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의 현주소2] 재활의학의 철학과 역할
본문
1) 재활의학의 개념
2) 재활의학의 철학과 역할
3) 재활의학의 내용
4) 재활의학의 과제와 전망
30여년전만 하더라도 의료전문가의 대부분은 재활을 의학의 부수적인 활동이나 의학외적인 것으로 여겼다. 즉 사회사업이나 직업훈련 정도로 인식하여 의학과는 무관하거나 거의 관계없는 것으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과거 30여년을 지내오면서 역전되었고, 오늘날 대부분의 의사들은 재활의 목적과 과정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으며 신체적 장애가 남은 환자가 그의 잔존능력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직업에 종사할 수 있기까지는 의학적 책임이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재활의학적 서비스는 미국 뉴욕의 블레뉴 의학센타(Bellevue medical center)에서 1946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병원에서 처음 시작된 의료재활서비스의 발전은 더뎠으며 그 기간동안 독립적인 "재활센터"들에서 실시한 의료재활서비스의 성장이 더 빨랐다. 대부분 이러한 센터들은 독립적이고, 공적이며, 비영리기관들로서 지역사회내의 병원과 직접적인 제휴는 없었다.
이러한 기관들은 기역사회내의 환자들에게 다양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왔으며, 또한 의료전문가, 공공기관, 병원에 있어서 의료재활 서비스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데 기여해 왔다. 현재는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반 병원에서도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거친 의사들에 의하여 치료를 제때에 실시하여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병원내의 재활서비스의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경향이다. 이러한 발전 추세는 급성질환으로 생기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직업적 후유증들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조기에 재활치료가 입원 당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을 가져왔다.
열이 내리고 수술 상처가 아물면 "병원 침대에서 직장에 복귀하기까지" 수동적으로 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재활을 환자에게 실시하여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회복기동안 그냥 방치됨으로써 신경근육기능의 회복보다는 기능저하를 경험한다. 수개월 또는 수년동안 기능의 향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실시하여 기능의 저하를 막고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빠른기간 내에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료적 책임을 담당하는 의학의 영역이 재활의학이며, 요구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경증장애인을 중증장애인이나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장애 상태로 방치하게 됨을 의미할 수도 있다.
<재활의학의 역할>
최상의 치료는 개인을 전체로서 파악하고 급성질환에서 나타나는 돌발적인 증상만을 해결하기보다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포괄적인 계획하에 베풀어지는 의학적 치료이다. 이와 같이 재활의학은 장애를 남기는 질환의 포괄적 치료 과정이라 하겠다. 재활의 중요한 내용으로 의학적 회복, 건강의 유지, 사회심리적인 적응 및 경제적인 적응 등이 포함된다. 의학적 개선과 유지는 만성장애를 입은 사람이 그의 일상 환경에서 일정 수준까지 충분한 기능 수행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신체적, 정신적 적응을 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활치료 과정은 환자에게 있어서나 의료진에게 있어서 능동적으로 계획화된 치료과정이며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힘든 과정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재활을 통행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장애로 인해 파생된 신체적, 정신적 한계와 문제점을 가능한한 조기에 평가하여 손상의 정도와 진단 외에도 잔존능력의 정도 및 대치기능의 여부를 평가함으로써 예후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본격적인 재활치료를 실시하여야 한다. 재활의학은 의료의 모든 수단을 이용한다.
약물요법, 물리요법 및 정신심리요법 그외 기계나 용구의 이용, 환경의 조작을 통하여 손상되거나 저하된 신체기능의 회복을 꾀하거나 다른 기능으로 대신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서 최초로 세워진 미국재활센타의 첫 책임자였던 George G. Deaver Dr는 재활의학의 역할을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목적으로 설명했다. 첫째 독립적인 침상동작과 휠체어 동작의 획득, 둘째 최대한도의 손기능 획득, 셋째 보행 및 거상 능력의 획득, 넷째 청력 및 언어기능(대화)의 극대화, 다섯째 가능한한 거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기능수행을 하는 것 등이다.
또한 재활치료의 초기에 사회·심리적인 적응이 시작되어야 한다. 만성질환은 질환에 걸리기 전에는 숨어 있거나 잘 조절되고 있던 인격적 문제를 종종 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전문적인 평가를 요한다. 의존으로 생기는 이차적인 보상과 더불어 우울증, 개인의 존재가치 상실 등은 목표하는 기능회복을 위한 노력들을 방해한다.
가족의 반응도 또한 가정 생활의 재적응에 영향을 미친다. 장애인의 경제적 적응도 입원당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전에 갖고 있던 직업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를 알기 위해 환자의 태도와 능력이 평가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어느 정도 끝나면 병원이나 재활센터와 지역사회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하에 환자의 사회적 재통합이 이루어져야 하며 재통합이 되어야 일차적인 의료재활의 완결이 되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차세계대전 이후 19세기 전반부의 재활의학은 정형외과 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와 공적 기금의 직업재활 프로그램의 발전으로 특징지워진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이전의 의학의 전문성을 넘어서는 만성질환과 장애발생의 증가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포괄적 의학(comprehensive medicine)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만성질환과 장애인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수요의 추세도 변화가 생겼으며, 따라서 사회 안에서 일정수준까지 수행능력을 가지 수 있도록 하는 의료재활은 포괄적 의학의 대표적인 예로서 머지않은 장래에 의학적 치료의 효용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며, 재활도 단지 재활의학 전문의들만 관심을 갖는 영역이기보다는 모든 의사들에게 요구되는 책무가 될 것이다. 즉 의료서비스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과 기능의 향상 정도로서 측정되는 결과이며, 단지 환자의 생존기간 자체보다는 여생동안 환자의 기능수행 정도로서 측정되는 것이다.
