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표류하는 재활 협회"
본문
(전문)
정립회관 사태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한국 장애자재활협회에서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해 오던 "서울특별시 남부장애자종합복지관"에서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부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과 장애우들의 농성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이어 터지는 시설비리 척
결의 농성사태는 언제 어디까지 번져갈 것이며, 바람직한 해결책은 과연 무엇인가.
(본문)
<박순국, 이청자는 즉각 퇴진하라>
지난 9월 21일 보라매 공원 한구석에 늘상 조용하기만 했던 "서울 시립 남부장애자복지
관"(관장 박순군. 이하 복지관) 앞 마당은 여느 때와 달리 상기된 직원들의 함성으로 술렁거
렸다.
오전 11시 박순국, 이청자는 퇴진하라!는 유인물관 함께 시작된 이날 집회에서 복지관과
재활협괴 50여 직원은 노동조합의 설립과 더불어 "박순국, 이청자 퇴진 위원회"를 결성하고
곧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유인물을 통해 "한국장애자재활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립 남부장애자 종
합 복지관은 1986년 12월 12일 개관되어 서울에서는 2개밖에 없는 장애우종합재활센터로
운영되어 왔으나 실제 총권력자인 박순군관장(재활협회, 재단 사무국장 겸임)과 이청자 실
장(협회 및 재단 부장)의 비효율적인 운영과 극치에 달한 비리에 우리 직원일동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경지에 이르러 수차례 갖가지 방법으로 개선과 변화를 종용했으나 전혀 전체의
공익과는 거꾸로 그 도가 걷잡을 수 없게 된 작금에 수박만 장애인의 이름으로 허위의 탈을
쓴 두 사람의 백배사죄와 즉각적인 퇴진을 명함으로써 진정한 장애우 재활복지의 바람직한
위상을 정립코자 한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비리 내용을 장애우 복지비리, 인사관리비리, 예
산(금전)비리와 개인비리로 나눠 다음과 같이 폭로한다.
다음은 이사회에서 제출한 자료 중 중요부분이다.
<문제의 세부내용>
첫째, 장애우 복지 비리
(1) 자립작업장폐쇄 : "87년 5월 문을 열어 장애우 직업재활의 일환으로 전국적인 확대사
업으로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사업장을 하고 있는 사업장을 선진복지를 추
구한다는 미명아래 30여명의 장애우들이 기본적인 인산성마저도 빼앗긴 채 "이성교재가 문
란하고, 거지근성 즉, 의타심을 키운다." "이용시설이기 때문에 수용이 어렵다"는 근거 없는
낭설로 장애우들의 반애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폐쇄명령을 내림으로써 30여명의 작업장
장애우들은 눈물을 흘리며 쫓겨나고 말았다. 현재 출·퇴근 가능한 생산성 떨어지는 인원으
로만 재모집해서 계속 운영하는 저의는 외부기관이나 관에게 보이고자 하는 즉, 전시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으며, 이러한 횡포 속에서 중증 장애우들은 이제 어
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2) 장애어린이교실 운영의 폐단 : 첫째, 정규장애아 교육반을 보면 정규예산에 정교사 인
건비가 지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적정 아동수(7명)의 거의 배가되는 12명(지난
해 10명)씩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입학금 3만원과 교육비 월 5만원, 간식비 월 5천원
외에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 마음대로 보조교사를 채용하여 활용하고 있음.
둘째, 당초 사업자 계획에도 없던 것으로 이사회나 서울시의 사전 예산승인 절차도 없이
정규장애아 교육반 편성에서 제외된 아동들을 대상으로 대기반이라는 이름으로 입학금 3만
원과 월 교육비 5만원씩만 받기로 부모들과 합의하고 금년 3월부터 1개반 8명씩 2개반을
운영해 오다가 6월부터는 정규장애아 교육반 보다 많은 매월 1만 5천원씩을 간식비와 후원
금이라는 명목으로 추가로 부담시키는 등 재규정이나 절차가 무시된 채 시행되고 있음.
