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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를 찾아서] 시각장애우들의 든든한 기둥, "밝음신용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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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 방배 1동에 있는 "밝음 신용협동조합"은 시각장애우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공간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많은 불편을 겪는 시각장애우들에게 저축이나 대출 등 금융기관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일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외출을 한다든가 여타의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이용에 따르는 시각장애우들의 불편을 해소해 주고, 시각장애우 역시 모든 인간에게 보편화되어 있는 경제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 아래 개설된 곳이 바로 "밝음 신용협동 조합"이다.

<창립 10년째, 조합원 151명에서 1,400여명으로 늘어>

   1981년 12월 23일, "시각장애 우만 이용하는 금융기관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동의한 발기인 14명이 주축이 되어 이듬해인 82년 1월 16일, 창립총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창립 당시 151명의 조합원을 모집하여 시작한 밝음신협은 10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조합원 1,400명 총 자산 45억 원에 이를 만큼 탄탄한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굳혔다. 모든 조합원들이. 가족처럼 똘똘 뭉쳐 있는, 말 그대로 "신용과 협동정신"을 전통으로 간직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황봉주 이사장을 비롯한 14명의 발기인들이 사재를 털어서 만든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창립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우선 많은 시각장애우들에게 신협을 알리고, 취지를 설명하며 증자하도록 홍보를 해야했고, 1년 이상을 조합원 확보에 주력해야 했지요. "
  창립 단원이자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우종명(43) 과장은 "신협 건물을 마련하고 출자금을 늘이는 등 자산 확보에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신용이 가장 큰 힘이었다"고 덧붙인다.
  밝음신협의 이용형태는 타 금융기관과는 달리 특이한 점들이 있다.
  우선 은행이나 타 신용협동조합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시각장애우와 그 직계가족만이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직접 찾아가서 여수신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하면 신협의 직원이 직접 찾아와서 여수신 업무를 처리해주는 점이다.
  시각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은행을 찾아가는 것에 번거로움이 많았고, 자연히 저축을 하지 않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고리채를 써야 했던 시각장애우들에게 밝음신협의 이용형태는 매우 획기적이고 편리한 장치일 수 밖에 없다. 직접 찾아와서 예금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밝음신협의 낮 근무시간은 무척 조용하고 한산해 보인다. 조합원이 예금을 하거나 필요한 돈을 찾고자 원할 때, 또 대출을 원하는 전화가 오면 외근 직원이 통장과 돈을 직접 들고 그 집을 찾아간다. 아직까지 여러 가지 사정상 통장정리를 수작업으로 처리해 주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의 집에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조합원 입·출금 정리와 장부정리는 신협 내에서 전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외부로 뛰는 직원이 많이 필요하다. 총 12명의 직원 중 6명이 외근 직원으로 뛰고있으나,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감당하기에 이 숫자는 부족하기만 하다. 아주 긴박한 요구불 신청이 아닐 경우는 대체로 요일별로 지역을 나누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루에 좀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자동차는 필수품. 현재 봉고와 승용차 여섯 대가 외근 직원들의 발이 되어 서울과 경기지역을 누비고 있지만, 교통이 막혀서 원활한 업무처리에 지장을 많이 받는 실정이라고 외근 직원들은 토로한다.

밝음신협의 이용형태는 타 금융기관과는 달리 특이한 점들이 있다.
우선 은행이나 타 신용협동조합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시각장애우와 그 직계가족만이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직접 찾아가서 여수신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하면 신협의 직원이 직접 찾아와서 여수신 업무를 처리해 주는 점이다.

현재 밝음신협이 운영하고 있는 여수신 업무는 출자금, 자립예탁, 정기예탁, 보통예탁, 정기적금, 대출 등이다. 일반 저축성예금인 자립예탁의 경우 이자는 연 6%. 일반 은행의 연 5%에 비해 1%가 높아서 저축을 할 경우에는 약간의 이익이 있는 셈이다. 대출 금리의 경우는 은행이 연 13%인데 비해 신협은 연14.4%로 1.4%가 높은 편이나 출자금의 신용대출이 자유로와 은행보다 약간 높은 금리를 보충해 주고 있다.
  신용협동조합만의 독특한 이용형태인 출자금은 조합원이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예금이다. 이는 요구불 예금이 아니어서 아무 때나 찾을 수 없고 1구좌1,000원 이상 1년에 1번만 예금해도 된다. 조합원에서 탈퇴할 경우에만 출금이 가능한 출자금은 91년도 말까지 총 4억3천만 원 정도 예치되어 있고 이것은 신협 자산의 근간이 되는 비중 있는 동산이기도 하다. 일단 출자를 해서 조합원이 되면 신협의 주주가 되는 셈이다.
  신협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쭉 거래를 해온 박영복(여 · 41)씨는 밝음신협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 중의 한사람이다. 3년 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5천만 원을 대출해서 석촌동에 160평 건물의 3층 짜리 안마시술 소를 차릴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손을 꼭 빌려야 가능한 은행 이용이 무척 불편했는데 신협 거래 이후 여수신에 따르는 불편은 없어졌다"고 말하는 그는 "은행에서 현금을 대출하려면 순수한 절차만으로 되지 않고 뇌물격의 돈이 오가는 것이 상례인데 신협의 경우는 그런 불합리한 절차가 없어서 무엇보다도 좋다"고 덧붙인다.

