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 논단1]반민주 3당 야합과 장애우운동의 새로운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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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른바 "보수대연삽"이라는 반민주적 야합행위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있을 때 민자당의 고위 관계자가 일간지에 공공연히 밝힌 위와 같은 소신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물론 정부여당의 정책기조가 사회 복지보다 경제성장을 내세우고 민중복리보다는 재벌보호를 우선하는 것이라는 점은 우리가 모르던 바가 아니다. 또한 민정당에 민주, 공화가 통합되는 것이 이번 정계개편의 본질인 만큼 새로 등장한 민자당이 그러한 反복지적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反민주적 절차에 관하여 비판의 여론이 들끓고 있던 순간에 그런 발언을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하게 공표한다는 것은 과연 이들이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뻔뻔스러운 집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뼛속 깊이 깨닫게 하였던 것이다. 역대의 독재정권들이 실질적으로는 反복지적 정책으로 일관하였을 지언정 명분상으로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내세우고 빈말이나마 "복지국가의 건설"운운하는 최소한의 조심함이라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민자당의 경우는 아예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복지보다는 경제성장을 우선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온 것이다. 소위 "정계개편"의 본질이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일반국민들을 위해서인지 친절하게도 이 고위당직자는 "앞으로는 경제정책이 성장위주로 바뀔 것이며, 이러한 정책방향은 지금까지의 복지정책과 상충될 수 밖에 없다."고 민자당의 정체를 요약하여 정리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고액의 정치자금 관계로 늘 신세를 지고 있는 재벌들이 그말을 듣고 반가와할것이라는 것만 생각했지, 복지정책의 후퇴가 가져올 서민과 장애우들의 피눈물과 고통은 처음부터 안중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그동안 이땅의 4백만 장애우가 열망해온 장애우 관련법이 지난 12월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장애인 복지법은 1981년 세계 장애자의 해에 국제사회에서의 체면지례 用으로 5공정부가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았던 "심신장애자복지법"을 거의 새로 만들다 시피 하여 개정한 것이고 장애인 고용촉진법은 이번에 처음으로 제정된 것이다. 이 두 법은 1988년 정기 국회에서 처음 의원입법제안 되었으며 약 일년간의 심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내기 까지 장애우 이철용의원과 장애우공동대책위원회의 입법 투쟁의 공이 컸다는 사실은 이제 웬만한 장애우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4.26총선으로 국민이 선택한 여소야대의 의석분포가 정부여당의 反복지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국회에 부여하지 않았었다면 결과가 어떠했을까? 아마도 지금 수준의 내용을 가진 법과는 거리가 먼 선언문 비슷한 생색내기 법이 되었거나 입법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 두 장애우관련법률 자체가 완벽하다고는 전혀 말할 수 없고 아직 시행령도 만들어지지않은 만큼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들은 여소야대의 국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장애우 운동의 구체적 성과물이기에 우리 장애우들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법들의 부족한 점들은 현재 우리 장애우의 부족한 운동역량을 반영하는 만큼 보다 나은 법과 제도를 쟁취하고 더 나아가 진정으로 "장애해방"이 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욱 단결된, 기층장애우로부터 나오는 강력한 대중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것이지 입법투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거나 이 법들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들이라고 보아서는 안된다.
민자당 고위당직자가 말한 "4당구조에서 인기영합에 의한 졸속정책"이란 과연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아마도 민중이 여소야대의 국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회에 제안하거나 통과시킨 법률들(이 중에는 국가 보안법, 노동관련법, 국민의료보험법, 경찰중립화법, 토지공개념법, 금융실명제법, 교육법, 지방자치제법, 안기부법 등이 속한다)을 지칭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장애우관련법도 그 속에 포함되는 것이다. 저들은 민중의 힘에 의한 국회의 입법활동을 국회위원의 "인기영합"행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출적인 성격인 복지정책을 줄이고 그 추진속도도 늦출 것이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아마도 민자당에서는 복지정책을 기본적으로 국가재원과 잉여가치의 지출로만 파악하고 있으며 민중의 강력한 요구와 투쟁이 있을 경우메나 마지못해 시행해 나가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우관련법의 시행령도 가능한 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만들어지거나 특별한 대중적 요구가 없는 한 아예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시행령이 만들어질 때까지 수년, 혹은 수 십년 동안 효력을 가지지 못했던 법률들이 많은 것을 상기해 볼 때, 이제 우리 장애우들은 그동안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써 쟁취해 놓은 성취들을 반민주 3당야합 이라는 국민 배신행윙 p의해 빼앗기지 않으려면 더욱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민자당의 반복지정책 선언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하다. "지금까지의 여소야대 국회에서 장애우의 기본권적 입법을 위한 투쟁을 전개한 결과 상당한 성과를 획득하였으며 반민주3당야합 이후에는 그 성과를 지키고 강화하기 위하여 민자당의 反복지정책에 대응하여 더욱 강력한 현장투쟁을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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