셋째, 장애아 조기교실 운영의 필요한 경비를 징수할 필요가 있다면 당연히 예산편성과 이
사회의 승인을 받아 총무과에서 징수 빛 집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박순국과 이
청자의 지시에 의해 교육재활과 대리가 단독으로 관리하면서 금년 2월 5일부터 9월 20일
현재, 총 1천2백37만7천64원(정규반 5백34만8천20원)을 무단 징수하였으며, 총 1천23만8
천2백10원(정규반, 4백57만4백10원, 대기반 5백66만7천8백원)을 담당대리 단독 결재만으
로 집행하는 등 위임 전결 규정에는 대리가 돈을 받거나 돈을 지급할 수 있는 권한이 단 1
원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엄청난 돈을 단독으로 받아서 지출하는 행위를 할 수 있었
던 것은 박순국, 이청자의 비호가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말해 주고 있으며, 또한 조기교실에
임시교사를 채용하는 인사문제까지도 담당대리에게 전권을 주어 5명이나 되는 교사를 상사
의 결재도 없이 채용하는가 하면 그들의 임금이나 처우까지도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줌.
넷째, 조기교육의 재정 상태로 살펴보면 지난해는 예산을 편성하지도 않고 조기교실을 운
영하여 교육비의 과다징수로 인하여 3백34만7천80원의 과징수 금액이 발생하였는데도 불
구하고 이를 조기교육에 사용하지 않고 박순국 관장이 타고 다니는 캐피탈을 구입하는 경비
의 일부로 지출되었으며, 금년도 8월말 현대 간식비와 후원비 명목의 지출잔액이 2백13만8
천8백54원, 교육비 및 입학금 명목의 지출잔액이 1천1백94만5백원, 총 1천4백7만9천3백
54원의 과징수금이 발생하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그만둔 장애아동들의 부담금을 부
모들에게 부담시키겠다고 통보한(48만원) 것은 장애우 복지를 표방한 치졸한 돈벌이가 아니
고 무엇이겠는가?
둘째, 예산비리
(1) 바자회수입금 횡령 : 매년 실시되어 왔던 사랑의 바자회장소 대여로("88년 1백여만원,
"89년 1백여만원, 총 2백만원)는 한번도 수익으로 잡혀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익에 대한
근거조차 소멸시켜 박순국 관장의 개인 경비로 쓰여졌으며, 예외 없이 금년에도 사랑의 바
자회 장소대여로로 받은 2백5십만원이 이혜선 총무과장을 통해 비자금으로 박순국 관장에
게 지급되어, 통 4백5십여만원을 근거서류마저 소별시켜 횡령하였음.
(2) 식당이용료 잔액 횡령 : 식당이용료의 잔액이 지난 연말까지 2백36만7천4백86원이 있
었으나 현재 지출된 금액 중 90.1.30일 지출 된 80만원과 90.2.22일 지출된 10만원(총90
만원이 아무런 회계근거도 없이 지출되었음.
(3) 사업비잔액 횡령 : 이해선 과장의 퇴직당시 박말분 대리를 비롯한 총무과 전직원이 박
순국 관장의 방으로 불려가서 그동안 이과장이 관리하던 비자금 2백70만원을 이청자 실장
에게 맡겨서 관리하도록 지시함.
(4) 공금변태(유용) 지출 : 90.5.23일 구입한 중형버스는 자부담 예산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도 불구하고 박순국 관장은 국고 1천7백81만3천1백60원을 이사회나 서울시의 승인도 없이
현재 5개원이나 유용, 지출하고 있으며, 또한 "90년 예산편성 당신 "89년도 이월금 1백77만
원은 세입예산에 편성도 하지 않고 박순국 관장 마음대로 박순국 관장이 타고 다니는 캐피
탈 유지관리비로 지출하였으며 이사회나 서울시에 예산편성 승인도 받지 않고 박순국 관장
마음대로 돈을 받은 것이 1천6백98만6천2백13원 지출한 돈이 1천6백91만1천9백원으로,
이는 상식 이하는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인사관련 비리
(1) 부당한 퇴직 :
1. 김옥규 : "87년 해외파견선수단 합숙훈련당시 장애우 소요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본
인(박순국 관장)이 책임을 지고 상사로서 부하직원을 보호하며 물러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과책임을 김옥규 과장에게 돌리고 희생양화시켜 사직시킴.
