도 정상적인 사람과는 다른 특수한 신체적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수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 재활 시키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고 또 전문 인력이 장애인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제대로 개발될 수 있게 우리가 도와줘야 할 것이고, 아무리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있다고 해도 그런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먹고살아야 하고, 가정생활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기관에 있는 분들이 안심하고 종사할 수 있도록, 그래서 다른 직장에 비해 억울하다고 여기지 않도록, 마음의 갈등 없이 장애인들을 돕는 의욕이 일어나게 재정적 지원,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개발 등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사실 미약합니다. 우리가 복지시설을 찾아갈 때 시설에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 등이 적극 촉진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겠고 전문 인력에 대해서는 더욱 존경심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됨과 아울러 보수도 확보되는 분위기가 되어야겠습니다.

  <조창영> 최근 뇌성마비 장애인 최일권씨가 대전시에서 시행한 공무원채용시험의 필기시험에 합격하고도 면접에서 무려 7번이나 불합격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뒤 최일권씨는 총무처에서 시행한 국가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결국 대전시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국가기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김대중>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부당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아직도 국가기관조차 법에 명시된 당연한 장애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이런 일종의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현실이 개탄스러운 것입니다.
  따라서 참된 민주정부로서 국민의 인권을 천부의 권리로 인정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을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하는 정부가 나왔을 때 이런 잘못된 분위기는 없어질 것입니다. 이 부분은 법으로써 엄격히 시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애인에 대한 사고방식이 바뀌어지고 오히려 더불어 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빨리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들은 장애인고용촉진법에 의해서 3백여 명 이상이 일하고 있는 기업과 국가기관에 2% 이상이 취업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2%가 아니라 3% 이상으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해야 하고, 기업체의 절대 다수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백 명 이상이라는 기준은 너무 높기 때문에 고용기준을 1백5십 명 정도로 낮추어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재> 민주당, 특히 김 대표께서는 서민들의 주택문제에 심혈을 기울여 온 젓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장애인들의 주택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분양, 임대주택 분양 등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주택문제에 대한 배려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공공주택을 지을 때 일정 비율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알맞게 시설을 고쳐 건축해서 임대, 분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의식주가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입는 것과 먹는 것은 크게 부각되지 않으나 주택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도시인들에게 어려운 문제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민생 문제의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장애인들은 주택문제가 더 절실하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장애인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국가가 1년에 공공주택을 어느 정도 지으면 민영, 공영을 불문하고 일정 비율을 장애인들을 위해서 할애하도록 제도의 정착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2. 의료부분>

