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대학 지상강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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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다. 민주주의의 정치적 요체는 "국민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라는 원리이다. 이 원리를 온전하게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 "직접민주주의"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직접 민주주의는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었다. 근대국가 이후에도 주로 현실화된 것은 간접민주주의 곧 대의제 정치였다. 이 대의제 정치는 현실적인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극복되어야 할 감정적인 형태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지방자치제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원리에서 바라볼 때 지방자치는 "단체자치"와 "주민자치"라는 이중적 성격 가운데서 주민자치가 중심이 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정치 구조를 확립하는 차원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지자제를 정치와 무관한 행정적 차원으로 국한하는 정부의 입장은 비판받아야 한다.
지방자치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중앙집권적 권력을 민주적으로 분산시키며 동시에 지역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 둘째, 국민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하고, 민주적인 신고방식과 정치문화를 고양시킨다. 셋째, 중앙 정부 차원의 정치적 변동으로 인한 혼란이나 공백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살린 정치와 행정을 가능하게 한다. 다섯째, 지역 문제 해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지방자치제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지방자치제는 그 본래적 성격상 독재 권력이 거부 내지 탄압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은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제3공화국이 지자제를 유보하다가 유신에 이르러서는 "지방의회는 조국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구성하지 아니한다"는 헌법 부칙을 부가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이에 반해 이승만 정권하에서는 오히려 지방자치제가 집권세력의 정치도구로 활용되었다.
현대의 지방자치제 역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 지방자치제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재정 자립의 제약, 자치 단체의 자치권 제약,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오용될 가능성, 친여적 인사들의 지방 자치단체 장악, 지역의 저급한 이해관계 조장, 운동의 분절화, 지역 감정의 활용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해악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이행되면 장애우 복지 확립에 있어서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장애우계의 조직적인 대응으로 복지 정책 입안이 더 활성화될 수 있고 장애우의 영향력 역시 강화되리라고 본다. 또한 시민운동 단체 등 타 운동단체와의 연대 속에서 선거를 통해 장애우 문제의 지속적 거론과 장애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민주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전국 규모의 장애우 조직이 건설된다면 정치 세력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며, 장애 복지에 관한 상당 부분이 정책에 반영되리라고 본다.
글/서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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