2. 신하섭 : "87년 총무과장으로 입사한지 몇 개월만에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실장 en 사
람의 부당하고 무분별한 운영 및 처사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키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회장
을 등에 없은 두 사람을 이길 수가 없었다. 이게 신하섭 과장은 본인의 불익을 감수하고 10
여가지의 비리사항을 문서화하여 이사들에게 진정하였으나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실장 두
사람은 아무런 문제 없이 덮어지고 억울하게 신하섭 과장만 퇴직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강현수, 진도현, 김희원, 양병담 등 직원에서부터 임시직원들에 이르기까지 부당
한 처사로 퇴직시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였다.
(2) 인사규정을 무시한 독선적인 인사조치 :
1. 김영길 : 하지장애를 가진 김영길씨의 경우 "83년 입사이후 이비했던 조직의 경리, 행정
업무를 맡아 모든 것을 정비하는 실무자로서 성실히 근무해 오던 중 "87년 박군국 관장에게
불려가 이사진들중에 질타를 하는 이가가 있어 기획부로 이동해야만 살 수 있다고 종용하여
담당업무 인수인계를 명령하였다.
"88년 2월 기획부 황보익 대리가 예비군 훈련으로 자리를 비운사이 부서장과 한마디 상의
없이 일방적인 홍부부 발령통지를 받았고 6개월 후 기획부는 없어지고 황보익 대리는 인천
지부로 발령이 나고 말았다.
"89년 8월 다시 직업재활과로 인사이동 정례일자와는 관계없이 발령을 받았다.
"89년 8월 휴가출발 이틀전 느닷없이 충남지부로 발령이 났으며, 이에 고분고분 전세방을
정리하고 준비를 갖추가 충남지부에서 이를 승낙하지 않겠다고 하여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실장의 배타적의도는 무산되고 말았다.
"90년 1월 회장결재로 4급발령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연수원 시험에 합격한 사람
만 4급 대우를 해주겠다는 이의 직권남용과 인사위협을 감수하고 연수를 받아야 했다.
"90.8.31일 16: 20분경 부서장과의 협의 한마디 없이 회장결재가 났으니 내일부터 대전에
출근하라는 등 말로 다 할 수 없는 횡포를 자행했다.
2. 김영순 : 입사이래 4년동안 총무과 업무를 보던 장애우 김영순씨를 박순국 관장의 비서
로 발령내고 입맛에 맞게 근무치 못한다는 이유로 4개월만에 다시 총무과, 2주만에 직업재
활과, 6개월만에 사회교육과, 1년만에 기획홍보과, 1년만에 의료재활과(현직무)로 발령함으
로써 장애우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물론 조변석개의 즉흥적인 인사조치의 극치를 이루고 말
았다.
이외에도 조종란, 최형순 등 다수의 현직원들이 무자비한 발령 속에 퇴직금, 정근수당의
불이익,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빈번한 부서이동 조치 등을 당하면서도 보복에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이사회를 우롱하는 처사
(1) "89.8.30일 임시이사회 회의록 조작
박순국 국장과 이청자 실장은 위 임시 이사회 회의에서 거론되지도 않은 "공공요금 2백만
원을 서울시 거주장애우 실태조사 용역비로 전용"키로 의결된 것처럼 회의록을 조작하였다.
(2) "90.2.23일 정기 이사회 회의록 조작
① 박순국 국장과 이청자 부장은 위 정기 이사회에서 거론되지도 않은 "협회 정관변경에
관한 사항으로 정관의 사업내용에 사회복지관 운영을 추가"키로 의결한 것처럼 회의록을 조
작하였고, ② 복지관 프로그램 이용료 "89년 총수입 3천1백72만9천8뱍31원 중 2천4백33만
3천5백20원을 지출하고 이익잉여금으로 남은 7백39만6천3백10원과 "88년도 이월이익잉여
금 2백45만1천6백63원을 합산 9백84만7천9백64원을 "90년도 예산의 복지관 자부담으로
편성하여 소형승용차(캐피탈을 구입하여 박순국 관장이 타고 있음)을 구입키로 의결한 것처
럼 회의록을 조작하였다.
