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현장장애우들 분노 폭발
본문
지난 9월24일 "구걸·행상 장애인의 배후에 폭력조직이 있다"는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자협회 장기철 회장의 수사의뢰 이후 경찰의 강제 연행과 조사 등으로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 행상 장애우 문제는 마침내 이번 사건의 진원지인 지체장애자협회 사무실을 점거하고 헛소문 유포의 배경과 이로 인한 생계 대책을 촉구하는 투쟁으로 번지고 말았다.
한국 장애인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이번 사태의 배경과 문제점,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과연 무엇인가.
<하늘을 찌르는 분노>
삶의 밑바닥에서 솟구쳐 오르는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땅을 뒤흔들었다. 불과 백여명, 그동안 질척한 시장바닥을 기면서 "웬수같은 목숨"에 거미줄을 치지 못해 처절하게 살아남아야만 했던 행상장애우들의 "더 이상 짓밟히면서 살수 없다"는 인간선언은 상상을 초월한 투쟁으로 번지고 말았다.
지난 11월23일 오전 9시 농성장인 용산구 남영동 한국지체장애자협회(회장 장기철·51세, 이하 지장협) 사무실 앞 8차선도로로 나선 "대한성인장애인자립복지회"(회장 김도현·55세)소속 장애우 50여명은 "장기철 회장이 폭력조직 운운하면서 근거 없는 소문만 가지고 수사의뢰를 한 이래 시민들이 우리를 마치 범죄집단의 하수인으로 여겨 장사는 물론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헛소문을 퍼뜨린 장기철회장의 사퇴와 영세장애우의 근본적인 생계대책을 요구했다.
협회 사무실에서 끌어낸 소파와 자신들의 승용차 등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몇몇 장애우는 온 몸에 석유를 뒤집어쓰고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설 경우 분신하겠다고 위협했다.
토요일오전 출근길을 서두르던 많은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에 걸어서 출근하는 등 불편을 겪으면서도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듯 수백여장의 성명서가 떨어지자 이들은 길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사태를 설명하면서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두 시간여가 지난 11시경 해산을 종용하던 경찰이 마침내 "서울시의 교통상황이 악화되어 강제진압이 불가피하다"며 작전을 시작하자 자신들의 승용차와 가구 등에 불을 지르며 저항하기도 했다.
소방차 4대에서 일제히 농성장애우를 향해 물을 뿌리면서 시작된 진압작전은 천여명의 전투경찰이 휘두르는 방패와 몽둥이, 불타는 차에서 내뿜는 검은 연기와 물보라 그리고 강제연행 되면서 울부짖는 장애우들의 비명과 울면서 이를 말리는 시민들의 외침이 뒤범벅되어 한마디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찌그러진 휠체어와 부러진 목발을 찾아 아스팔트를 기는 장애우를 군화발로 짓밟고 몽둥이로 내리치는 전투경찰에게 등굣길의 여학생들이 "때리지 마세요"하면서 매달려 울부짖는가 하면, 연행과정에서 옷이 갈갈이 찢어져 치부마저 드러난 장애우를 아스팔트 바닥에 질질 끌고 가자 이에 격분한 시민들이 뛰어나와 "사람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경찰과 주먹질을 하기도 했다.
10여분 이상 계속된 진압작전에서 대부분의 장애우가 닭장차로 끌려갔으나 일부는 다시 지장협 사무실로 대피해 경찰과 대치하면서 끌려간 동료 장애우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소방차에서 내뿜은 물로 발목까지 잠길 정도로 흥건히 젖은 길 한복판에 마치 폭격을 맞은 찌그러진 휠체어와 부러진 목발들이 치열했던 현장의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근거 없는 수사의뢰>
이처럼 영세 장애인들의 사상유래 없는 극한 투쟁과 강제진압 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은 이번 지장협 점거농성 사건은 지난 9월24일 장기철 회장이 경찰에 "구걸 행상장애인에 대한 폭력조직의 갈취문제"를 수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를 시작으로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하루 뒤인 9월25일 장회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88년께부터 서울시내 남대문시장, 명도일대는 물론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중심가에서 두 다리가 잘린 장애인들이 구걸 행위나 물건 강매행위를 하는 일이 부쩍 늘어 협회 회원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이들 상당수가 강제 수용된 채 매일 아침 봉고차에 실려 시내 중심가로 나와 구걸행위를 한 뒤 수용시설로 되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의 자체 조사로는 그 수용시설을 구체적으로 밝혀낼 수 없어 이번에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게 됐다"고 수사의뢰의 동기를 밝혔다.
