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 1] 촌지에 영수증 위조까지 앞날 캄캄한 재활협회 > 기획 연재

재활협회는 장애인복지를 빙자한 "복마전"인가?
지난해 11월 8일 언론사와 가졌던 기자간담회 이후 촌지를 거부한 기자들의 서명을 위조해 공금을 "횡령"했는가 하면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계장부까지 조작하는 등 한국장애자재활협회가 보여준 "작태"는 바로 이 땅 장애우복지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장애우의 날"이 있는 4월에 장애우복지라는 탈을 쓰고 저질러지고 있는 재활협회의 범죄행위, 그 추악한 현장을 파헤친다.

<돼지고기가 아니라 소고기예요>
  지난해 11월 8일 한국장애자재활협회(회장 서광윤)는 장애우관련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장애인복지를 위한 장애인기관단체의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주성오 관장 (남부장애자복지관)의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사람은 본지 이태곤기자를 포함해 장애우관련 언론사 기자 11명과 협회직원 등 약 20여명이었으나 간담회 내용은 협회 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개관 5주년을 맞는 남부장애자종합복지관의 개관기념 행사에 대한 흥보 일색이었다.  협회 측의 이러한 처사에 반발한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주관장의 얘기가 끝나자 직원들이 다가와 봉투와 함께 액수가 적힌 수령중을 내밀며 서명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시종 재활협회에서 복지관 개관기념행사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와 지하철 신문가판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협회와 재단과의 갈등을 구구하게 설명하던 주성오 관장은 대부분의 참석자가 자리를 뜰 즈음 "돼지고기가 아닌 소고기로 마련된 저녁 식사가 준비돼 있다"고 선심을 쓰듯 말해 다시 한번 참가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노조설립 문제 그리고 최근 재단과의 지하철 가판대 운영권을 놓고 서로 다투는 둥 땅에 떨어진 협회의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인 이날 간담회는 소위 거마비라는 "촌지" 수수문제와 주성오 관장의 저녁 얘기로 오히려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채 흐지부지 마무리되고 말았다.

<떠도는 소문 그리고>

  협회에서 간담회가 열린지 달포가 지난 12월 중순 함께걸음에 이상한(?) 소문을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은 채 대뜸 "함께 걸음도 그날 돈 받았다면서요?" 하면서 몹시 실망했다는 투로 말을 했다.
  영문을 모르는 기자가 "무슨 돈이요"하고 되묻자 "아, 재활협회 간담회요"하면서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고는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태곤, 고은경 두 기자에게 "촌지"를 받았는지 물어보았으나 두 사람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도대체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의 해명으로 전화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그저 "뭔가 오해가 있었으려니" 하면서 해를 넘긴 "촌지소동"이 단순한 헛소문이 아니라 보다 커다란 어떤 "음모"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전화를 받은지 불과 며칠되지 않아서였다.
  본지가 입수한 것은 재활협회에서 열렸던 간담회의 기안용지와 함께 지출내역이 적혀있는 영수증이었는데 여기에는 회식비 영수중과 함께 당시 3만원씩의 촌지를 받아간 사람이 서명한 수령증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수령증에는 놀랍게도 본지 이태곤, 고은경 두 기자를 비롯해 그 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11명 중 협회의 촌지를 거부한 7명의 서명까지 버젓이 들어 있었으며 간담회 개최비용으로 책정되었던 91만원이 모두 지출된 것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의문은 꼬리를 물고>