이상과 같이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실장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초법적으로 기관을 운영하
여 각종 비리와 인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이것으로 인하여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직
원간의 불신감이 팽배하여 왔다.
바로 이것이 재활협의회 정상적인 운영과 발전에 가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가 부덕한 탓>
한편 직원들의 퇴진 요구에 박순국 관장과 이청자 실장은 "모두가 내가(박관장) 부덕한
탁"이고 "나가라면 나가야지(이실장)" 하면서 다소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자 박관장은 "문제가 된 사람들은 거의 전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
만 둔 것이며, 그중 김옥규 과장은 장애우 구타사건 때문에, 그리고 신하섭 과장은 계속 김
옥규 과장 일을 문제 삼아 사직시켰다"고 밝히고 "인사결정 과정에서 직원들이 보는 적재적
소와 윗사람이 보는 적재적소가 다르다고 문제삼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인사위원회 위원장 서광윤 박사는 "직원 인사문제는 관장과 실장 선에서 결정하
고 위에서는 추인을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자립작업장을 폐쇄하게 된 이류로 "자립작업장은 보사부예산을 받아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며, 복지관이 수용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시설이기 때
문에 출퇴근 하도록 한 것이지 갑자기 문 닫은 것이 아니다."고 하면서 "다신 상담해서 다
른 곳으로 갈 수 없는 사람 중 10여명이 여전히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20여명이 봉고차로 출퇴근하고 있으며 자동차 깜박이 등을 만들고 있는데 처음에
는 일당 5천5백원에 점심보도 5백원 본인부담 5백원이며 3개월이 지나면 6천을 받고 있
다."고 직원들의 폭로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이청자 실장은 "원래 어린이교실 정원은 48명이지만 지금 대기중인 어린이만 1백2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그중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이 비용을 책임질테니 장소만 제공해 달라고"고
해 16명의 임시 교사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으며 간식비까지 합쳐 6만4천을 받고" 있으며
"시설이용료 등 총 외부수입은 4천2백만원 정도이며 예산에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박관장은 자신이 이미 두 달 전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문병기 회장으로부터 "자네 편하자고
나가면 이 일을 누가 하겠느냐"는 말과 함께 반려된 일이 있음을 공개하고 "공익단체중에
여기처럼 근로조건이 나은 데가 없는데 자기 희생정신, 자신 사명감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청자 실장은 "이번 일은 근본적으로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 잘못되어서 일어났으며, 양
특을 이어줄 중견관리자를 발굴하지 못한탓"이라고 전제하면서 자신은 재활협회의 위상에
관해 "앞으로는 연구기관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보다 전문화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다그쳤으며 이는 기관 중에 가장 전문가가 많은 우리 협회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
냐"고 되ane기도 했다.
<무원칙한 인사의 피해자는 결국 장애우>
또한 박순국 관장은 "통상적인 승진기간은 대리까지는 3년 정도, 대리가 되고 2년쯤 지나
야 과장되고 5년 있어야 부장이 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기초자격을 부여하는 것일
뿐"이며 "아무래도 10년 이상 있어야 부장소릴 듣지 않겠느냐, 너무 조급한 것 같다"고 하
는 등 직원들의 농성 이유를 인사 불만으로 여기고 있었다.
때마침 연락을 받고 도착한 문병기 회장은 다소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러면 안돼. 우리가
뭣 대문에 이 사업을 하는지 깨닫지를 못하고 있어. 내가 월급받는 것도 아니고…" 하면서
도 "…모르겠어. 이 일이 재활협회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직원들과 연대투쟁을 선언한 서울지역장애인청년연합준비위
원회(준비 위원장 이안중. 이하 서장청연)측은 농성의 원인이 "인사불만"이거나 "변화하는 재
활협회의 성격에 뒤쳐진 몇몇 사람의 불평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한마디
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질적은 이번 퇴진투쟁의 주역인 노조 위원장인 황보익 대리(기획과)는 "우리는 복지서어
비스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 인데 무원칙한 인사를 남발하는 것은 개인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결국 재활복지의 최종 담당자인 전체 장애우에게 그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
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무원칙, 전횡이 바로 장애우복지를 가로막는 행위"라고 농성의 이유
를 밝혔다.