또한 "이러한 폭력조직에 피해를 입고 있는 장애우는 교통사고 등으로 팔 다리를 잃고 생계수단을 잃은 장애우로 "좋은 일자리가 있다"는 폭력조직의 꾐에 빠져 이런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들은 대개 하루에 8∼1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모두 폭력조직에 빼앗기고 간신히 의식주만 해결하고 있다"면서 전국에 이러한 장애우가 4백∼6백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가출청소년을 꾀어 멀쩡한 사지를 고무줄로 2주 가량 꽁꽁 묶어 불구로 만든 뒤 "앵벌이"로 나서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장회장의 기자회견 이후 세간에는 "멀쩡한 사람을 장애인을 만들어 앵벌이 시킨다"는 소문이 더욱 극성을 떨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것은 물론 대다수 행상장애우의 부정적 인상을 더욱 심화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이들의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주었다.
<조직적인 대응과 드러나는 의혹>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일제히 시작된 이후 이곳저곳 장소를 옮겨야하는 이들 장애우 중에는 한달 사이에 무려 10차례 이상이나 연행된 사람도 있을 정도로 무차별 단속을 당해 행상을 나가기가 두려운 것은 물론 TV 방송과 각 언론매체에 이 문제가 대대적으로 발표되면서 그나마 조금씩 팔아주던 시민들의 눈초리마저 싸늘해지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들 행상장애우들은 이 모든 것이 바로 장회장의 근거 없는 수사의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무책임한 발언을 한 장기철회장과 제대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발표해 버린 언론 그리고 영세장애인의 생계대책을 외면하고 있는 보사부의 각성을 촉구하며 9월3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강동자립복지회(회장 김도현), 대한장애자자립복지회(회장 박원달)등 20여개 단체 소속 회원 등 백여명의 장애우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구걸장애우와 폭력조직과의 연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뚜렷한 증거도 없이 장기철의 말만 믿고 액면 그대로 보도, 열심히 살고자 하는 장애우들이 생계 터전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국회는 구걸, 행상장애우들의 생계대책을 강구하고 △장기철은 지난 6년간 지체장애자협회의 실적을 공개할 것과 △언론의 정정보도 등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에서 국정감사 중이라는 이유로 국회의원을 만나지 못한 이들 장애우는 곧바로 남영동 지체장애자협회 사무실로 찾아가 수사의뢰에 대한 장기철씨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농성 한 시간여 만에 나타난 장기철씨는 "나는 폭력 조직만 잡으라고 그랬지 경찰에 단속을 하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농성장애우들 중에 "나를 음해 하려는 폭력조직의 사주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해 이에 격분한 장애우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욕설과 고함이 난무하는 가운데 농성대표는 △일간지에 사과 광고를 싣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는 장씨의 약속을 얻어내고 오후 6시경 자진 해산함으로써 이날 농성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오후 장기철씨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에서 용이하게 못 잡아서 그렇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현재 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피해는 그렇게 심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편 구걸 행상장애우들을 지장협이 협회차원에서 수용 관리하겠다는 공문을 지하철공사에 보낸 사실 여부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지장협 대구 경남지부 등에서 협회의 운영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는 질의서에 대해서도 "전연 받은 일이 없을"뿐 아니라 예술제 등 각종 행사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서도 공개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한 장의 편지>
이처럼 장기철씨는 자신의 수사의뢰로 피해를 입고 있는 행상장애우들의 문제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한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10월 4일 한겨레신문에 "구걸장애인 갈취에 대한 일부장애인들의 오해가 있어 당국과 국민 여러분에게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어물쩍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시도했다.
이즈음 본지가 입수한 한 장의 편지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단순히 폭력조직에 갈취 당하는 장애우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지장협에서 자신들ㄹ의 세력을 키우기 위한 이권을 따내기 위한 일련의 작업이라는 것이었다.