  문서번호 "한장재 제 91-28"로 되어 있는 기안용지에 의하면 기안책임자는 정우근 총무과 대리(당시 재활사업과 담당)로 되어 있으며 전일승 총무과 과장(당시 재활사업과 대리)의 도장과 함께 사무국장란에 주성오 관장 그리고 서광윤 회장의 서명이 들어 있었다.
  또한 간담회 참석 초청 대상자는 장애인신문사, 세계장애인신문사, 장애인복지신문사, 사회복지신문사, 경인장애인신문사 등 5개 신문사와 월간 함께걸음의 기자 등 모두 12명이었으며 소요예산은 회의비 60만원(12명 50,000)을 비롯 식대 30만원(15명 20,000), 음료비 1만원 등 모두 91만원이 책정되어 있었다.
   한편 영수증을 살펴보면 간담회의 "회의비"가 33만원(11명 30,000), 식대가 56만3천원 그리고 음료비 1만7천원 둥으로 수치상으로는 정확하게 91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밝혀져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참가자 중 7명은 분명히 "촌지"를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기 때문에 이들 7명분 21만원의 행방은 영수증을 암만 살펴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21만원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총지출액수 91만원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일까?
또한 나중에 확인한 일이지만 당시 결과보고서에 첨부했던 회식비 영수중은 삼보가든(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발행한 것이었으나 이날 실제로 주성오관장을 비롯 협회직원들이 회식을 한곳은 삼보가든이 아니라 서울가든인 것으로 밝혀져 이날 발행한 영수증 모두가 조작된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드러나는 "복마전">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의문을 풀기 위해 즉시 재활협회를 찾아가 간담회를 주재한 주성오관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주관장은 마침 보사부에서 나온 협회시찰단을 안내하느라 분주했으며 대신 간담회의 기안과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정우근 대리를 만날 수 있었다.
  기자가 이날 사실 확인을 위해 함께 갔던 이태곤 기자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을 하자 정우근 대리는 "회의비 비용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뭘 어떻게 듣고 왔는지는 모르지만 없는 경우를 만들어 낼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되묻까지 했다.
  이태곤 기자가 거듭 "나는 분명히 안 받은 거고 싸인도 안 돼 있는 거죠"라고 확인하자 정우근 대리는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해 오히려 우리들이 뭘 잘못 알고 온 게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넘겼다.
  그렇다면 간담회 비용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결과보고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처음에는 "어떻게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느냐"고 거절했으나 "오히려 우리가 협회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기자 마지못해 총무과에 가서 관계서류를 가져왔다.
  정우근씨가 가져온 결과보고서 날짜는 11월 18일이었으며 여기에는 본지가 입수한 내용과는 다르게 촌지를 거부한 7명분의 21만원이 반납되어 있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이처럼 재활협회에서 제시한 결과보고서와 본지가 입수한 간담회 자료가 서로 다른 것은 분명히 어느 쪽에선가 관계 서류를 "조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만약 협회 측이 제시한 서류가 "조작"된 것이라면 이것은 결국 이러한 서류를 결재해 준 협회의 최고책임자까지 관련이 됐다고 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얼마든지 고칠 수 있습니다>

  다음날인 1월 8일 주성오 관장을 만나 사실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
  주성오 관장은 "간담회 예산 집행내역서에 사인한 시기는 결과보고서에 나온 대로 지난해 11월"이라고 주장하면서 "며칠 전에 누구에게 선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으나 누가 어떤 내용에 대해 전화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주관장은 "그 보고에 얼마 주고 식사는 얼마하고 또 술 먹을게 있습니다. 마, 이게 뭐냐 하니까 아, 회의 끝나고 직원들하고 그 날 있었던 이야기를 토론하면서 그 다음에 집에 가고 난 뒤 몇 놈이 가서 술 먹었다. 그래서 그거까지도 돈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가 식사한 것까지는 내가 인정한다. 당장 바꾸라고 하면서 확 그어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이놈들이 돈을 물어내고 그 다음에 요거까지 썼습니다. 그래서 내가 사인을 했습니다. 71만원인가. 그래서 그것도 잊어버렸다가 아래(엊그제) 내가 조사해 보니까 그렇게 돼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결과보고를 할 때 자기들이 술 먹은 것도 올리느냐는 질문에 "안올리니까 그었지 통장에 만일 올릴 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내가 인정했겠지"라고 대답했으나 뻔히 안 되는 것인 줄 알면서도 결재를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예산은 처음 90만원 쓸려고 하다가 30만원 남았으니 저희들도 어디 가서 술 먹겠지 뭐. 어차피 그것의 연장으로 간단히 생각했겠지"라고 말하며 "글쎄 그걸 왜 나보고 물어"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주성오 관장은 "재무회계상 회계연도가 12월 31일이라고 되어 있지만 6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 기간 중에 잘못 처리된 것은 수정하거나 정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떤 형태로든 징계는 해야죠>

