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의 현주소] 재활의학의 과제와 전망
본문
<우리나라에서의 재활의학 발전>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의료재활은 6·25 동란으로 많은 전상자가 발생하자 국가 보훈차원에서 이들 상이군경에 대한 치료를 실시하게된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1952년 부산 동래에 건립된 보건사회부 국립재활원이 의료재활의 효시이다. 민간차원에서는 1954년도에 세브란스 병원에 소아마비 진료소가 개설된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으며, 재활의학의 전문적 진료는 1961년 카톨릭의대 명동성모병원에서 진료과목을 "물리의학과" (Department Physical Medicine)로 지정, 처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의료재활은 외상환자와 소아마비 등 일부질환에 대한 정형외과 및 신경외과적 수술치료에 의존도가 높았으며, 비수술적 치료로는 주로 물리치료가 시행되었었다. 그 후 동분야에 관심이 있는 의료인이 늘어나게 되자, 외국에서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중심이 되어 1972년에 대한재활의학회가 결성되어 본격적인 재활의학의 발전이 시작된다.
재활의학의 전공의 수련은 전문의 제도가 제정되기 전인 1971년부터 고려대학 우석병원에서 시작되었고, 1980년대에 들어와서 카톨릭의대, 연세의대 등 일부 대학에서도 수련제도가 생기게 되었다. 1982년 재활의학이 보사부로부터 전문진료과목으로 인정되면서 전공의 수련이 정식으로 시작되었고, 1983년에 실시된 전문의 고시과목에 재활의학과가 처음으로 포함되어 재활의학전문의가 탄생하게 된 것을 계기로 재활의학은 우리나라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게 되었고, 급속히 성장 발전하게 되었다.
<재활의학의 현황>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종합병원이나 모든 재활시설에 의료재활팀의 구성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재활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완전한 팀 구성이 갖추어진 곳은 거의 없으며 명일동 장애자복지관과 연세의대 재활원 등 한 두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1. 재활의학 전문의> : 1992년 현재 20군데의 대학병원과 국군통합병원을 포함한 6군데의 종합병원이 재활의학과를 설치하여 전공의 수련을 하고 있으며, 1983년 이후로 배출된 전문의 수는 1992년 현재148명으로 각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개업 또는 일부장애인 복지시설에 근무하고 있다.
<2. 물리치료사> : 현재 12개의 전문대학과 2개의 4년제 대학(연세보건과학대학, 대구대학 재활과학대학)이 있으며 한해의 배출인원은 980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물리치료사 면허증을 취득한 사람은 8,375명이며 이중 1992년 현재 대략 53~55%가 취업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지역별분포는 서울23%, 경기로14.5%,부산 9.5%로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많이 취업하고 있으며 의료기관별로는 종합병원급 16.6%, 병원급 14,2%, 일 반의원급 31.1%, 정형외과의원 16.3% 정도를 차지하며 그 외 교육기관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의 경우 7.2%로 대부분의 물리치료사들이 환자치료에 종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작업치료사> : 1979년 연대 재활학과에 작업치료학과가 설립되기 전까지는 전문교육기관 없이 전문 대 출신의 물리치료사가 재활의학 과가 설치된 종합병원에서 1년 간의 수련과정을 거친 후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부여받았다. 따라서 1982 년까지는 작업치료에 대한 인식부족, 재활시설의 부족과 재활의학과 가 종합병원에 설치되지 않아 한해에 10명 내외의 적은 인원만이 배출되었다. 현재는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작업치료사가 209명에 달하고 있으나 취업 인원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4 언어치료사> : 언어치료는1969년 연세의료원 이비인후과에 언어치료실이 개설되면서 시작되었으며 그 후 20년 간 특수교육학 분야에서 언어장애에 대한 학문적 노력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언어치료사는 대학교의 특수교육학과 출신이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특수교육학과는 교육과목 중한 분야로서 언어 장애와 치료를 다루기 때문에 전문적인 언어치료사의 양성에 어려움이 많고 따라서 언어치료사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석사학위를 갖추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현재는 1988년 대구대학에 언어치료학과가 설치되어 언어치료사를 양성하게 되었으며 36군데의 언어치료 시설이 설치되어있고 전체 치료사 회원(168명) 중 103명이 병원이나 복지시설에서 활동하고 있다.
