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 장애우 복지전달 체계의 확립방안 > 기획 연재

최근 정부는 "복지사무소"설치를 시작으로 복지행정체계 전반에 대한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짜여질 복지행정체계에서 장애우복지 전달체계는 과연 어떻게만 들어가야 할 것인가.
복지행정의 일선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1. 장애우 복지 현황

  유엔에서 정한 장애우 권리 선언에서는 "장애우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관계없이 신체적, 정신적 능력의 불완전으로 인하여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을 확보하는데 자기 자신으로서는 완전하게 또는 부분적으로 할 수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장애우는 이처럼 보호를 받아야 할 국만 중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대상이다. 사회복지분야 중에서 사회적 욕구를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으로 역시 장애우 복지를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장애우 복지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못하였던 것은 성장제일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 그 결과 장애우 복지제도는 초기부터 체계적인 계획과 예산 없이 전시 행정적 미봉책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유엔의 1915년 장애우의 권리선언이나 1981년 "세계장애인의 날" 선포 등 국제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되어 장애우 복지 증진 기여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1989년 "장애인 복지법"으로 개정,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장애우 복지란 신체장애우, 정신지체장애우 등이 그 장애로 인하여 가족생활, 사회생활에 곤란을 가지게 되는 것을 국가나 민간사회복지기관이 그들을 모든 생활에서 곤란을 느끼지 않도록 교육적, 직업적, 의료적, 심리적, 사회적 제 문제에 걸쳐 원조하는 제도적, 정책적 서비스의 조직적 활동과 노력을 말한다.
  "장애인복지법" 에서도 장애우 복지 대책에 관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무를 명백히 하고 장애발생의 예방과 장애우의 의료, 훈련, 보호, 교육, 고용의 중진, 수당의 지급 등 장애우 복지 대책의 기본이 되는 사업을 정함으로써 장애우 복지 대책의 종합적 추진을 도모하며, 장애우의 자립 및 보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장애우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등 장애우의 복지중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법 제 1장 총칙 제 1조)  이 법에서는 장애우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다. 장애 예방사업의 강화, 장애우 복지 정책의 방향과 사업의 우선순위 확정, 장애우 관련 법률의 제정 및 개정, 장애우 복지 예산의 충분한 지원과 효과적인 집행, 장애우 복지 서비스전달체계의 관리감독 및 지원 등을 책임 있게 시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장애우 복지 정책의 방향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확정하는 데 있어 장애우들이 주장하는 요구의 반영과 국민적 합의가 결여되었다. 특히 사회 방어적인 성격을 지니는 사회복지인 장애우 복지는 예산배정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안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92년 7월 농성은 사회복지예산 특히 시설관련 예산의 감축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사회복지예산의 현주소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또한 시설보호 위주의 복지정책을 추구함으로써 재가장애인들은 복지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시설 중심의 재활서비스 전달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혜대상 범위가 좁으며, 전문인력 확보의 어려움, 사회적 통합의 문제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사회의 기존의 조직과 인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가복지서비스의 접근 방법이 활성화되어 균형 있는 복지정책이 이루어져야겠다.  결국 장애우 문제는 생리적 장애상황에 대한 고통뿐만 아니라 교육, 결혼, 사회생활 등의 부차적인 문제로 고통을 당하는 복잡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재활, 교육재활, 직업재활, 사회보장 등의 종합적인 서비스 접근방법과 균형 있는 재활서비스 전달방식을 통해서 만이 장애우 복지 서비스 사업의 최대 과제인 장애우 발생 예방, 장애우의 재활, 장애우의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의 전달체계 확립이 필요하기에 현재의 장애우 복지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살펴본 후 그 대책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2. 장애우 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

