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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연재] 장애해방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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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들의 투쟁은 장애우 운동 사상 일찍이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진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정부 문부성의 두터운 권력의 벽을 뚫고 양호학교 의무화를 저지할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우리들이 장애우를 선두로 한 광범위한 대중적 조직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의무화"의 문제가 우리들의 다양한 예측을 뛰어넘어 대중화를 쟁취해 낼 수 있을만한 것이었음에는 분명하나 전국 도처의 지역·직장·학원에 확실히 뿌리를 내려 각 지역 교육위원회를 궁지로 몰고 문부성을 완전히 포위할 수 있는 거대한 대열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것은 단지 우리들의 노력만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우 차별이 뿌리깊게 침투해 있는 현재의 사회체제 하에서는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차별이 심하면 심할수록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장애우 차별에 대한 투쟁을 제기하여 우리들의 대열로 참여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투쟁의 과정에서 장애우 해방운동의 주인공인 장애우를 보다 많이 결집시킬 수 없었던 원인은 우리들이 장애우 대중의 현실에 든든히 서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즉 양호학교를 비롯한 교육 총체적인 면에서 격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불과 몇 시간 후의 생명조차 위태로운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우에게 있어서 의무화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좀처럼 자기 자신의 문제로 실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애우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먼저 일상생활의 보호자이며 의식주이며 외출의 자유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그들과 관계를 맺고 떠받혀주고 함께 행정투쟁을 하면서 의무화가 가진 문제점을 제기해야 비로소 이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로서는 이러한 체제를 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바꾸어 말하면 의무화 저지투쟁을 교육 문제의 테두리 안에서만 한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노동자의 위치와 역할이 중요함에도 그들의 주체적인 투쟁이 매우 미흡했다는 것도 문제였다.      교육노동자에게 제기된 투쟁이 패배하고 현장에서의 실천에 있어서도 능력주의적 교육관에 굴복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본교원노조운동의 문책은 불가피한 것이다.
  우리들의 많은 대중, 특히 교육노동자를 조직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장애아교육 나아가서 장애우 해방운동의 방향과 내용을 충분히 제기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장연의 여러 학자들은 우리들에게 자주 "과학성 없는 감정론이다"라는 비판을 퍼부었다. 물론 우리들은 그들이 말하는 "과학"이라는 것이 뚜렷한 사상성-차별, 억압, 착취나 수탈과 싸워 사회를 변혁시키는 사상-이 결여된 부르주아적 과학과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봐왔다. 따라서 그들의 비판 자체가 무내용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투쟁에서 역시 계통성이나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설득력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교육에 있어서의 "발달"의 문제를 어떻게 파악하느냐, 장애아를 일반 학급에서 보장할 때 어떤 문제가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충분히 토론하지 못했다. 그것은 우리들의 운동이 반대화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젓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문 보도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1979년 3월에 1,500여명의 부모들이 지역교육위원회의 강권적인 지도와 싸웠으며 의무화가 실시된 현재도 아직 100건 정도가미해결 상태에 있으나 이들 지역의 부모들을 끝까지 지지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책을 당해야 한다.
  전장연은 행정투쟁과 지역의 취학투쟁을 "수레의 양바퀴"로 진행할 것을 주장해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양 마귀가 잘 어우러져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 중요한 성과와 문제를 파악한 기초 위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투쟁방향과 과제>
  앞으로 우리 전장연은 "시각·청각 양호학교 의무제 분쇄" 투쟁을 관철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 방향에서 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하였다. 그 하나는 장애우를 배제한 교육의 능력주의적·국가주의적 통제를 꾀하는 문부성에 대한 직접적인 규탄투쟁을 통하여 정부 문부성을 추궁하고, 나아가서는 사회체제의 변혁으로까지 승화시키는 투쟁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들의 많은 대중, 특히 교육노동자를 조직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장애아 교육 나아가서 장애우 해방운동의 방향과 내용을 충분히 제기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문부성의 교섭이나 항의투쟁을 질적·양적으로 높이는 체제를 갖추어 전개하고, 나아가서는 문부성을 포위하여 권력의 탄압을 물리치는 거대한 물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금까지 다소 부실했던 지역, 직장에서의 투쟁-취학투쟁이나 실천-을 강화하여 의무제를 실질적으로 허물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사람 한사람의 활동가가 각기 지역의 장애우들과 장애아를 가진 부모와 일상적인 연계를 갖고 양호학교의 취학을 거부하거나 일반학급으로의 전교를 요구하며 싸울 수 있는 부모를 양산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교육노동자의 조직화에 있어서는 "장애우 해방·교육연구회"를 결성하여 각 지역마다 교류하고 토론하며 학습회를 목적 의식적으로 축적해 나가 우리가 지향하는 장애우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들의 의무화 저지투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다른 투쟁과 마찬가지로 이 투쟁 역시 장애우의 자립과 해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작성자연구분과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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