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이야기]드러나지 않은 아픔도 싸매 주는 인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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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인 권리, 반드시 획득되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다. 모든 아픔은 인간이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생긴다고 여겨진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고 자부하며 살아가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청과물 하역 일을 하다가 척추가 뭉그러져 3년 반을 골방 단칸방에서 누워 살아야만했다. 마치 지렁이 같은 삶이었다. 야간작업의 일당 임시직이었으므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또 3년 후 일당 노무직 하드보드 제조공장에서 일하다 목재가 분쇄된 가루먼지와 접착 본 드성약품 프레싱 유독가스와 폐유를 사용하는 공장 내 지게차가 내뿜는 매연으로 온 몸의 세포가 차츰차츰 굳어져 또 3년을 비실비실 고생했으며 근 보름간의 일당마저도 받으러 못 갔다.
사람의 몸이 이토록 강하고 질기기에 그토록 비인권적인 일들도 있었던가 싶었지만 생명을 주신 이의 뜻은 제 몸같이 서로 보살피며 살고 돈이 인간의 생명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섭리를 보여 주신 것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5년 후 어느 정도 회복된 다음에 또 과속 개인 영업택시에 타고 가던 자전거와 함께 치여 근 30여 미터를 날라 떨어지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기적에 가까울 만치 X레이 결과 뼈에 이상이 없었다. 동생 같은 젊은 운전사의 앞날이 걱정되어 완전히 엿가락처럼 구부러졌던 자전거에 대한 보상금 5만원과 그간의 치료비까지 가해자가 부담하고 3시간 입원 후 퇴원하게 되었다.
그 운전사는 당시 깊이 감사했으나 그 날 저녁 집에 돌아와 쉰 후 충격으로 인한 후유증이 심해 위로방문을 한번 정도 요구했으나 끝난 일이라며 와주지도 아니했다. 이러한 비정함이 불신과 불화를 유발케도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고 이용하고 군림하는 독소는 선한 양심의 훈련이 없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위로하는 마음으로 되도록이면 맑은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선한 양심만이 승리한다는 확신 아래 어렵게 그러나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소양에 맞는 직업을 가져보지도 못했다.
"함께걸음"은 눈에 보이는 장애우들의 아픔부터 해결하려는 인권지였다. 사실은 보이는 부요만이 부요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양심의 부요가 더 온전한 것이라 여긴다. 눈에 보이는 장애우들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아픈 상처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도 우리는 또한 알아야 한다. ■
서울 은평구 응암 4동에 살고 있는 조영칠씨는 사람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곳에서 일한 경험이 많다면서 그 현장의 이야기들을 보내 주었다. 이번 호에서 일부만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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