  <김윤태> 장애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이나 그중 임신과 출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장애의 경우 모자보건의 강화를 통하여 임산부와 태아의 장애요인을 조기에 발견하면 장애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장애의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 장애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장애인의 재활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은 임신과 출산단계에서 장애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도 1992년부터 전 신생아에게 선천성 대사이상검사를 무상으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헌법정신에 따라 출생 시부터 모든 국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장애발생 예방조치를 국가가 무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좋은 방안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우리나라에서 지금 제가 알기로는 선천성대사이상검사는 92년도부터 전국 신생아에게 무료로 실시한다고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조치를 조기에 시행하면 장애발생을 많이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사람이 장애를 가지고 사느냐, 정상인으로 사느냐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인데 예방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방치된다고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인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통계로는 앞에서 언급한 검사를 받고 있는 신생아가 5만여 명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이것을 정부 약속대로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국가적, 개인적, 불행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인도적으로, 나아가 인권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임통일> 장애는 일반적으로 질병으로 인하여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질병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장애발생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로 인한 장애발생의 예방을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산업재해를 막고 교통사고를 줄이는 등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귀하의 의견은 어떠한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장애인의 80% 이상이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인이 되고 있고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국가나 사람들의 부주의나 또는 과실 이런 것들로 인해서 장애인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 부분 우리가 주의하고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장애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뿐 아니라 공장에서도 장애를 막겠다는 인식을 갖고 위험한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불량 시설을 개선하며 안전수칙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하는 것 등등 이러한 노력을 실시하는 업체는 그렇지 못한 업체보다 훨씬 더 사고율이 적고 당연히 장애인이 덜 나을 것은 지명한 이치입니다.
  교통사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현실은 교통사고가 날수 밖에 없는 난맥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택시가 마치 살인무기처럼 거리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택시 기사들이 "성과급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더 벌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할 수 없고 또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건 규칙을 위반하건 상관하지 않고 뛸 수밖에 없으며 또 그런 심정으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사고가 더 나기 마련인 것입니다. 사고가 나면 당연히 장애인은 더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도로교통 사정도 교통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로노면을 제대로 닦지 않았다던 지, 고속도로와는 맞지 않는 구불구불한 굴곡이 그대로 있음에도 도로는 제대로 포장되지 않았지만 자동차는 달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덮어놓고 달리다 보니 당연히 사고가 나고 이런 도로사정이 장애인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너무 많은 자동차가 거리에 붐비고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입니다. 제가 지난 5월에 엘에이를 방문하고 이번 9월에 워싱톤을 갔는데 가서 보니까 예전에 제가 한 3년 미국에 산적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자동차가 많은 것은 똑같지만 워낙 자동차가 폭주하는 한국에서 살다 가니까 미국은 자동차가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 근본적으로 교통정책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우선 적어도 도시 교통의 7할 이상을 지하철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도로를 적극 확대시켜야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도로는 1.5배 밖에 늘어나지 않았는데, 자동차는 무려 20배 이상 늘어났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고가 빈발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국가예산에서만도 1년에 3조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고, 부동산투기에 강력하게 대처,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흡수하면최소한 5조원 이상의 돈을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복지에 드는 부담은 정부가 바른 재정정책만 수립해서실행하면 감당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동차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해야 합니다. 또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도 주의를 환기시켜야 합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술 마시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외국은 음주운전은 중벌에 처합니다.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거꾸로 지위가 있으면 봐주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데, 이러한 사회풍조는 시급히 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세계 최고의 교통사고 나라"라는 이 불명예스러운 현실을 시정시키고 나가서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인 양산을 미리 막아야 할 것입니다. 또 불가피하게 장애인이 생겼을 때에는 하루속히 원상 회복할 수 있도록 의학적인 방법 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윤태> 일단 장애가 발생하면 장애의 정도를 줄이기 위하여 재활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극히 적고 재활의료 전문요원의 수도 부족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장애의 조기발견에서부터 장애의 종류에 따른 재활치료를 위하여는 각 시도에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장애인재활병원이 세워져야 하고, 종합병원급 이상의 병원에는 반드시 재활의학과가 설치되어야 하며, 각 장애인복지시설에는 진료소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또한 그러한 의료재활센터를 운용할 의료전문요원의 양성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귀하의 견해는 어떠하신 지요.