"지상에서 보도된 장기철씨 관련기사(구걸장애인) 보도를 보면서 새삼 그 사람의 모사에 소름이 끼칩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된 이 편지는 장기철씨가 "작년(1990년) 2월∼5월 사이 지하철 내의 신문가판대와 간이 매점의 이권을 따내기 위해 불우장애인 자활자립 기금 조성계획이라는 명목하에 지하철공사를 들락날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모 정치인 (노태우, 이종찬의원)이 뒤를 봐준다면서 우리 직원들에게 공갈까지 했으나 모든 사안을 대강 짐작한 우리 공사에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밝히고 "금년에 장기철씨가 경찰청에 진정한 것은 새로 건설되는 지하철 등의 이권을 겨냥한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편지와 함께 입수된 공문(지장본부 100-30. 1990. 2. 15. 수신: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참조: 운수부장, 제목: 지하철 내의 신문판매대와 이동식간이 매점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임대신청)에 의하면 "귀 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호선∼4호선 내의 기존 참여단체(7개단체)가 설치하지 않는 공간 등을 이용코자 하오니 장애인들의 사기진작과 복지증진을 위해 임대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업계획안인 "불우장애인 자활자립 기금 조성계획"에서는 현재 영세장애인들이 △동대문시장 등 시장주변과 명동 등 상가 밀집지역에서 장애상처 부위를 과시하면서 공갈 및 구걸행각을 벌이고 있는 저소득 장애인이 점점 늘어가고 △지하철 계단 및 지하철 차내에서 장애를 빙자하여 빈강제적 구걸을 함으로써 민원을 이야기하고 △행인을 상대로 "구걸함"을 놓고 노래를 부르거나 애걸함으로써 시민의 혐오감을 높일 뿐 아니라 △노상에서 구걸 및 애걸행위로 교통방해를 야기하는 등의 이유로 일반 시민의 불만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그르치고 있는 실정이며, 나아가 정부시책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할 염려가 있다면서 관계기관에서 이러한 장애인을 단속하게 되면 △장애인에 대해서 "너무한다"는 시민의 비난을 받을 요인이 있고 △중증장애인이 대부분이므로 단속이나 강제수용에 문제가 있으며 △강제단속시 장애인들이 심리적 좌절감으로 자해행위 등 극한 행동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어 강력한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기 때문에 "장애인을 잘 알고 있는 본회와 관계당국이 서로 협조하여 기금을 조성하여 장애인의 생계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장협은 "본 장애인단체에서 직접 걸인 장애인 단속 및 보호를 할 경우의 장점"으로 △생계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고 △생계대책 및 취업알선 등을 일관성 있게 수립하여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리나 △본회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장애이으로만 구성된 비영리단체이므로 장애인들의 불신을 없앨 수 있다고 지하철 수익사업 참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폭발하는 분노, 그리고 점거농성>
11월 7일 서울경찰청이 "폭력조직이 가출청소년을 납치해 양다리를 절단한 뒤 구걸행각을 시켜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음에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가 마침내 11월 15일 여성신문에 "누가 성진이의 다리를…"이라는 독자투고가 실림으로써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
"두 다리가 잘린 채 지방도시의 역 앞에서 구걸하고 있는 성진이를 찾은 것은 그가 실종된지 만 4달이 지난 지난 9월의 일이다 (중략) 학원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남자들이 성진이의 팔을 양옆에서 끼고 입에 수건을 댄 채 차에 강제로 태웠으며 그 후 깨어나 다리에 심한 통증이 느껴져 내려다보니 양다리가 없어져 있었다고 한다. 계속되는 매질과 약물투여 속에서 성진이는 다리에 고무를 씌운 채 행인에게 구걸을 해야만 했다. 밤에는 데리러 온 나쁜 사람들에게 돈을 모두 빼앗겼고……" (하략)
강남구 역삼 2동에 사는 김연수라는 사람이 보낸 것으로 되어 있는 이 독자투고는 조사결과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종합해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날로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 가운데 11월19일 MBC-TV "PD수첩"을 통해 시중에 떠도는 폭력조직과의 연계가 사실 무근일 뿐 아니라 지장협에서 지하철공사에 보내 공문이 공개되자 그동안 "혹시나"하면서도 "같은 장애인끼리 설마"하던 행상장애우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게 증폭되었다.
방송이 나간 다음날 오후 5시30분경 김도현 회장(대한성인장애인자립복지회)를 비롯 10여명의 장애우가 "유언비어를 유포해 영세장애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 장기철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하면서 기습적으로 회장실을 점거했으며 이 와중에 장씨와 장시 비서가 흥분한 장애우들에게 몇 차례 얻어맞기도 했다.
이들은 장기철 회장의 얼굴에다 지하철공사에 보낸 공문을 내던지며 "왜, 뻔한 사실을 거짓말 해"라고 대들며 "이러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고함을 쳤다.