<시각장애우들의 주택자금, 사업자금 마련에 큰 몫 담당하는 사랑방>

  밝음신협을 통해 집을 사거나 사업자금을 마련한 사람들은 박영복씨 외에도 수백 명에 이른다, 주택자금이나 교육자금, 의료자금, 사업자금, 가사비로 대출된 액수가 지금까지 약 127억원 정 도. 우종명 과장은 "안마사, 침술, 복술업, 교사, 음악인 등 재 한되어 있지만 그나마 직업이 있는 시각장애우의 경우는 생활의 어려움이 덜하나 뚜렷한 직업이나 하는 일이 없이 집안에만 있어야 하는 시각장애우의 경우 가난을 면하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이들에게 전셋집 한 칸, 아니면 월세방 한 칸이라도 마련할 수 있게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덧붙인다.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우의 숫자를 총 15만 명으로 추산한다면 서울에 살고 있는 시각 장애우만 해도 수만명, 사회활동을 하는 시각장애우들은 거의 가입하여 거래하고 있으나 서울만 해도 태반은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밝음신협처럼 운영되는 곳은 서울에서는 단 한 곳뿐이다. 전국에서도 부산이 작년에 작은 규모로 시작을 했고 대구에서는 지금 한 곳에서 준비중에 있다. 워낙 수가 작다보니 홍보도 잘되지 않고, 지역적으로 거리가 멀다는 불편이 수월한 이용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복지사회 건설"이 사업 목표. 구판사업으로 생필품도 보급>

  금융업무를 통해 다각적인 봉사를 하고 있으나 밝음신협의 목적은 더욱 원대한 것에 있다. "복지사회 건설"을 지상목표로 두고 "잘 살기 위한 경제운동" "사회 밝힐 교육운동"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을 3대 실현과제로 두고 있다. 즉 신협의 금융사업은 "복지사회로 가는 사업"의 한가지 형태인 셈이다.     현재 밝음신협에서 시행하고있는 "구판사업"은 신협이 추구하는 복지사업의 또 하나의 형태이다. 시장이나 일반 가게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생필품을 보급해 주고 있다. 신협 건물이 있는 뒤편 창고에는 휴지, 세제, 음료수 등 각종 생필품들이 가득 쌓여 있다. 물건구입 요청이 오면 예금 거래와 함께 자동차에 물건을 싣고 직접 실어다 주는 것이다. 가격은 슈퍼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밝음신협 관계자들은 2천년 대를 내다보면서 지금보다 더 확장된 "지역사회 개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연구, 개발 중에 있다.
  시각장애우들의 대부분이 중·하류 계층의 영세장애우들이고, 교육이나 정부의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협이나 구판사업 등 각종수익사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여 "시각장애우들의 복지타운"을 건설할 것을 꿈꾸고 있다. 집이 없는 사람이 워낙 많고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 교육시설이나 주택시설, 노인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여 공동체 생활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이점이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애우 아파트로 건립되어 있는 중계동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장애우들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고, 주변 이웃들의 차별 역시 팽배해 일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입주한 장애우들의 하소연이다.
  택지 조성이나 제반 여건 마련 등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신협 관계자들 역시 밝히고 있듯이, 장애우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와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현실에서 대규모 "장애우 공동체 마을" 건설인 주는 의미는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

  이들의 꿈은 과연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인가.
 이제 창립 10년째를 맞이하면서 시각장애우들의 든든한 기둥으로선 밝음 신협이 어떻게 무너지지 않는 "반석 위의 집"을 지어나갈지 지켜보자. 


 

작성자고은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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