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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구걸행상장애우들 무차별 단속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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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3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는 서울지역 구걸, 행상 장애우들의 모임인 강동자립복지회(회장 김도현) 대한장애자 자립복지회(회장 박원달), 소속 회원 등 장애우 1백여명의 "무차별 단속"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 날 시위는 24, 25일 양일간에 걸쳐 지체장애자협회 장기철 회장이 언론에 "구걸, 행상 장애우들이 폭력조직에 갈취 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경찰이 수사명분으로 구걸, 행상 장애우들을 무차별 연행 단속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들은 시위 전 배포한 호소문에서 언론이 보도한 "구걸 장애우 폭력조직과의 연계"는 사실과 다르다며 그 같은 보도를 언론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장기철씨의 말만 믿고 액면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열심히 살고자 하는 장애우들이 생계터전을 잃게 하였다고 주장하여 △국회는 구걸, 행상 장애우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해 줄 것 △장기철 회장은 지체장애자협회의 6년간 실적을 공개할 것 △언론은 정정보도를 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국회 앞 시위에서 장애우들은 국회 안 진출을 시도, 출동한 경찰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마침 국정감사 기간이라 국회의원들을 면담할 수 없게 되자 이들은 오후 3시경 시위 장소를 서울 남영동 지체장애자협회 중앙회 앞 도로로 옮겨 편도 4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3시간 동안 농성을 계속했다.

 27일 중앙회 사무실 점거농성에 이은 이날 시위에서 장애우들은 시종일관 흥분된 언동으로 장기철씨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장애우들은 이번 사태가 벼룩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 격이라며 언론보도가 나간 후 경찰이 무차별 단속을 펴고 있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물건을 팔아주고 싶어도 폭력조직과 연계되어 있어서 팔아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당장 생계가 막연해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장애우들의 거듭된 요구에 의해 농성 1시간 여가 지난 후 장애우들 앞에 나선 장기철씨는 해명에서 "나는 폭력조직만 잡으라고 그랬지 경찰에 단속을 하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며 "자신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농성 장애우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인 그는 해결책으로 합법화를 위한 등록제를 제안했다.
 장기철씨의 해명 중에는 "정부가 구걸, 행상 장애우 문제 때문에 88년부터 대책회의를 가져왔다"는 언급도 들어 있어 주목을 끌었다.
 욕설과 고함으로 점찰된 이 날 농성은 장기철씨가 농성장애우들과의 타협에서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싣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고 약속해 농성장애우들이 오후 6시경 자진해산 함으로써 끝났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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