한 시각장애우는 "당신이 얼마나 머리가 잘 돌아가는지 몰라도 이렇게 처리하는 게 아니야, 먼저 우리 장애자들을 모아 놓고 누구 피해 본 사람이 없느냐고 물어본 다음에 일을 처리했으면 이런 일이 없을 거 아냐"라고 소리치면서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10여분간 욕설과 고함이 오간 뒤 장씨는 다소 당황한 듯 "이렇게 진실이 왜곡되어서야…" 하면서 "다 증인이 있다"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는 예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행상장애우들이 지장협 사무실을 점거하고 장기철씨와 대치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일을 나갔던 장애우들이 속속 합류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농성체제로 돌입했다.
<장애자 잡아먹는 귀신, 장기철 물러나라>
농성 이틀째인 11월21일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들어가면서"라는 성명서를 통해 행상장애우들은 "우리는 이 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영세장애인으로서 정부의 정책인 무관심과 소위 장애인대표임을 자처하는 장기철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혀 왔다"고 주장하고 장기철이 퍼뜨린 헛소문으로 끼니조차 걱정해야 하는 최악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음에도 "그동안 우리 영세장애인에 대해 무관심과 기만적인 정책으로 일관했던 정부는 사태가 발생하자 생계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무차별 단속과 연행으로 우리를 벼랑으로 몰아부쳤다"고 하며 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분노를 터뜨렸다.
장기철의 분신 한국지체장애자협회
서울 용산구 남영동 62-5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자협회.
전국 15개 지역에 15개 지부와 217개의 지회 그리고 16만 1천명의 회원.
이 나라 최대의 장애인조직.
그리고 장기철.
최근 "구걸 행상 장애우의 배후에 폭력조직이 있다"는 근거 없는 수사의뢰로 영세장애우들에게 본회 사무실을 점거당하는 등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지체장애자협회는 과연 어떤 단체인가.
이 땅 관변 장애우 복지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지체장애자협회의 역사는 바로 장기철 회장(50)의 개인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지장협은 장회장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86년 12월 지장협의 전신인 "한국지체장애자협회"를 회장을 시작으로 89년 7월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자협회"를 창립, 현재까지 회장으로 있으면서 "장애판의 대부"를 자처해 온 장기철은 전남 나주 출생으로 73년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한진스텐공업사에서 사고로 두 다리의 무릎 부분이 절단된 장애우이다.
이후 대한상호신용금고 등 금융계통에서 경험을 쌓아 81년 무등복지회라는 새마을 금고를 직접 차리는 등 장애우 복지를 표방한 사업을 시작했으며 83년 한국장애자재활협회 전남지부 초대 사무국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장애우 복지와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이 당시 금전관계로 말썽이 잦았다고 한다.
이러한 장기철의 성향을 바로 지장협의 장애우 복지 사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지장협은 창립 초기부터 양경자, 이종찬 의원을 비롯 정치인들을 고문으로 끌어들여 각종 행사를 개최해 막대한 후원금을 받았으며, 구걸 행상장애우 등 영세장애우들을 선도·교육한다는 명목으로 지하철 신문가판대 운영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전국장애인종합연수원을 짓겠다고 하는 등 소위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복지"라는 이름을 내걸고 참여하는 파행적 모습ㅇ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들리는 바에 의하면 사무실 직원들이 회장의 집 전화번호도 모를 정도로 내부 운영이 폐쇄적일 뿐 아니라 외부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원들에게 자신의 구두를 닦으라고 할 정도로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으로 협회를 운영, 자신의 사유물로 전락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기철은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조직을 확대해 나갔고 많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장씨가 정치권에 도전하기 위해 야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또한 "장기철은 우리 영세장애인을 이용해 지하철 신문판매대를 비롯한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것이 드러나 지난 9월 30일 허위보도로 인한 영세장애인들의 항의에 대해 당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4대 일간지를 통해 공개 사과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이를 이행치 않음으로써 또한 번 우리를 속였기 때문에 이제 우리 영세 장애인들은 더 이상 이러한 장기철의 작태와 정부당국의 무책임한 행동을 참을 수 없어 분연히 일어섰으며 헛소문을 통해 생계위협까지 초래하게 한 장본인이 장기철의 지체장애자협회 사무실을 점거 농성하기에 이르렀다"고 농성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행상장애우들은 "헛소문을 유포해 영세장애인의 생존에 막대한 피해를 준 장기철을 처단하고 우리의 정당한 생존권이 보장되는 그 날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며 일차적으로 보사부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헛소문을 유포하고 사회혼란을 야기 시킨 장기철을 즉각 구속하라 △정부는 한국지체장애자협회의 민주적인 운영을 위하여 관선이사를 파견하라 △왜곡 보도한 언론은 즉각 사죄하고 영세장애인 문제를 바르게 보도하라 △정부는 영세장애인의 생계대책을 즉각 수립하는 4개항의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이날 아침 약 1백여명으로 불어난 농성장애우는 그때까지 사무실을 떠나지 않고 있던 장기철씨에게 "회의를 해야 하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구해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1, 2층 모두를 완전 점거하는데 성공했다.
