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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도 독립생활이 가능한 나라, 역시! 복지국가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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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다섯 번째 이야기. 장애인은 임금 근로자로 일하더라도 비장애인보다 빈곤에 처할 확률이 높다. 이번 호에서는 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핀란드 정부에서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애 연금과 장애수당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택 지원금과 중증장애인에게 지원되는 활동보조인 고용 지원금까지 따져보면, 핀란드에서는 장애인이 가족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수준이 보장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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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장애 연금과 장애 수당 Kela statical database(www.kela.fi)

핀란드에서는 사회보험청인 켈라(KELA)가 장애 연금과 장애 수당 등 각종 사회복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장애연금은 16세 이상 64세 이하의 사람이 질병, 상해 등을 입어 일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지급된다. 2015년 동안 22만1,952명이 수급해 7억2,900여만 유로가 지급됐다. 장애수당을 받는 장애인은 2015년 기준 31만4,114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에게 지출된 장애수당은 6억1,960여만 유로이다. 장애 수당은 3가지로 분류된다. 연령에 따라 16세 이하, 16세 이상 장애수당이 나눠져 있고, 연금 수급자를 위한 보조수당이 있다. 2015년 기준으로 16세 이하 장애수당 수급자는 3만6,833명, 16세 이상은 1만2,280명, 보조수당 수급자는 23만3,083명이다. 식단 지원금은 3만4,520명이 받고 있다.

16세 이하 장애수당(Disability allowance forunder-16s)은 16세 이하로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장기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아동에게 지급된다. 질병, 치료나 6개월 이상의 재활을 필요로 하는 상해 또는 장애를 입은 경우에 지급된다. 장애 상태에 따라 상・중・하 단계로 나눠진다. 금액은 2015년 기준으로 하단계(Basic)는 93.28유로, 중단계(Middle)는 217.66유로, 상단계(ighest)는 422.06유로가 매달 지급된다.

16세 이상 장애수당(Disability allowance for 16s and over)의 금액과 단계는 아동 장애수당과 지급 금액이 같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수당은 연금 수급자가 아닌 사람 중 일상과 직장 생활, 학업에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된다.

연금 수급자를 위한 보조 수당(Pensioners' care allowance)은 장애 연금, 노인 연금 등 이미 다른 연금을 받고 있는 장애인이나 장기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지급된다. 역시 3단계에 따라 하단계는 62.48유로, 중단계는 155.53유로, 상단계는 328.87유로가 지급된다. 식단 지원금(Dietary grant)은 소화기관 장애로 글루텐 프리 식단 등이 필요한 16세 이상의 장애인에게는 매월 23.60유로가 지급된다.

 

중증지자체장애, 시에서 24/7 활동보조인 지원

2015년을 기준으로, 핀란드에는 1만9,500명의 지체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체장애인 스스로가 고용인이 돼 활동보조인을 고용하거나 일반 용역 회사의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지 활동 보조인의 임금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인 또는 회사에 직접 지급된다. 장애인의 장애의 정도에 따라 활동보조인의 임금이 지원되는 고용 시간이 제한된 경우도 있지만,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활동보조인을 24시간 고용할 수 있고 이 금액 모두 시에서 지원된다.

활동보조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고용주인 장애인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요양사를 고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학생도 활동보조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지체장애인과 함께 장을 보는 등의 일상적인 생활을 돕는다. 일반적인 시급은 10유로대로 야간과 주말 근무에는 추가 수당이 붙는다. 24시간 활동보조인이 필요한 중증 지체장애인의 경우, 시급을 10유로로만 계산해도 한 달 동안 7,200유로, 한화로 900만 원 정도를 시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활동보조인을 고용하는 데 지자체에서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이유는, 핀란드에서는 중증의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도 성년이 되면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한 요양 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 만,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핀란드인의 일반적인 정서이다.

장애인 개인이 직접 고용주가 돼 활동보조인을 고용하는 경우 근로 조건과 계약의 일반적인 사항, 법적 분쟁이 생겼을 경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가 바로 활동보조인 고용주 협회(Henkilökohtaisten Avustajien Työnantajien Liitto RY, Heta)이다. 개인 고용주인 장애인은 이 단체에 가입해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 조건을 기준으로 활동보조인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 지체장애인 1만9,500명 중 개인 고용주 모델을 따르는 장애인은 70%에 달한다. Heta에 가입한 회원은 현재 3,600명이다. Heta의 회장인 유카 사리올라(Jukka Sariola)씨는 “핀란드는 사회보장제도가 아주 잘 돼 있는 나라입니다. 수도인 헬싱키에서 소득이 적은 장애인이 장애연금과 수당만 가지고 생활할 수는 없지요. 소득이 적은 사람은 집을 임차했을 때 시에서 주택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활동 보조인의 임금도 시에서 지급해주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 없이도 혼자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장애인이더라도 가족의 도움 없이 독립된 생활을 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을 나라에서 도와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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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장애인에게는?

핀란드는 현재 사회보장제도를 손보려는 대대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바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논의가 되는 ‘기본소득’의 지급이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 최초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본소득 실험은 실업급여를 받는 25~58세의 실직자 17만여 명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2017년, 2018년 2년 동안 매달 560유로씩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기본소득은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 실소득이다. 기존의 실업수당은 파트타임으로 잠깐 일해 소득이 발생한 경우에도 실업수당이 중단되거나 금액이 깎일 수 있었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구직에 성공하거나 다른 소득이 발생해도 기본소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제도는 실업수당이 끊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실업자의 구직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기본소득은 실업자가 직장을 구하면 소득이 더 늘어나도록 고안해 실직자의 구직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기본소득 실험이 실직자에게 근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데 중점을 둔 것이기 때문에 실험 대상에 일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장애인이 받고 있는 각종 복지 혜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기본소득 시행은 복지비용을 삭감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기본소득 실험 참가자 역시 그동안 받고 있던 실업, 육아 소득 등이 중단됐다. 또 기본소득 실험 대상자에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인의 생활에 기본소득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기본소득은 금액이 낮아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금액을 높이면 장애인에게 지급할 여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기본소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소득 시행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각종 복지 제도를 통폐합하고, 각종 수당을 신청하기 위한 불필요한 서류 준비와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치는 비용을 대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카 씨는 “내 장애는 변함이 없는데 수당을 신청할 때마다 많은 서류를 작성하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라며“기본소득이 시행되면 다른 증명 없이 늘 같은 금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간편해질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이 소외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소득이 시행되더라도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에게는 추가적인 지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장애인에게는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성자글. 신소영 객원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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