  <김대중>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예산은 너무나 적은 상태입니다.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예산은 거의 원시상태, 초보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장애인 시설이 전국 중요한 도시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시설을 각 지방, 도청소재지, 대도시마다 만들어서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재활보건 간호사라던가 치료사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분들을 양성하고 채용해서 재활치료가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간혹 장애인 시설에 가보면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아서 상당히 좋은 상태에 있는 것을 봅니다.
  우리는 정말 국가가 하겠다는 결심과 애정을 가지고 예산을 제대로 배분만 한다면 전문적인 일을 성과 있게 해내는 인력을 공급할 수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활동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활동력을 회복하여 정상인 또는 준정상인으로의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은 지금 이 순간도 의학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해서 비탄에 빠져 있고 활동력을 상실해 낙담해 있는 장애인들을 정상화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다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에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장애인들이 많아질 때 사회는 그만큼 인간의 가치가 높아지는 사회가 되고, 서로 화목하고 존경하는 정신적인 문화가 활짝 꽃피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것은 반드시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불치의 병이나 위독한 사람을 보고 자신의 장기나 콩팥을 주었다는 기사를 가끔 봅니다. 그럴 때 그런 행위는 얼마 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모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우리는 재활시설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통일>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그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재활센터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의 재원으로 장애인의 의료재활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장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귀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지금 저희 당에서 검토하고 있는 정책 안을 말씀드리자면 현재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보험 혜택이 180일에 불과한데 이 기간을 3백일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이에 소요되는 재정은 전액 국가가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의지만 있으면 이런 재정을 충분히 끄집어낼 길이 있습니다. 국가예산에서만도 1년에 3조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고, 부동산투기에 강력하게 대처,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흡수하면 최소한 5조원 이상의 돈을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복지에 드는 부담은 정부가 바른 재정정책만 수립해서 실행하면 감당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방귀희> 우리나라 장애인의 80%가 보장구나 재활기기를 사용하고 있거나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 만든 보장구나 재활기기는 제작시설의 영세성과 기술의 낙후로 인하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보장구를 외국에서 수입해 쓰는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으나, 외국 보장구는 외국인의 신체조건에 맞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실제 한국인이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가격도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적절한 보장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한 보장구 개발과 개발된 보장구를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장애인들이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아시겠지만 저는 카톨릭 신자입니다. 제가 작년과 금년 봄에 걸쳐 한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또 한번은 임진각에서 휠체어, 보조기를 장애인에게 기증하는 모임이 있어서 참석해 약간의 돈을 기증한 적이 있습니다. 그 돈을 내면서 저는 어떤 장애인인지는 모르지만 그 장애인이 제 돈으로 산 휠체어를 타고 기뻐할 것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저는 보장구 문제는 물론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종교단체나 언론단체에서 계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이런 보장구를 아직도 외국에서 많이 수입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면세를 해주거나 세금 감면을 해주면 값이 크게 내려가서 당사자인 장애인의 부담이 적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입이 능사가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업체를 적극 지원하고 이런 업체에 대해서도 세제의 혜택, 금융혜택 등을 지원해서 국내적으로는 장애인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수출까지 한다면 장애인도 돕고 국가 경제도 발전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지 않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 특수교육 부문>

  <김승국> 우리나라에는 해마다 약 3만 명 가량의 특수교육대상 장애아동이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특수교육기관이 소화할 수 있는 아동의 총수는 1년에 1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마다 약 2만 명의 장애아들이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제개 발연구원의 보고서 (1989년)는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대상 아동의 80%가 특수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이러한 사실을 잘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있는 특수교육기관도 대부분 도시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농·어촌이나 소도시에 거주하는 특수교육대상 장애아동들은 도시로 유학을 가야만 하는 형편입니다.
  결국 장애인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권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교육법에서 장인의 경우에는 의무교육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각종 관계법령이 위헌적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장애아 교육에 있어 경증의 장애아는 일반 학교에서 일반 아동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고 부자연스럽지도 않다는 마음가짐을 어렸을 때부터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현상에 익숙해지면 일반인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고 장애인들도 스스로 위축되는 그런 심정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증장애아의 경우 특수교육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우선 통합교육을 위해선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미리 학교마다 설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장애인에겐 고등학교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정상인도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못시키는데 장애인을 시키는 것은 잘못이 아니냐고 반론을 펼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장애인이기 때문에 정상인보다 교육을 더 받아야 정상인과 거의 같이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이런 어려운 질문이 계속 나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이 자리에 나왔는데, 어쨌거나 우리가 집권하면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되겠다고 분명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는 모르겠지만 할 것만은 틀림없으니까 가능하면 집권하도록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최종상> 분만사고, 환경, 약물오남용, 유전 등으로 인하여 영·유아 시절부터 정신지체, 뇌성마비, 자폐증 등의 중중장애를 입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증 장애를 입은 영·유아의 경우 조기교육을 통하여 2차적인 장애를 예방하고 사회적응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진외국의 경우 국가가 책임지고 조기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조기교육 현실은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기교육원에 들어가려면 한두 달 길게는 1년을 기다려야 하고 부모들이 한 달에 20∼30만원씩의 조기 교육비를 부담하여야만 하는 실정입니다. 또한 몇 안 되는 조기교육시설은 전문성이 미비하기 때문에 재활교육에 이르지 못하고 단순히 조기수용형태에 머무르는 등 역기능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국가가 중중장애를 가진 영·유아의 조기교육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귀하의 견해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김대중> 여기 나오려니 맨손으로 나올 수 없어 공부를 했습니다. 이 조기교육문제도 전문적인 보좌관의 도움을 받아서했는데 장애아동은 일반아동보다 한 달이라도 빨리 교육을 받아야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보통 조기교육은 4세부터인데 장애아동은 3세부터 조기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는 것"과"한다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산문제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조기교육을 하는데 얼마나 드는지 정확히 알 수 얼지만 국가경제의 큰 범위를 보아서 감당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닌 것