<5. 재활간호사> : 현재 우리나라에는 특별히 재활간호사라 하여 독립적으로 양성되지는 않고 있으며, 재활의학과가 설치된 종합병원에도 재활간호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이렇게 과정을 마친 재활간호사는 전국에 약 190명 정도 있으나 이들이 종합병원, 재활병원, 또는 재활시설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환자의 재활에 얼마나 활용을 하고 있는 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6. 임상심리사> : 아직까지 자격제도는 없으며 현재까지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심리학, 특수교육학, 교육 및 상담심 리를 전공한 사람들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1970년부터 전국에서 7군데 정도에서만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7. 사회사업가> : 현재 여러 대학에 사회복지학(사회사업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석사, 박사과정도 실시되고 있어 전문 인력의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은 마련되어 있다 고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재활시설에 근무하는 사회사업가의 수는 1988년에의 89명 뿐으로, 이후에 배출되는 전문요원과 발생하는 장애인의 수를 감안할 때 아직도 사회사업가가 활동할 수 있는 재활기관이 부족한 실정이다.
<8. 의지·보장구제작사> :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의지·보장구제작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없으며, 도제식에 익힌 기술습득과 해외연수에 의한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들 제 작사들의 학력은 대부분 고졸 이하(87.7%)이며 전문대졸 이상은 12.3%에 불과하다. 1987년부터 제작사의 자격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여 "보장구 제작을 7년 이상 제조한 경험이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총 인원수를 약 62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민간업체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만 병원이나 장애인 복지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재활의 과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재활은 장애인재활의 기초가 되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질병 발생이나 외상 초기부터 실시되어야하고, 기능이 회복되어 직업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는 중에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재활에 있어서 의료재활이 다른 재활분야에 비하여 많이 뒤떨어져 있으며, 심지어는 다른 재활분야의 보조적 수단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까지 하다.
1990년 인구보건 연구원에 사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의 과반수가 개인적 욕구로 "장애의 치료 및 진단"둥 의료에 대한 욕구를 들고 있는 실정이며,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상당수에 달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체장애인 뿐 아니라 시각, 청각, 언어장애 및 정신지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장애인들이 전문적인 재래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그중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 손쉽게 찾아가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의료기관이나 재활시설이 가까운 곳에 없었던 점이 가 장 컸다. 또한 장애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여 치료를 포기하거나, 치료의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가정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들도 있었을 것이다.
의료재활을 실시함에 있어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으로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것에는 재활전문의료기관의 부족 △재활의학전문의 및 재활전문요원의 부족과 분포의 불균형 의료재활영역 간의 상호협력 부족 재활기기의 낙후 의료인의 의료재활에 대한 이해 부족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장애인에 대한 편견 장애인의재활의욕의 결여 의료전달체계 및 의료제도상의 미비 등이 있다. 따라서 의료재활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앞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제반 노력이 필요하며 의료재활팀과 의료재활기관, 장애인 자신의 노력과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고 이 밖에도 국가의 정책적인 뒷받침과 사회의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재활에 관여하는 의료인과 재활전문요원의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과 장애인 재활과정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의료재활에 관여하는 각 분야에서의 문제점의 개선과 보완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과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의료재활의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재활의학도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재활의 전망>
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민주화되어 갈수록 점차 복지국가를 향해 나아갈수록 장애인에 관심과 복지도 나아질 것이며, 그에 따라 장애인의 열악한 의료현실도 점차 개선되어 갈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인의 의료재활에 대한구도 점차 증대되고 그 내용과 대상도 달라지며 다양화 될 것이라는 것을 전망할 수 있다.
앞으로의 의료재활에 대한 전망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이 전문가들 사이에 중점적으로 제기되오며 의료재활의 각 분야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1) 장애예방의 중대성이 증대될 것이다.
2) "노인재활"이 큰 비중을 하게 될 것이다.
3) 지역사회중심의 재활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4) 모든 영역에서의 의료의 내용은 국소치료보다 기능향상에 보다 역점을 두게 될 것이다.
5) 첨단 재활기기들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전망과 더불어 의료재활분야의 학문적인 발전과 제도상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전망과 발전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앞당겨지기 위해서는 의료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필요에 부응하는 의료제도의 정착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복지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동안 "재활의학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재활의학의 개념, 재활의학의 철학과 역할, 재활의학의 내용, 재활의학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서 좋은 글을 준 김윤태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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