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정부가 가로막는 장애우 등록 > 기획 연재

 모든 정책의 바탕이 되는 것은 정확한 자료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의 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장애우의 정확한 숫자를 밝히지 않고 지난 85년 인구보건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1백만 남짓이라고 발표해왔으며, 장애판에서는 "어느 나라 건 전 인구의 10퍼센트는 장애우"라는 유엔의 발표를 근거로 적어도 4백만은 넘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전국의 등록된 장애우는 26만여 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이에 따른 예산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91년 7월 현재 등록 장애우는 26만1천7백29명이며 이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36,287명), 경기도(25,950명) 순이었으며 제주도가 가장 적은 3,143명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보사부 등 관계당국은 이처럼 등록장애우의 절대수가 정부발표의 20퍼센트 남짓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저조한 것을 장애우 자신이 등록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발표해 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장애우임을 알리기를 꺼리는 장애우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가 장애우 등록사업을 고의적(?)으로 지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89, `90 장애인등록사업예산집행 현황을 살펴보면 89년의 경우 37억여원의 예산 중 3분의 1도 되지 않는 불과 11억여원밖에 집행되지 않아 26억이 전용되거나 불용처리되었으며 결국 이러한 예산집행의 부실 때문에 지난해에는 예산 자체가 89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2억5천만원밖에 배정되지 않는 등 크게 축소되고 말았다.

 더욱이 쥐꼬리만한 예산도 1억7천여만원만 집행되었을 뿐 3분의 1이 넘는 8천여만원이 또 불용처리 된 것으로 밝혀져 장애우등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정부측의 발표가 얼마나 거짓말인가를 증명하고 있다.
 이는 등록사업을 정부예산이 애초에 한해에 어느 정도의 장애우만을 등록하라는 내부적인 지시에 따라 집행되고 있으며, 그나마 어렵게 확보해 준 정부예산 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정부측이 사실상 장애우등록사업을 포기한 것이 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덧붙여서 등록제 자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일본정부가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정책으로 외국인등록제를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장애우의 등록 역시 개인의 신상에 관해 국가가 불필요한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할 생각은 하지 않고 부분적, 선별적으로 실시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표 1> 시․도별 장애종별 등록현황 (`91년 7월말 현재)                      (단위 : 명)

<표 2> `89, `90 장애인등록사업 예산집행 현황                           (단위 : 천원)

글/연구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