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 1] 법원청사, 장애우 편리시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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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된 서초동 서울지방 법원 청사가 시민들을 무시한 건물구조로 지어져 말썽을 빚고 있다.
총 공사비 4백 31억 원을 들여 47개월만에 완공했다는 이 건물은 3, 4, 5 층의 82개 법정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한 대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변호인은 물론 고령의 방청객들이나 장애우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법원 건물은 혹 간신히 올라간다 해도 만약 4층에서 잘못 내리면 5층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없어 1층으로 다시 내려와서 올라가거나 7층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와야 하는 등 건물 구조상의 난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평등한 법이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방청할 권리가 장애우 들에게도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평등한 법집행을 지향하는 법원은 장애우 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판사들은 4대의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반면 장애우들을 위한 그 어떤 편리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는 법원
건물의 문제점을 지체장애우 송병화(26세)씨의 562호 민사재판 방청을 계기로 알아본다.
▲서울 민사지방법원 562호 법정에서 열리는 민사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신축된 법원 입구에 도착했다.
▲수위 아저씨 민사 562호 법정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한참을 돌아가야 되겠군, 어휴! 어딜 가나 높은 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변함 없군
▲민사법원 입구에 도착, 기다렸다는 듯이 앞을 가로막는 계단의 높은 벽, 이것 참! 낭패로군 어디로 가야하나
▲할 수 없다.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차가 다니는 차도로 돌아갈 수밖에 재판 방청하는데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이 서글픈 현실
▲간신히 차들 사이를 빠져 나왔지만 또다시 가로막힌 주차의 벽 앞에서 주춤
▲유일하게 설치돼 있는 입구 램프시설 어쨌거나 편리해서 좋다.
▲청사 안에 도착 안내하는 아가씨에게 562호 법정을 찾아가는 길을 물어보고 있다.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승강기는 7층 이상만 운행한다는 안내표시가 눈에 띤다. 안내원의 도움으로 5층에서 내려 간신히 재판진행을 방청할 수 있었다. 법원 입구에서 재판장까지 무려 20여 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재판을 방청하고 나서 이제 내려가야 되는데 승강기 문이 열리질 않는다. 암만 버튼을 눌러도 깜깜 무소식이다.
▲이 계단들을 어떻게 내려가, 안내원도 없고 정말 미치겠군.
▲계단을 쳐다보고 망연자실 서 있자니 아래에서 끙 대며 휠체어를 탄 한 장애우가 올라왔다. 장애우는 이렇게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단 말인가.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판사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승강기도 3층 아래로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한참 쩔쩔 매다 결국 직원들이 달려오는 수선을 피운 끝에 간신히 법원 건물을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의 법원건물, 웅장한 외형적 시설에 비해 내부시설 이용에 있어서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시설을 지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렇듯 불편한 법원 이용시설에 대해 법원 직원에게 문의해 본 결과 전체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안 서게 구조가 돼 있다는 답변만을 들었을 뿐이었다. 법원 관계자는 장애우들을 위해 휠체어 리프트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지만 확인해 본 결과 계단들이 좁아 리프트 설치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당사자인 송병화씨는 이런 건물구조를 장애우가 어떻게 이용할 수 있겠냐며 장애우를 외면하는 법원은 각성해야 할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법원이 하루속히 장애우 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를 촉구해 본다.
이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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