4백만 인구 1할이 되는 거대한 숫자의 장애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은 사실상 다음정권의 복지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문제이고 다음 정권이 과연 인권과 사랑의 정권이 될 수 있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와 똑같이 물질만능주의에만 집중해서인간성이라든가 "사랑"을 도외시한 그런 정권이 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고 봅니다.

으로 판단됩니다. 예산을 절약하면(일반회계예산 3조원과 불로소득에 관한 예산 등을 합하면) 4∼5조의 예산이 남게 되는데 최고로 많이 들어도 기백 억 원 정도 들 것으로 생각되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장애아동이 국가의 훌륭한 인재가 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방안으로 부모의 입장에서 국가가 조기교육에 관해 실천해야한다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최종상>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4만 명의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24만 명의 특수교육문제에 관한 행정을 교육부의 연구사 한 명이 담당하고 있어 특수교육 관련 행정체계가 매우 빈약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교육부내에는 적어도 과(課) 수준의 행정부서가 설치되고, 시 ·도교육청에는 특수교육 전담 장학관이 있어야 하며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교육청 산하기구로서 장애에 따른 적절한 교육내용의 판별 및 그에 알맞은 교육기관에의 배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특수교육전문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와같은 특수교육관련 행정 기구의 전문화와 체계화에 대한귀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김대중> 민주당 안에서도 이에 대해 연구한바 최 선생이 말한 내용이 똑 같습니다. 교육부내에 특수교육과를 설치하고 지금 말씀한 그대로 할 용의가 있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4. 직업교육>

  <김승국> 조금 복잡한 상황을 먼저 말씀드리고 그 다음에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해방 전 맹인교육이 참교육을 하고 침사자격을 주어 침사 행위로 생계를 유지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해방 후 맹인에게 침사자격은 안 주고 안마사 자격만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맹인은 침사 자격을 받으려고 노
력해 왔으며 한때 모 장관이 침 3호 수준까지 허용을 한다고 발표한 적도 있지만 잘되지 않아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맹학교에서 예나 지금이나 안마뿐 아니라 침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고등부 위에 전공과로서 3년 공부 후 침사자격을 주고 있으며 중국도 고등부 졸업생으로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침사자격을 주고 있습니다. 맹인은 예나 지금이나 침사자격을 원하는데 한의사들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부는 특수학교 위에 전공과를 설치하려고 합니다만 여기에 과연 맹인에게 침사자격을 줄 수 있는 전공과정을 설치할 수 있을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맹인에게 침사자격을 주는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있을는지요.

  <김대중> 이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어야 할 사람에게 아주 어려운 질문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침을 놓는 분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아 공신력이 약하다는 것과 또 하나는 한의사들의 강력한 반발입니다. 저희들도 국회에서 여러 번 이 문제를 다뤘는데 솔직히 얘기해서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데다 선거를 앞둔 사정으로 단언적으로 한쪽을 말하기는 어려운데 다만 이 문제는 이해가 다른 당사자가 있어 합리적으로 풀어야 하며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방귀희> 질문을 압축하겠습니다. 현행 특수교육진흥법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특수교육법을 제정할 경우 지금 김 대표가 이끌고 계신 당에서는 저희의 이 법안을 받아주실런지 "예스와 노"로만 간단히 대답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대중> 네, 그것은 지금 말씀드린 대로 저희는 특수교육법의 제정을 당연히 받아들일 것입니다.