장씨가 나가는 순간 농성자 중 한사람이 손바닥으로 책상을 "탁탁" 두드리며 "이제 여기가 우리 집이야"하고 소리치자 여기저기 책상 위나 바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와" 함성과 합께 박수를 치면서 자축하기도 했다.
<모두 함께 할 운명임을 알고…>
사무실 완전 점거에 성공한 이들 장애우는 김도현 회장 등 중·장년층이 보사부 등 관계기관과 계속 사태 해결을 위한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이규달(35·지체장애)씨를 위원장으로 하는 6인 "투쟁위원회"를 새로 꾸려 농성 장기화에 대비했다.
한편 21일 오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헌신적인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지장협 장기철의 반복지적 작태"를 고발하는 한편 "정부의 영세장애인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제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들의 농성소식이 알려지자 "천안인애학교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장애인 단체에서도 지장협 장기철 회장의 사퇴와 영세장애인들의 생계대책 쟁취 투쟁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하는 등 영세장애우 문제가 장애판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사자인 장씨는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이 지쳐서 제풀에 주저앉기를 기대 하는 듯 아무런 대답이 없었을 뿐 아니라 주무부서인 보사부는 농성 3일이 넘도록 단 한차례 사실확인을 위한 전화조차 없어 이들 영세장애인에 대한 정부측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성장애우는 모두 한마음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본지가 입수한 21일자 농성일지에는 어지러운 글씨로 다음과 같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11월21일 12시30분 현재. 공권력 투입한다고 연락이 왔다. 바리케이트와 몸으로 저지해야 되겠다. 떨리는 가슴을 감추며 있다.
12시40분. 전면 유리에도 바리케이트가 쳐지고 있다. 모두들 긴장된 마음과 고조된 기분이 되고 있다. 석유도 준비되어 있다. 모두들 함께 할 운명임을 알고 대처할 자세가 되어 있는 것 같다.
1시45분. 참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특위 자금을 걷고 있다. 약간의 요기를 하기 위해 승리를 위하여
6시10분. 성인자립회 존속 여부 결정.(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존속하기로 통과) 장사에 관해 자유로운 토론을 하다. 피곤한 육체에 새 힘을 주소서…」
<밝혀진 의혹 드러나는 비리>
이날 오후 밝혀진 지장협의 몇 가지 계획서는 과연 이들이 장애우복지를 어떻게 여겨왔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발표될 때마다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투쟁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장협은 불우장애우의 선도, 보호라는 명목을 내세워 "장애인가요제"나 "공중전화박스 상단 광고"등 그동안 "돈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자신들이 맡겠다고 나선 것으로 밝혀졌으며 지난해 지하철공사에 보낸 공문이 거부당하자 올해에는 이들 구걸 행상장애우를 수용해 기술을 가르치겠다며 "연수원"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3일 거리농성 후 장애우들이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철용 국회의원의 주선으로 농성장을 찾은 장씨는 이러한 계획을 추궁하는 장애우들에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실행된 게 아니지 않느냐"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나는 정부의 보조만 받는 장애인 복지는 복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 획기적인 장애인 복지"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농성 과정에서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장기철씨는 열세번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장씨의 범죄 경력에도 불구하고 보사부는 89년 10월 장씨에게 사단법인인가를 내주었으며 지난 3년간 "장애자예술제"등 각종 행사를 둘러싼 재정비리 문제로 빗발치는 여론이 일었음에도 단 한차례의 감사조차도 실시하지 않아 "보사부가 지장협을 싸고돈다"는 비난이 파다한 실정이다.