직원들은 "그동안 수많은 인사 불이익과 전시위주의 행사들을 그저 참고 지나갈 수밖에 없
었으며 그러한 울분이 결국 노조의 설립이라는 형태로 드러난 것"이라고 노동조합 결성 동
기를 밝히고 "이는 거의 전직원(협회 21명 복지관 48명 중 62명)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도 분명히 드러난 것 아니랴"고 해 그동안 협회와 복지관의 간부들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감
과 적대감이 뿌리 깊었음을 강조했다.
의료재활과의 김영순씨는 이번 농성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나 스스로 장애우로서 그동안
재활협회가 복지정책을 대변한다고 생각해 왔고 그래서 직장으로 택했던 것인데 실문자로
있으면서 두 사람에 의해서 막히는 걸 많이 느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복지관이나 협회가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장애우 복지를 위
한 프로그램이 되지 못하고 항상 겉도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나 취업알선, 물리치료, 작업치료 보다는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장애복지를 위한 발돋움 역
할을 해야하는데 이러한 필요성을 얘기해도 아무런 생각이 없는 거예요."
"깊이 있는 대책을 세우기 보다 순간적인 답에 그치고 마는 등 두 사람이 자리에 대해 집
학하고 편안함에 급급했던 것이 문제라고 봐요."
협회와 복지관의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두 사람이 물러나고 차후 문제는 직원들과
관 그리고 깨어있는 장애우들이 참여한다면 바람직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의외를
쉽게 잡힐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하고 노조결성까지의 작업과정에 대해 "지난 8년간 일해
오면서 시간이 갈수록 노조의 필요성은 점점 더해졌고, 한달정도 작업을 했는데 터뜨려만
놓으면 직원들이 동조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줄 알고 있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형태는 다를지 모르지만…>
한편 협회 직원들과 연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장청연측은 "협회 직원들로부터 노조결성
과 박순국, 이청자 퇴진 준비위원회 결성에 함께하자는 제의를 받고 이를 받아들여 연대 농
성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최근 장애우들이 스스로의 권리에 눈뜨고 의식이 발전하
면서 수많은 이용, 수용시설의 비리·부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 시설의
간부들뿐만 아니라 이를 감싸고도는 관계 당국에까지 책임을 묻고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하
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장청연 회원으로 연대투쟁에 참가한 김동호씨는 재활협회 농성사태의 원인으로 인사문제
와 사업비리를 들고 "인사위원회 등 체계적인 규정을 무시하고 박관장과 이부장에 의해 마
구잡이로 인사이동이 이루어져 직원들을 자극한 것이 아니랴"고 되묻고는 그동안 장애우의
한 사람으로서 협회와 복지관에 대한 생각을 묻자 "형태는 다를지 모르지만 결국 정립회관
과 마찬가지로 시설 운영이 몇몇 사람의 손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진 데에 있다고 본다고 밝
혔다.
김씨는 또 "시간이 길어지고 확산되면 그때는 두 사람의 퇴진문제가 더욱 두려워 질 것"이
라고 전망하고 그 이유는 "그 단계가 되면 재활협회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보사부와 서울시
까지 연루되기 때문에 모종의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연이어 터지는 시설비리, 퇴진투쟁에 대해서는 "일단 모든 사업 프로그램이 공개된
자리에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운영과 이러한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구조
가 마련 되어야하는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설의 민주화"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
라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이사회의 결정만 남아(?)>
농성 이틀째인 9월 22일 직원들은 "재활협회정상화 및 발전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들은 "협
회와 복지관에 참신한 실무책임자와 중간 관리자를 영입할 것"과 "두 기관을 분리 운영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겸직을 금지할 것"을 제시하고 "이를 외면하는 것은 복지기관을 사유화하
려는 의도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문병기 회장은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서울시에 사퇴의
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0원5일 세브란스병원 연세재활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
어 "조사소위원회"(위원장 김학묵)를 구성하고 감사와 전직원 면담추 17일 같은 자리에서 최
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현재 재활협회 이사회는 문병기(대한손해보험의료심사위원회 위원장)회장을 비롯 서광윤
(백병원 정형외과 부장), 김익동(재활협회 대구경북지부장), 박승서(대한변협회장)등 3인의
부회장 그리고 주정빈(정형외과 원장), 이강목(한양대 재활의학과 과장), 김계윤(재활협회 광
주 전남 위원장), 김광회(한양대 정형외과과장), 조일북(복지체육회 부회장), 김완(청각장애
인 복지 회장), 손정삼(동아제약 대표이사), 채희병(회사사장), 김학묵(뇌성마비복지회 회장)
등으로 짜여져 있으며, 매년 정기 이사회 한번과 임시 이사회 한번을 열 수 있게 되어있다.