  그러나 협회의 공식예산을 가지고 술을 먹었다는 사실이 단순히 개인적으로 이를 변상하는 차원에서 해결 될 수 있느냐고 묻자 "그 행위는 개인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져야지 협회는 질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것이 조용해지면 어떤 형태든지 내가 징계를 할 것이며 그대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성오 관장은 재차 결과보고서에 서명한 날짜가 언제냐고 묻자 "11월인지 12월인지 기억할 수 없다"고 발뺌을 하면서 본지가 가지고 있는 관계서류에 대해 "가능성은 이쪽이 할 수도 있고 바깥에 사람이 할 수도 있는 건데 만약 입증이 안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 사건을 협회를 중상 모략하려는 "음모"로 되받아 쳤다.
  여기서 다시 한번 이번 사건을 재구성해 보자.
  간담회가 있었던 날은 지난해 11월 8일이었으며 본지가 입수한 관련 자료 역시 모두 11월 8일자로 지출이 완료된 상태였으며 협회의 원장에도 간담회 비용은 91만원 모두 지출된 것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주성오 관장은 "11월 18일 술값까지 포함된 두개의 영수증이 올라와 이를 반납시킬 것을 명령하면서 결과보고서를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기안책임자인 정우근 대리는 "7명분 21만원은 행사 직후 반납된 상태이며 이를 주관장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은 것"이라고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인가?
  결과보고서는 언제 작성되었으며 만약 조작되었다면 언제, 누가 그랬는가?

<보사부까지 (?)>

  여기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주관장이 1월 초에 받았다는 전화내용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간담회 영수증 조작과 관련된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이를 확인한 즉시 보사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즉시 협회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보사부 재활과 이모 사무관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감사요구에 "더 이상 재활협회 사태가 확산될 경우 협회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부지원이 끊어질지도 모르는데 이런 사태는 재활계를 위해 바람직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며 "가능한 한 조용하게 처리하자"고 재차 다짐했다.     그러나 보사부는 즉각 감사에 착수하는 대신 이러한 사실을 주성오관장에게 알려줌으로써 오히려 관계서류를 조작하도록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는 지난 1월 중순 실시된 협회에 대한 특별감사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보사부가 "감사결과 지적사항 및 처분요구"를 통해 지적한 협회의 비리사실은 "행사비 내역의 임의변경 및 행사비 유용"과 "사무국장의 지도감독 소홀"등 두 가지로 축소조정(?) 되어 있어 사건의 본질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행사비 유용의 비리사실로는 "재활사업과 대리 전일승과 담당 정우근이 1991년 11월 8일 언론인 간담회행사와 관련해 행사경비 총금액 91만원 중 참석자 수당이 1인당 5만원씩 책정된 바 있음에도 이를 집행함에 있어 합법적인 변경절차도 없이 임의로 1인당 5만원을 2만원씩 감액하여 4명(참석자11명 중 7명은 수당 수령거부로 미지급)에게 1인당 3만원씩, 합계 12만원을 불법적으로 지급하고 잔액 48만원도 임의로 본 협회 직원회식비로 유용"한 것을 비롯 "회식비 및 음료대로 책정된 31만원중 음료대 1만7천원을 제외 한 29만3천원은 간담회 참석자에 대한 회식비이므로 참석자의 회식이 취소되었으므로 당연히 반납 조치되어야 함에도 임의로 위 직원회식비로 포함하여 유용한 사실이 있는 등 회계질서를 문란시킨 자로서 엄중조치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유용금액 73만 3천원을 변상조치하고 관련자를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사무국장의 지도 감독소홀 등에 관해서는 "사단법인의 사무국장은 회장을 보좌하여 법인의 사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자로서 행사비를 집행함에 있어서는 관계직원으로 하여금 예산은 그 내역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함에도 동 행사비의 지출에 관한 정산보고 결재시 (91.11.28) 집행 담당자가 불법적으로 집행한 사실을 시정조치를 하지 않는 등 회무관리에 철저를 기하지 아니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엄중경고"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결과를 2월 28일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중순 열린 협회 인사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보사부의 지시를 비웃듯 중징계할 것을 요구했던 전일승과 정우근에게 "견책"이라는 가벼운 처분만을 함으로써 끝까지 이 사건이 "별것 아닌 사소한 잘못"이라는 소신( ? )을 굽히지 않았다.