  장애우 복지 전달체계는 서비스전달체계와 행정 전달체계로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 전달체계는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관과 개인이 전적인 재정부담을 갖고 운영하는 민간기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정지원을 하고 운영은 민간인이 하는 기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는 기관은 사회복지법인 형태의 시설, 기관을 말하는데 현재 공공재정지원 80%, 시설소유자 20%의 부담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우 복지 행정전달체계는 제도와 사업별로 분화되어 전달되고 있다. <표 1>과 같이 중앙정부의 관할 부서에서 정책이 결정되면 지방정부의 행정기관을 통해서 서비스행정이 이루어진다. 의료 및 소득보장 서비스는 보건사회부, 교육재활은 교육부, 산업재해장애인의 재활행정서비스는 노동부, 기타 보훈처, 총무처, 국방부 등에서 매우 독자적으로 장애우 복지 행정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정부에서는 보사부의 장애우복지 사업을 내무부 지방행정조직을 통해 집행하며 시·도 단위에서는 보건사회국 사회과 또는 가정복지국에서, 시·군·구 단위에서는 사회복지과(사회과), 읍·면·동 단위에서는 사회담당이 각각 관장하고 있다.
  보사부의 장애우 복지 행정은 장애우 등록, 장애우 의료비 지원, 보장구 교부, 장애우 생계보조수당 지급, 장애우 자립자금 대여, 장애우 자녀 학비지원, 자동차 관련 세금감면 및 엘피지(LPG) 사용허가 등이 있다.
  이 사업들은 수혜대상자들에게 큰 힘이 되지만, 시행과정에서 보완할 점도 있다.
  장애우 등록은 장애우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장애우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장애우들의 복지욕구에 대응하는 복지 서비스 공급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등록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며 장애우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기보다는 장애를 노출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등록 율이 저조한 상태이다. 단순한 행정적 편의에 의하여 등록을 시작한 것이 등록 부진의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보장구 무상지급 등 등록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장애우 생계보조수당은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의료보조대상자로서 중복장애우(주된 장애가 1, 2급)이거나 단독장애 1급(정신지체, 지체장애, 시각장)인 경우 분기당 6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지급액 및 지급대상자 범위가 확대되어야만 장애우의 소득보장제도로서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장애우 의료비는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의료보조자로서 장애등급이 1-6급에 해당하는 자의 본인부담 치료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그러나 장애우의 대다수는 저소득과장애로 인한 높은 발병률로 인하여과중한 의료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에 의료비 부담 때문에 재활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장애우의 의료재활은 도울 수 있는 장애우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못해 장애 발생시 재활과정 및 시설, 기관에 대한 홍보, 조언을 종합적으로 협조해 줄 기관이 없어서 장애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장애우 보장구 교부는 보장구 구입이나 수리비용의 부담이 곤란한 저소득층 장애우가 의자, 보조기, 휠체어, 보청기, 횐지팡이 등을 선정하게 되면 무료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전국에 약 60여 개의 보장구생산업체가 있으나 대부분 영세한 규모이기에 보장구 성능에 문제가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장애우 복지 혜택은 장애등급에 따라 혜택범위가 달라지게 되며, 이용하는 기관도 복잡하게 되어 있다. 자동차 주차용 스티커는 정립회관 내 "신체장애자곰두리기획실"에서, 자동차세 면세는 구청 세무 2과에서, 장애우승용차 엘피지 사용승인은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업무를 처리하게 되어 있다.
  또한 시·도 사회과에서 발급해주던 자동차 특별소비세 면세 추천은 92년 8월 1일 이후 각 구청으로 권한 위임되어 장애우의 여러 곳을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조금 덜게 되었다.
  이렇듯 현행 장애우 복지 전달체계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장애우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는 재정의 20%를 재활기관에서 부담함으로써 이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재활분야별로 분립적 운영이 심화되어 상호연계성과 보완성이 부족한 실정이 다.
  둘째, 장애우 복지 행정전달체계는 장애우 복지를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 여러 갈래로 분할되어 있어서 이를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기구가 필요하나 우리나라에는 이 역할을 담당하는 기구가 없다.
  또한 지방행정기관은 시·도-시·군·구·읍·면·동으로 내려 갈수록 장애우 복지 담당기구가 빈약하다. 생활보호대상자가 90세대 이상 되는 동에 사회복지전문요원이 배치되어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그 수가 절대 부족한 데다 급부대상별로 전문화되지 않고 주로 생활보호 대상자를 위한 전문요원이기에 장애우 복지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행정기관의 특성상 복지업무만을 전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영역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듯 장애우 복지 정책을 집행하는 자체 전문조직 없이 내무부산하 일반 행정기관의 행정공무원(일부 사회복지전문요원)이 장애우복지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장애우에 대한 정확한 복지수요 및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구체적 세부사업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여 예산의 효율적 집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반행정 업무와 같이 사업을 처리하기 때문에 관료적이며 경직화되었다는 불만을 듣고 있다. 1990년 "서울시 장애우 실태 파악과 대책수립에 관한 조사연구"를 보면 복지행정기관의 불편도에 대한 조사에서 장애문제에 대한 해결능력 부족이 33.9%, 재정적 지원이 적다는 책임회피성 태도가 13.8%, 전문성결여가 13.4%, 관료적이고 경직되어 있다가 10.7%, 잘 모르겠다가27.6%로 나타난 바 있다.
  상의하달식 체계와, 보사행정이 내무행정으로 편입되어 있는 점, 전문인력관리의 미흡, 상담시설의 부족 등 장애우 복지법을 집행하는 자체 전문조직을 갖추지 못한 현재의 복지전달체계로는 장애인에게 제공되고 있는 혜택과 복지사업마저 그 수혜방법의 어려움 등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있는 재활과 등의 빈약한 행정구조로는 날로 증가하는 장애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관되지 못한 시책추진은 물론 행정의 누수와 낭비가 우려될 뿐이다. 장애우 복지 서비스의 전문화와 복지서비스 급부대상의 욕구에 구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사부, 교육부, 노동부 등 각 부서별로 분화되어 있는 장애우 복지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주관할 수 있는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