<5.장애인 고용과 직업자활>

  <김 완>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직업교육의 내용은 대부분이 전근대적이고 낙후된 기술을 습득시키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중중장애인의 경우에는 장애의 정도에 알맞은 직종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직업재활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능력과 적성에 부합하는 직업을 가져 직업인으로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애인의 적성과 능력을 분석하고 각 직업의 종류에 따른 공정을 분석하여 총체적으로 장애인의 직업영역을 확대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현재 위와 같은 전문적 분석을 하는 기구도 없고 이에 따른 전문직업재활훈련을 실시하는 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에 직업재활훈련을 받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장애인의 능력과 적성을 먼저 판별해야 하고 작업 의 공정을 분석해서 공정에서 요구되는 자격조건을 갖춘 그런 장애인을 적소에 배치하는 등등의 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장애인 직업과 능력을 판별하는 조사·연구 또 장애인과 증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것이 장애인 직업알선에 있어서 우선해야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이 건강한 상태로 직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심동섭> 이렇게 직업훈련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직업재활이 불가능 한 것이기 때문에 1989년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벌써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을 꺼리고 있어 위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들이 장애인의 능력과는 관계없이 편견에 의하여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귀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김대중> 지금 말씀 그대롭니다. 법은 됐는데 시행이 되지 않고 있어요. 이것은 장애인의 활동능력보다는 편견에서 비롯한다고 봅니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분담금만 내는 기업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봅니다.
   이런 문제는 위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따라서 저희가 집권하면 청와대, 국무 총리실부터 각 장관실까지 장애인을 고용해 기업인이 따라는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대통령 실부터 실천을 하여 장애인 고용이 전국적으로 당연한 일로, 일반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TV매체 등을 통해 홍보가 돼 장애인 고용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인도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에서 볼 때 정당한 일이 되도록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김성재> 아직 많은 질문이 남아있습니다만 이미 말씀해 주신 많은 말씀과 정책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앞으로 두 가지 문제만 압축해서 토론을 하고 오늘 일정을 마감할까 합니다. 이미 김 후보 님께서 장애인 복지행정을 위해서 복지적 정도의 행정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에 말씀해 주셨고 장애 인 실태조사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 만 행정부분의 조절과 통합에 관한 문제는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조흥식 교수께 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흥식>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장애인복지정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나타내는 정책기구의 이야긴데 방금 사회복지청에 대한 이야기는 하셨구요. 김대중 총재의 기조발제를 보면 첫 번째 내걸고 계시는 게 교육, 체육, 문화 등 정부 각 부처의 정책자문회 위원들을 할당제를 실시해 거기에 두겠다고 했는데 사실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직속기구로서 특별보좌관 제도같은 것을 두실 용의는 없으신 지요.