<털끝만한 비리도 용서하지 않겠다>
23일 오후 격렬한 가두 투쟁 이후 신문쪼가리와 스프레이 낙서, 깨진 유리조각 등으로 어지러운 농성장에서 이철용 국회의원의 중재로 장기철 회장과 김지영 보사부재활과장이 함께 한 가운데 벌어진 난상토론을 통해 김도현 회장은 "이런 사태까지 빚게된 것은 그까짓 병신 몇 명 죽거나 말거나 알 바 아니라는 식의 보사부의 태도가 잘못"이라고 정부의 무관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지영 과장은 "이번 사태의 연유는 어디까지나 장애인간의 내부문제 성격으로 담당부서가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면서 "행정관청 입장에서 단체장을 조치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비라나 책임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만약에 우리가 모르는 부정 등을 알려주면 털끝 만한 것이라도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기철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여전히 "진실이 매도되는 자리"라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는 장애인을 빙자한 각종의 이권사업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장애인 복지를 위한 일"이라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해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퇴진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여기서 이런 식으로 물러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부적격자에 법인인가를 내준 것은 물론 지금까지 감사한번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보사부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김지영 과장은 "지장협에 대한 감사가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늦어도 12월 말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복마전 "장애자예술제"
본지는 이번 농성과정에서 그간 논란의 대상이 됐던 "장애자 예술제"를 둘러싸고 행사진행상담 기획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구임수씨와 장기철 회장간에 수입배분방식을 결정한 약정서를 입수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89년 2월24일 작성된 이 약정서에 의하면 "제24회 전국장애자 종합예술제를 개최함에 있어 연합회(이하 갑이라 함)측과 집행부(구임수외 3인 이하 을이라고 함)측의 역할 및 운영상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약정한다"고 하면서 △행사의 원활한 집행을 위하여 "갑"의 동의하에 "을"이 관장 집행하며 △행사집행 경비의 분배 및 지출은 다음과 같이 한다.
가) 모든 수입부문의 지출은 "을"의 요구에 "갑"의 결재로 시행한다.
나) 공식협찬처의 협찬금은 행사경비와 관계없이 연합회측의 복지기금으로 활용하며 "갑"이 관장 활용하고 "을"이 관여하지 않는다.
다) 나)항을 제외한 모든 임원 협찬금 내지는 지원금 전액은 무조건 "갑"측에 30%를 배정하고 "을"측에 30% 배정하며 나머지 40%를 행사 집행경비로 사용한다.
라) 수입부문의 액수의 과다에 관계없이 수시로 지분에 의거분배하고 어떤 이유라도 타 지분을 활용할 수 없다.
마) 수입창구는 시중은행(5개) 통장을 연합회 명의로 개설한다.
바) 행사경비 통장은 별도로 회장명의로 개설하여 이 부분 모두는 이 통장에 입금시켜 사용한다.
또한 △만약의 경우 행사 경비가 부족할 때에는 "갑"과 "을"측에 지불된 지분에서 각 50%씩 반환하여 충당하며 △행사경비의 지분 중 잉여분이 있을 경우 "갑"과 "을"이 50%씩 분배하도록 하며 이상과 같이 "갑"과 "을"은 약정을 준수할 것이며 거국적이고 역사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융화단결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같은 약정서에 89년 4월 11일 1천 5백만원을 시작으로 26일 1천만원, 5월 29일 4백50만원이 구임수에게 지급되었다.
약정서대로라면 이는 한국화약, 쌍용그룹(각각 1천만원)등 6개 특별협찬처의 3천7백만원을 포함해 89년 제2회 전국장애자종합예술제 총 후원금 1억2천3백만원 중 지장협과 구임수가 각각 4천만원씩 모두 8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지장협이 얼마나 장애인을 빙자해 자신들의 배를 불려왔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직도 남은 숙제>
이날 밤 11시께 용산서에 연행됐던 5명의 장애우가 돌아오면서 농성을 마무리지은 장애우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자신들의 기사가 나온 신문을 돌려보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으며 늦은 저녁을 들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얻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는 일부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장애우는 억눌려만 살아왔던 자신들의 폭발적인 힘에 스스로 놀라워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든지 우리가 뭉치면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토론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장애인 복지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이비 단체장"들과 "이를 감싸고도는 관계당국" 그리고 더 나아가 "장애인의 삶 자체를 철저히 외면하는 우리 사회의 높고 두터운 벽"은 단 한번의 싸움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히 밝혀졌다.