3. 장애우 복지 전달체계의 개선방안

  장애우 복지는 장애상태로 인한 장애우의 생활상 취약점을 최대한으로 보완하여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장애우가 사회 속에 융화하여 차별 없이 정상인과 같은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첫째, 장애우 복지 정책의 방향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확정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와 협조를 노출하여야 한다. 특히 장애우에 대한 국가·사회적 책임성을 제고하여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장애우에 대한 각종 차별 법령제도가 점차 해소되어야겠다. 또한 법조문중 "~하게 할 수 있다"와 "~하게 노력 하여야 한다"는 선택적 유보조항과 권고조항이 "~하도록 하여야한다"와 "~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바뀌어야만 장애우의 생존권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장애우의 다양한 복지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여야 하며 세부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와 적정배분 및 효과적인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우의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복지행정서비스는 장애우 자녀교육비 지급과 장애우 자립자금 대여가 있다. 그러나 장애우 자녀 교육비 지급은 소득, 재산정도, 장애등급 등 자격조건이 까다로운데 다 중학생에게만 지급이 가능하기에 수혜대상자가 거의 없다. 또한 장애우 자립자금대여는 서울특별시의 경우 한 가구당 1년 동안 4명 정도 추천을 해줄 수 있도록 배정이 되었기에 장애우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오히려 전시 행정적 복지정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에 시행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복지서비스의 전문화 및 장애우의 구체적인 욕구에 맞게 복지업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장애우 복지 전달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며 전달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감독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보사부 재활과 등의 빈약한 행정구조로는 날로 증가하는 장애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관되지 못한 시책 추진은 물론 행정의 누수와 낭비가 우려될 뿐이다.
  장애우 복지 서비스의 전문화와 복지서비스 급부대상의 욕구에 구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사부, 교육부, 노동부 등 각 부로 분화되어 있는 장애우 복지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주관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필요하다.
  내년 7월부터 서울, 부산 등 6개 도시에 생활보호사업 등 사회복지업무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사무소를 시범적으로 설치, 운영한다는 보사부의 발표는 복지욕구가 증가추세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사무소는 장애우 복지법, 생활보호법, 급부대상에 알맞은 전문요원을 배치하여 구체적인 욕구에 맞게 복지업무를 시행함으로 일반행정기관의 복지행정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사회복지사무소가 공개적인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설치, 운영될 때 복지서비스의 통합성, 접근용이성, 책임성, 전문성 등을 고루 갖춘 이상적인 장애우 복지전달체계가 될 것이다. 

김미영씨는 증산동사무소에 복지사로 근무하면서 일관성 있는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