<사무국장도 아니야>

  한편 "촌지" 문제를 취재하는도중 주성오 관장에 대한 협회사무국장 자격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 올랐다.
  주성오 관장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주성오 관장은 57년 서울대문리과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언론사, 기업체 등에서 근무하다 88년 5월 시설협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처음 장애인복지에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에는 지난 90년 노조문제로 협회사무국장과 복지관장이 공석이 되자 "3개월 안에 협회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하며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해지난해 1월 22일부터 협회사무국장겸 복지관관장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6일 장애인복지신문에 "주성오 관장이 복지관관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기사가 발표된 직후 동작구청은 주성오 관장에게 협회사무국장을 사임하는 조건으로 복지관장의 자격을 인정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바 있으며 이러한 구청측의 요구에 의해 6월14일 협회는 "사회복지시설(시설의 장) 변경신고서 보완보고"를 보내 "저희 협회 사무국장주성오는 1991년 6월14일 부로 사직하여 별첨과 같이 보고 함으로써 협회 사무국장직을 사직했음"을 통보했다.
  또한 주성오 관장은 함께걸음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6월협회 사무국장직을 그만 두었다"고 밝히고 협회의 업무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성오 관장의 주장과는 다르게 올 2월까지 협회의 각종 결재서류에 서명을 하는 등 사무국장직을 계속해 왔는데 이는 협회 자체의 운영규정조차 무시 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더욱이 이러한 사실을 주무부서인 보사부에서 전혀 모르고있는 등 협회 운영의 파행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협회 운영규정 제 7조 "직원의 임면"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회장이 제 6조 2항(사무국장), 제 3항(복지관 관장) 및 제 5항(사무국, 복지관 부장)에 규정된 직원의 임용과 보직 및 전보함에 있어서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주관장의 사임을 결정한 인사위원회가 열린 것은 올해 2월초이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주관장은 동작구청에 사무국장 사임에 관해 허위보고를 했으며 6개월 이상 무자격의 상태에서 협회 사무국장으로 각종  서류에 결재를 해왔던 것이다.   
  한편 이러한 사실에 대해 동작구청 사회복지과의 모 직원은  "사회복지시설 재활협회는 우리 구청의 관할이지만 사단법인 재활협회는 보사부 관할"이기 때문에 "협회 사무국장의 자격 등에 관해서 우리가 감시 감독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으나 이러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허위보고서 작성"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사부에 문의를 했는데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자문정도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발뺌하기에 급급했다.

<파격적인 승진 또 승진>

  주성오 관장의 협회 사무국장 자격 여부가 논란되는 것은 이 기간 중에 협회와 복지관 직 원들의 무더기 승진이 있었으며 이 승진과정에서 주관장이 소위  자신의 "측근"들을 무원칙적으로 승진시켰다는 반발이 크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촌지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일승 복지관 총무과장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 2일 남부복지관 직재부 담당에서 협회재활사업과 대리(3급 2호봉)로 승진했으며 같은 해 12월 1일부로 다시 복지관 총무과장(2급 1호봉)으로 임명하는 등 특별승진을 시킨 바 있다.  이밖에도 최종길씨가 흥보과 대리(3급 5호봉)에서 과장(2급 5호봉)을 거쳐 부장(1급 1호봉)으로 승진했으며, 박말분씨가 복지관 총무과장(2급 4호봉)에서 협회 총무부장(1급 1호봉)으로, 그리고 이용근 복지관 사회교육과장(2급 3호봉)이 사회교육부장(1급 1호봉)으로 역시 특별 승진해 무려 13명이나 무더기로 승진 시켰다.
  한편 이러한 특진시비에 대해 주성오관장은 "현재의 보수 수준으로는 외부에서 직원을 영입하기 어려워 부득이 내부승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직원을 특진시키는 기준은 근무경력과 근무성적 그리고 공적 등이 감안되는 것은 물론 관리능력 역시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입사 순으로만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사문제의 공정성을 주장했다. 또한 주관장은 이들에 대한 특별승진의 이유로 "말없이 고생을 했다(박말분)"거나 자신이 지시한 "비밀업무를 수행중(이용근) "이거나 "바자회를 성공적으로 치뤄(전일승)서" 라고 밝혀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럽회 인사규정 재 3장13조(특별승진 및 승급) 규정에 의하면 "회장은 공적이 현저한 자 및 업무수행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승진이나 승급을 시킬 수 있으나 "특별승진이나 승급은 매년1회 이상 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협회규정에 대해 주관장은 "12월부터 업무를 맡았다고는 하지만 실제 승진 발령이 난 것은 올해 1월 1일부터이기 때문에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러한 부당인사에 지방의 지부직원들이 반발하자 또다시 규정애도 없는 승급으로 이를 무마하는 등 협회운영 전반에 걸쳐 규정과 규칙이 무시되고 주관장의 독단에 의해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파행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한편 최근에는 지난해 8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홍콩에서 열렸던 "제3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의 통역비 영수중이 위조된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전면 재감사 역시 다시 실시되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금메달6개, 은메달4개를 따면서 종합 3위의 좋은 성적을 냈으나 주관부처인 보사부와 재활협회측이 쥐꼬리만한 포상금(금메달 1백만원, 은메달 50만원)을 내놔 선수들이 이를
거부하며 해단식에 조차 참가하지 않는 등 말썽을 빚었던 이 대회에서 협회측은 통역비로 백2만4천원을 지출한 것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최근 본지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통역비 영수증에 나와 있는 주민등록번호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협회의 운영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각각 1백8만원씩 홍정일 등 모두 세명에게 지급된 것으로 되어 있는 영수증은 우선 통역비가 그 수입의 4분의 1을 원천징수 해야하는 기타소득으로 원천소득징수영수증에 작성해야 함에도 일반적인 영수증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주민등록번호마저 주민등록체계상 성립하지 않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당시 체제비 중에 숙박비의 영수증이 없는 등의 문제 때문에 이를 정산하는 데만1달 이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회에 참가했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대회에 주성오 관장은 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복지관의 한해 해외출장비 140만원을 모두 가지고 갔는데 이러한 사실을 담당 과장조차 모르고 있었다가 대회가 끝난 지 다섯 달이 지난 1월초에야 겨우 협조사인을 해 준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새로운 문제로 지적되고있다.

