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 1] 서울지역 장애인단체 협의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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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애우 문제는 그간 여러 각도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 당국의 전시적인 장애우 복지정책과 비장애우의 장애우에 대한 동정적 차원의 사회적 편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문제점들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장애우 문제를 보다 능동적으로 풀어 나가기 위해서 단결된 장애우 조직의 필요성이 예전부터 논의되어 왔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왔다. 늦은 감은 있으나 장애우 문제를 주체적으로 풀어나가려고 장애우 스스로가 앞장 선 뜻깊은 행사가 개최되었다.
지난 10월 27일 오후 3시, 기독교 회관 대강당에서는 약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장애인 단체협의회(약칭: 서·장·협)창립총회가 있었다.
"우리 사회에 400만이 넘는 장애인들이 단순히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 빈곤계층, 소회계층으로 전락한 현 상태는 인류역사발전의 역행을 의미하는 것이며, 인간의 도덕성과 존엄성의 말살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서울장애인 단체협의회는 지금까지의 사회제반 모순과 봉건적 사상을 타파하고 시혜 적, 동정적 차원이 아닌 진정 인간 존엄성에 기초한 인간답게 사는 사회건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라는 서장협 장관 전문이 말해주듯 서·장·협은 장애우 인권 및 권리를 이제는 장애우 모두가 대동단결해서 쟁취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국 밀알선교단의 정형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 오충일 전민련 상임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이제까지의 장애우 문제는 동정적 차원에서 다루어져 왔지만 사회적 편의를 이유로 사회에서 격리되었고 역사 참여에서 소외되어 왔다. 이렇게 다루어져 온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장애우 스스로가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투쟁을 하지 못한 데에 가장 큰 이유가 있다. 각기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뜻을 담고 공동체로 결합해서 장애우 문제 뿐 아니라 창조적·창의적인 일에 역사의 주체로 서서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장애인총연맹의 육병일 한국 점자도서관 관장도 축사에서 산만한 조직체계를 바르게 정비하고 장애우 문제는 장애우가 직접 일선에 나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장·협이 결성되기까지의 경과보고 시간에는 장애우 단체가 연합을 함으로 장애우 복지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통된 의견에 1989년 6월 19∼20일 피정의 집에서 약 36단체가 합의하였고 준비위를 결성하여 14차례의 모임을 통해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보고되었다.
임원선출 시간에는 준비위에서 일해왔던 양동춘, 정형석, 정철영, 김정열씨 등이 각각 의장, 부의장, 사무국장 등에 선출됐다.
양동춘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장애우들의 역량을 결집할 시기이며 장애우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장·협은 당면 목표로서 현재 국회에 상정된 장애우 고용촉진법의 제정과 심신 장애자복지법 개정의 실현을 첫 번째로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소외계층의 전담행정부서로 복지청이나 복지부의 신설, 사이비 복지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실시 등 개괄적인 투쟁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장애우 복지문제에 있어서 관 주도적인 전시행정에 종지부를 찍고 장애우들로 결성된 자율단체가 기존의 시설이나 기관에서 수행하지 못했던 분야까지 폭넓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장·협 결성이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정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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