<경제적 손실 최소화하는 재활>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하여 생기는 2차적 질환 때문에 의학적 치료를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외에도 장애 자체를 가지고 생활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많다.
질환으로 생기는 여러 장애를 무시하는 것은 환자가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는 사회적, 감정적으로 개인이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정도까지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조기 재활치료를 적극적인 계획하에 시작하는 것보다 후에 더 경비를 많이 들게 한다. 재활을 통한 의존성의 경감은 비용적인 면에서 효과적이다. 장애인이 삶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만 해도 장애로 인한 직접비용(수입의 상실은 제외해도) 중 약 75%에 이른다
1980년의 미국의 한 지역의 공공기금 지출 조사에서는 53%가 가정간호비로, 14%가 주립병원에서의 치료비로, 14%가 급성질환의 치료에, 2%가 외래치료비로 소요되었음을 나타냈다. 이중 67%가 제도의 유지비용으로 쓰인 셈이다. 급성질환의 경우에는 의사, 치과의사, 약값 등 치료그룹에 드는 비용은 전체 치료비용의 28%를 차지한다.
보통 질환으로 소모되는 의료비는 치료비용만을 고려하게되고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보존 비용은 무시되는데 그것은 대체로 다른 기금으로 지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용산출에 있어서의 차이는 재활을 통해 얻어지는 비용 절감효과를 잘 깨닫지 못하게 한다. 자가수행능력, 보행능력,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심각한 손상으로 정의되는 활동제한은 매우 큰 사회적 손실이다. 왜냐하면 의존적인 삶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생산력의 손실로 인한 비용 등 주요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한한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은 그러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도 그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재활의학의 철학>
재활이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 또한 제기하는 기초적인 정신은 라틴어의 "caritas"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존경(respect), 자존심(esteem), 호의(affection)와 가치(value) 등을 의미한다. 재활은 인간존엄성의 인식과 개인의 존중을 통해 장애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로 복귀하는 총체적인 접근(holistic approach)의 필요성을 구현해 간다. 재활은 인간관계의 진보적인 개념으로부터 파생된 사회적 현상이다. 과거 한때는 신체장애인들이 가족이나 공동체의 천덕꾸러기로서, 또는 피해야할 대상으로서 심지어는 버림받아 꺼려지는 존재로 여겨진적도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장애인과 정상인이 공동체안에서 더불어 살고 있는지, 서로 잘 수용되고 있는지 여부가 그 사회의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로써 여겨지고 있으며 재활자체의 발전 가능성을 결정한다.
재활의 기초저인 바탕은 20세기에 들어서서 종교적인 개념인 형제애와 박애의 정신으로부터 유래된 사회적인 영향에서 파생된 발전이라 살 수 있다. 1, 2차 세계대전후 상이용사들의 사회적인 복귀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이후 점차 도시화 되어가고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장애인의 수도 증가하고, 핵가족화 되어감에 따라 가사노동이나 일상생활을 간편하고 단순하게 할 수 있는 기구들이 발전됨으로써 과거보다는 장애인들이 좀 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재활의 발전을 앞당긴 다른 요인으로는 산업기술과 기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고용에 있어 육체적인 능력의 요구가 감소 되어왔다. 기술적인 변화는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이 고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혔으며, 이러한 인력의 감소는 장애시민으로 하여금 자신의 경제적인 가치와 생산력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재활 노력을 위하여 많은 개인적 지원과 민간단체의 지원이 기여하기는 하나 재활하는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정부지원이 모든 재활단계에서 필요로 하게 된다. 재활에 대한 국가적인, 국제적인 수용과 발전, 지원에 따라 재활에 대한 철학도 좀더 분명하게 전개되어왔다. 재활은 일차적으로 인간의 가치-인간의 총체적인 본질, 개성, 개인의 세계-에 관한 것이다. 인본주의자들이 현대사회에서 실천하는것중 하나는 장애인들에게 만족할만하고 그들이 바라는 삶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재활은 장애인으로 하여금 그가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시민으로서, 경제적인 기여에 있어서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집중적인 과정인 것이다.
재활은 개개인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민주적인 사고를 구현하는 것이다. 개인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참여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가 갖고 있는 최대한도의 능력을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민주적인 사고를 구현한다. 따라서 재활은 철학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장애인이 그를 둘러싼 환경을 느끼고 적응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도록 하는 실제 활동 과정이다. 즉 물리적인 세계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육체적인 능력을 채워가는 것이며, 그의 지적인, 사회적인, 직업적인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해 가는 과정인 것이다.
재활의학도 이러한 재활의 철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성립하고 그 역할을 담당해가는 것이다. ■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