장애우 운동 역사상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치열하게 솟구친 이 뜨거운 몸짓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피맺힌 절규에 답하는 일이다.
없어요, 없어요, 없어요…
다음은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자협회 장기철 회장이 기자들과 나눈 얘기들 중에서 방송이나 보도되지 않았던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당시에 녹음했던 테이프를 그대로 옮긴다. 장회장의 초지일관(?)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참고하기 바란다.
9월30일 오후 6시 지장협 회장실.
(대담자: 장기철 회장, 경향신문, 함께걸음, 세계일보 기자)
-함께: 신문에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거든요. 그래서 저 사람들의 주된 불만은 그럼 실제로 이렇게 해서 구속된 조직들이 있느냐 그것이 없으니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게 아니냐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수사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다고 봅니까.
=장: 그것은 내가 잘 모르것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못 잡으니까 또 지금 이런 상황에서 개들이 활동할 리도 없는 거고, 그렇죠.
어쨌든 우선 지금 현재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피해는 그렇게 심대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또 우리나라 수사가 참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사기 때문에 금방 잡아서 그런 문제를 만천하에 공개했을 때에 이런 것이 쉽게 될 수 있지 않것냐 그 생각을 했고 그렇다면 이것을 장애자 단체에서 진즉이라도 오픈을 해줬으면 공개수사였을 경우에 국민들이 협조를 더 잘했을 것이다. 마, 이런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과거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비밀리에 이렇게 허다보면 제보자들도 이렇게 해서 공개수사로 허는 것이 쉽게 잡을 수 있지 않것냐 그 생각만 한 겁니다.
-함께: 정정보도하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자체조사도 하고 자료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자료를 갖고 있는지.
=장: 에, 그것은 우리가 내 자신도 아까 얘기했지만 3, 4명을 만났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고 그것을 알았으면 우리가 자체 내에서 해결을 할라고 노력을 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자료는 사진을 찍어 논 것도 있을 테고 많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나도 지금도 확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장애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그 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허고 있습니다.
-함께: 88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하셨다는 데 저희가 듣기로는 작년인가 제작년에 회장님이 장애자협회 이름으로 기안서를 보내서 관계요로에 불우장애우들이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미관상에 안좋고 그러니까 지장협에서 그분들을 수용해서 보호할 수 있도록 그런 취지에서 지하철 가판 등을 협회쪽에 달라는 기안서를 보낸 걸로 들었거든요.
=장: 그런 일 없어요.
-함께: 지하철이 아니더라도 수용보호나 그런 거를 하겠다 그래서 그런 기안을 한 적이 전혀없습니까.
=장: 없어요.
-함께: 그런 기안이 만약 있다면 그럼 지장협이 또 하나 있는 겁니까. 지장협은 이거 하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장: 난 그건 몰르겄어요. 내가 기안한 것이 기억이 전혀 없으므로 해서 또 그렇게 어디 어떤 이권을 따기 위해서 우리가 뭘 허겠다 이런 식의 얘기는 한번도 해본 일이 없어요.
-함께: 그러며는 여기 나온거 중에서 두 번째 "장기철이는 지체장애자협회 6년간의 실적을 공개하라"는 이 부분에 대해서 최근에 대구경남지역에서 이런 취지의 문서가 온 걸로 알고 있거든요.
=장: 전연 받은 사실이 없어요.
-함께: 아니 당사자들이 얘기를 하는데 없다는 말씀입니까.
=장: 예, 글쎄 나는 전혀 받은 사실이 없어요.
-함께: 그러니까 그동안에 장애자예술제에서 모은 돈하고 관계요로에서 들어온 수입이 전연 밝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 아닙니까.
=장: 물론 그렇지.
-함께: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 해명하라는 질의서 비슷한 것이 온 걸로 알고 있는 데요 저희는.
=장: 그런 걸 받지 못했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장관실로 보냈다는 얘기는 내가 들었어요.
-함께: 그거는 작년이죠.
=장: 응, 그거는 작년이지.
-함께: 그러며는 말씀을 해주시죠. 쓰임을 공개 안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장: 있지요.
-함께: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장: 고 얘기는 난 안하고 싶네요.
-함께: 그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저희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거든요.
=장: 천만의 말씀이에요. 이 사건이 이렇게 하게 된 이 사람 중에서도 내가 알기로는 개인적으로 만나가지고 내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도 많아요. 또 내가 여기서 두시간 반, 세시간 동안 얘기를 했을 때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글/전흥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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