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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자기다운 삶’을 위한 적절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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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서포트 실습

발달장애인을 완전한 인간으로 보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서포트(지원)만 있다면, 발달장애인은 사람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지역에서 살 수 있다. 미국의 발달장애인협회(AAIDD)에서 정의한 서포트는 ‘인간으로서의 기능을 높여주는 자원과 전략’이라고 한다.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이 인간으로서 품격 있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우리의 지원은발달장애인을 단순히 보호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 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지원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지원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은 대상이 아닌 주체가 돼야 하며 인격적으로 완전한 인간으로 설정돼야 한다. 이것은 자립생활 패러다임의 철학을 발달장애인의 지원에서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호중심 지원방법의 대안으로영국에서 개발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실천중인 액티브서포트(Active Support)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액티브서포트 모델은 그 가치나 이념부터 실제 실천방법 및 적용, 문서작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양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지면을 통해서는 이념과 가치, 실천방법을 중심으로 간단히 알아보겠다.

액티브서포트 모델은 발달장애인들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기 위해 1981년 영국에서 개발됐다. 이 모델은 장애인 당사자에게 충분한 도움을 제공해,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활동과 관계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더욱 많이 행사하고 자립함으로 지역사회의 ‘가치 있는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액티브서포트를 시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증의 발달장애인이라도 자신의 일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지원・적용해봄으로써 장애인이 자신의 삶에 참여하지 않고 구경꾼이 되는 ‘호텔모델(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을 말하는 것)’의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방법의 기본적인 문제인 ‘서포터가 장애인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가 아닌 ‘장애인과 함께 활동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한다’가 기본전제가 되는 것이다. 즉, 액티브서포트는 일상적이고 구조화된 활동과 삶의 목적을 수립하도록 개인이 추구하는 것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액티브서포트는 지난 2월호에 소개했던 사람중심계획(Person Centered Planning)과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인의 가치 있는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정상화 이론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Jone Obiren의 다섯 가지 성취를 가치로 삼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성취는 첫째, 지역사회 활동 안에 ‘존재’하고 참여하는 것(당사자는 일이 진행되는 장소에 있어야 하고 다른 이들이 하는 것들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공유된 활동과 관심사는 관계의 기초를 형성한다), 셋째, 선택을 하고 선호를 드러내는 것(다양한 경험을 통해서만 선택을 위한 기준을 만들 수 있다), 넷째, 개인의 존엄성을 확보하고 존중받는 것(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세상에 표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개인 역량을 훈련하고 발전시키는 것(우리 모두는 어떤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다. 모두 사람이 살아가는데 너무도 당연한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의 발달장애인들이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능동적으로 참여가 어렵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 액티브서포트가 필요하다. 액티브서포트는 지역과 가정에서의 의미 있는 활동 참여와 관계형성을 강조하고 지원자가 세운 몇몇 계획이 아닌 당사자의 하루 일과 속에서 연속성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이를 지원자의 선호방식이 아닌 당사자의 역량을 고려하고 좋아하는 방식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기존 보호중심의 지원방법과는 차별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당사자의 선택과 통제를 극대화함으로써 자립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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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서포트 실습

발달장애당사자의 ‘나’다운 삶을 지원하기 위해 액티브서포트 모델은 몇 가지 핵심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는 모든 순간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사자를 어떤 활동에 참여시킬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당사자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참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당사자가 참여할 수 없는 활동은 없다. 어떠한 활동이라도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원으로 틈새를 매워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둘째, 처음부터 많은 부분을 하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조금씩 할 때가가장 쉽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다. 복잡함을 줄이고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면서 참여할 수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당사자가 참여한 활동에 반드시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당사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성공적인 참여를 서포트하는 것이다. 때문에 당사자가 좋아하는 서포트 방식을 택하고 잔소리나 간섭으로 당사자를 제압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사자의 선택과 통제를 최대화해야 한다. 지원을 하며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할 것은 누구를 위한 삶이냐는 것이다. 서포트를 하는 나의 삶이 아닌 당사자의 삶을 위해서 우리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취향을 존중하고, 조금씩 그리고 자주 참여하도록 격려해야 하며 경험의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참여와 활동을 강조하는 액티브서포트 지원방법을 지금까지 돌봄 중심의 지원을 받아온 당사자들에게 적용을 했을 때 다음과 같은몇 가지 오해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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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서포트 실습

액티브서포트는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중복 장애를 가진 당사들에게는 적용하기 힘들다.

액티브서포트는 활동을 여러 단계로 나눠 가능한 단계에 참여를 지원하고 아주 낮은 수준, 작은 영역에서의 참여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복합적이고 심각한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에게 더 효과적이다.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장애보다 서포터의 낮은 기대가 오히려 당사자들의 의미 있는 참여기회를 박탈한다.

액티브서포트는 그저 가사 일을 돕는 것 아닌가?

우리가 직접 하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하는 것보다 서포터가 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르다. 그러나 액티브서포트의 목적은 참여를 통한 가시적 결과가 아니라 참여를 하는 과정에 있다. 당사자들에게 이러한 과정은 참여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액티브서포트는 당사자들에게 단지 강제적으로 일을 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

액티브서포트는 어떠한 일도 강제하지 않는다. 당사자가 새로운 활동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격려와 강제는 전혀 다르며 액티브서포트는 그러한 강제성을 갖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액티브서포트를 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는데…

액티브서포트는 단기간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잘 안 되는 부분은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서 실행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선택이 풍성해지면 자연스럽게 자기통제 영역이 늘어난다. 물론 선택이 매번 즐거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고 책임이 따를 수도 있지만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도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가정과 사회에서의 일과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일주일에 168시간의 시간을 살아간다. 우리가 그 시간 안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고, 즐겁고, 기쁜 삶을 위해 각각 다른 다양한 선택을 하고 살아가듯 발달장애인 당사자도 적절하고 충분한 지원이 있다면 그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도 이제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기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된 지원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작성자글. 백미/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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