한국장애자재활협회는 "장애의 발생예방과 장애우의 권익보호 및 재활에 기여"하기 위해
1954년 9월 한국불구자협회(초대회장 백낙준)로 출발했으며, 64년 불구자복지위원회를 해
체 한국 지체장애자 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1970년 한국 신체장애자 재활협회로 재조직
하면서 사단ㅂ접인 설립인가를 받았다.
76년 문병기 회장이 취임한 후 81년 현재의 명칭인 사단법인 한국 장애자 재활협회로 이
름을 바꾸었다며, 86년 서울시로부터 남부장애자 종합복지관을 수탁 받아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협회와 복지관의 한 해 예산은 각각 3억과 6억 정도이며 이중 자부담은 1억2천여만원 정
도로 주수입원은 지하철 신문가판사업(89년 수익 7천7백만원)과 사랑의 손잡기, 바자회 등
에서 얻어지는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퇴진 위기에 몰린 박순국 관장은 서울대 사회사업학과 1기생으로 84년 10월 협회에
근무한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진정한 장애우 복지를 위한 진통인가>
정립회관의 45일 장기농성이 채마무리가 되기 전에 또다시 터진 이번 재활협회의 농성사
태는 몇 가지 점에서 이전의 농성사태와 다른 점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 단순한 비리폭로나 퇴진을 위한 농성이 아니라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을 꾸리는 단계
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노조는 결성식에 홀트 아동복지회 노조와 어린이 재단
노조 등 성격이 비슷한 단체를 초청해 앞으로 이들 노조의 연합체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아직도 열악한 근무조건과 전근대적인 독단적인 운영으
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복지시설, 수용시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된다.
두 번째, 박순국 관장이나 이청자 실장도 지적한 바 있듯이 사회 복지 시설 전반에 깔려있
는 문제로 호봉, 퇴직금조차 없는 전근대적인 임금체계와 이로 인해 전문가를 키울 수 없어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정거장으로 인식되는 사회복지 시설의 악순환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는 것이다.
또한 고용촉진공단설립과 복지체육회의 등장 등으로 점차 세분화, 전문화 되어가는 장애우
복지 체계에서 재활협회의 올바른 자리는 과연 무엇인가를 묻는, 그리고 그동안 장애우로보
터 외면당해온 재활협회가 장애우 복지의 주체인 장애우에게로 되돌아가기 위한 전환의 자
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의 밑바닥을 흐르는 움직임의 근원은 보다 근본적인 움직임의 근원은
보다 근본적인 인식의 뒤쳐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립회관의 황연대 관장이나 재활협회의 문병기 회장, 복지관의 박순국 관장 등은 모두 나
름대로 70년대 이후 장애운동에 기여해 왔던 공로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여년이 넘는 긴 세월을 지나며 장애문제를 보는 이들의 시각은 변화하는 장애우
의 의식과 주위의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고 정체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장애문제를 장애우 스스로의 조직적이고 주체적인 노력에 의해 해결하려는 젊은 세
대와 여전히 인도주의와 개인적인 타원의 형식으로 풀어가려는 구 세 개단의 본질적인 차이
에 의해 일어난 것이며, "장애판"의 세대교체까지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설의 민주화, 더 나아가서 제도와 사회자체의 민주화만이 진정한 장애우 복지의 밑거름
임을 재활협회 사태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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