  <김대중>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복지행정은 보사부, 교육부, 노동부, 건설부, 체육부 등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널려있는 것을 대통령직속기관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종합계획을 심의하고 관계부처 사이의 업무를 조정하기 위해서 가칭 "사회복지위원회" 같은 것을 설치해서 이 기구에서 하위조직으로 하여금 "장애인복지 위원회"를 설치해 장애인 문제가 이론적으로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러분 앞에 왔기 때문에 여러분 듣기 좋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우리 당은 집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선택해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4백만 인구 1할이 되는 거대한 숫자의 장애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은 사실상 다음 정권의 복지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문제이고 다음 정권이 과연 인권과 사랑의 정권이 될 수 있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와 똑같이 물질만능주의 그리고 모든 것을 경제적 성과에만 집중해서 인간성이라든가 인간의 본성인 "사랑"을 도외시한 그런 정권이 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애인이 단순히 장애 때문에 불행한 생을 안 보내도록, 그리고 장애인이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이런 것도 국가적으로 손해입니다.
  장애인이 자기능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해서 말하자면 정상인이 백을 해낸다면 장애인이 육십 하면 어떻고 칠십 하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이것을 개발하지 않아 열이나 스물에 그친다면 얼마나 국가적으로 손해겠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이것은 장애인 자신의 정신적·물질적 독립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고 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행정이라는 것은 균형 있게 해나가야 되지만 어느 것은 중점적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 장애인의 문제는 말하자면 우리 장계에 있어서도 이것을 플러스로 전환시키느냐 아니면 마이너스인 채로 끌고 가느냐 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 하에 이런 중요한 기관을 두어 가지고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생각하고, 아마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 자신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모든 국무위원이나 공무원들이 역점을 두고 해 나가면 아마 자발적으로 많은 협조를 하지 않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승국> 장시간 신중하고 고무적인 말씀 주신 것 대단히 감사합니다. 끝으로 드리고자 하는 것은 질문이 아니라 요청이 되겠습니다. 앞서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일반 국민의 이해 증진만이 아니라 공직자의 이해증진을 위해 크게 힘써주길 바랍니다. 또 장애인 복지비로 절약되는 3조원과 불로소득세 5조원, 약 8조원 은 쓸 수 있다고 말씀했습니다. 다 쓰실 줄은 알 수 없습니다만 이렇게 얻어진 8조원의 태반은 장애인 복지에 쓸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대중> 그런데 제가 오늘 여기 와서 특별한 있는데요 하는 저한데 질문한 이분들이 전부 다 저보다도 아주 그냥 공자님과 제자같이 차이가 날 정도로 그 분야의 대한 전문가들입니다. 제가 이분들에게 뭐라고 말한 것이 부처님한테 설법한 격이고 공자 님한테 "논어"강의한 격이에요. 그러나 여러분들이 아시면서도 저한테 질문한 것은 제가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에, 정권 잡으면 대통령이고, 못 잡더라도 야당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국가정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이점에 있어서 제게 말을 시켜보는 것이지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이래 가지고 말꼬리 잡아놓고 나중에 그대로 하는가 안 하는가‥‥‥ 말을 부드럽게 하지만 말하자면 아주 무서운 장소예요.
  그리고 이분들이 다 대학교수나 전문지식을 가진 분들로 굉장히 자존심을 가진 분들인데 굉장히 겸손한 태도로 말씀한 것을 보고 뜻밖의 생각을 가졌는데 그것도 여러분들이 장애인에 대한 그 일념, 장애인을 사랑하고 장애인을 측은히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장애인을 도와줄 수 있는가 그런 생각에서 저 김대중이가 아니라 대통령후보 또는 야당의 지도자가 조금이라도 장애인의 문제에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런 간절한 표현을 하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대단히 감사하고 저로서는 느낀 바가 많습니다.  오늘 예산문제를 8조원이 나오면 반 이상 한다는 것은 도저히 못할 일이고요 안 되는 일이지만 여하간 분명한 것은 아까도 말했지만 3백억 정도라면 0.1%입니다. 장애인의 인구는 10%인데 꼭 인구비율로 해야 한다는 것은 없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납득이 가야하는데 0.1%는 너무 적은 것이에요, 중요한 일이에요. 그리고 실지로 돈이 드는 얘기예요. 그런 여러 가지 여건에 비해바도 한마디로 너무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쳐야 합니다. 제가 여기서 무책임하게 몇 천억 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은 못하지만 적어도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것이 옳은 일이에요. 옳기 때문에 그런 것이에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릴 것은 바라건대 이번에 선거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서면 우리 4백만 장애인에게 보다 밝고 희망된 내일이 오기를 바래고 그것이 말로만이 아니라 법률과 제도와 그리고 예산에 의해 뒷받침되는 그런 내일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저의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재> 김대중 민주당 대통령후보께서 그동안 많은 토론회에 참석하신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3시간 가까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가지고 토론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오늘 토론된 얘기들이 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을 믿으며 오늘 장시간동안 토론에 임해주신 민주당 김대중 대통령후보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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