<기자들까지 나서>

  "촌지거부"라는 기자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한국장애자재활협회 문제는 위조영수증 문제로 협회와 공방전을 벌이면서 점차 구조적인 문제로 드러났고 주관장의 파행적인 운영으로 썩어 들어가고 있는 협회의 갖가지 행태에 대한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져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본지를 포함해 장애인복지신문 장애인신문 새건강신문등 장애인언론사 기자들은 3월초 회의를 통해 이러한 협회의 파행적인 운영을 단순히 취재하고 보도를 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개질의서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4백만 장애우의 기대와 열망을 저버린 재활협회 등 장애우복지기관들의 올바른 위상 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지난 3월 13일 장애인언론기자협의회(준비위원장 월간 함께걸음 전흥윤)는 재활협회 서광윤 회장 앞으로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린 이유와 허위 영수증과 관련해 관련자를 처벌할 것"등을 요구했으며 "장애우복지기관으로서 재활협회의 위상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협회측은 기자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답변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간담회영수증 등 관계자료를 협회를 음해하기 위해 밖에서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장애인언론기자협의회는 이러한 협회측의 반장애우적 행위를 뿌리뽑고 장애우복지기관들과 기자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주성오 관장 등 협회 관계자를 형사고발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장애인복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 관련단체에 "재활협회사태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협회의 거듭남을 위하여>

  1954년 이 땅에 처음으로 전문적인 이론과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척박한 장애인복지를 외롭게 이끌어 왔던 재활협회는 최근 노조의 설립과 와해 그리고 지하철 신문가판을 둘러싼 재활재단과의 분규 등 일련의 진통과 함께 고용촉진공단 등 보다 전문적인 장애인복지 기관들이 출현하면서 그 위상이 크게 흔들려왔다.
  더욱이 지난해 노조문제를 둘러싸고 박순국, 이청자 부장이 퇴진한 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장애우 복지의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주성오 관장이 취임했으며 주관장은 "장애인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바자회등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협회를 끌어갔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방향에 순응하는 사람들을 특별승진 등의 방법으로 끌어들여 친위세력을 구성했던 것이다.
  협회사태의 파장이 점차 커짐에도 불구하고 서광윤 회장 등 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전전긍긍할 뿐 사태해결을 위한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보사부 역시 단 한번 형식적인 감사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지어 장애우들의 분노를 사고있다.
  재활협회를 비롯한 장애우복지기관이 진정 이 땅 4백만 장애우의 "손과 발"로 거듭나는 그날이야말로 진정한 장애우 복지가 시작되는 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