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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승차거부에 명예훼손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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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장애우 인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불미스런 사태가 또 발생했다.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장애우가 출입을 거부당한다든지 승차를 거부당하는 이러한 있어서는 아니 될 사태는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장애우 문제의 본질을 묻게끔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장치보완 사이에서 어느 것이 선결 과제인지는 이제 자명하다.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없이는 장애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은 요원하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를 통해서 또 다시 명확하게 드러났다.
한편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장애우가 그 동안의 수동적·소극적 입장에서 탈피해 능동적·적극적 입장으로 대처했다는 사실에 반가움을 표시하고자 한다.
작은 피해라도 장애우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만 있으면 장애우 문제 해결이 한결 용이해지리라는 확신을 우리는 갖는다. 승차 거부에 과감히 명예훼손으로 고발 대응하여 장애우 인권이 결코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을 확인해 준 최난희씨(뇌성마비 장애우, 24세)를 만나 이번 사태의 경위를 들어본다.

◎먼저 이번 사태의 경위를 말씀해 주십시오?
- 지난 4월 13일 오후 7시 반 서울 미도파 백화점 앞에서, 삼송리에 볼 일이 있어, 757좌석 버스를 타려고 했지요. 그런데 운전기사가 "왜 타느냐며 내리라고 소리를 쳤어요. 저는 버스를 탈 때 장애 때문에 지척거리지는 않아요. 빨리빨리 타는 편이죠.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함을 치니 제가 얼마나 창피했겠어요!

◎왜 타지 못하게 한 것 같습니까?
- 제가 몸이 불편하니까 아마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장애를 구실로 물건을 파는 장사꾼쯤으로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했어요.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내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버스 승차는 못하셨습니까?
- 아뇨! 억지로 승차는 했어요. 그 정도에서 말았으면 제가 참을 수도 있었는데, 이건 이제 막 욕까지 하는 거예요. 상스런 언어를 막 쓰더라고요. 얼마나 창피하고, 분하고, 화가 나는지..

◎그 버스는 어느 회사 소속입니까?
- 신선 교통 757좌석 버스. 기사 이름은 모르고 버스 번호 판은 서울 5사 6372예요.

◎어떻게 대응하셨는지요
- 내리자마자 번호를 확인하고, 집 근처 녹번동 파출소를 통해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어요. 고발 내용은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저의 인격을 모독했다는 것이지요. 사람들 앞에서 커다란 모욕감을 안겨주었으니까 당연히 접수가 된 것 같아요.

◎버스 회사측의 사람은 만나보셨습니까?
- 만나지는 않았어요. 파출소에서 진술하는 과정 중에 한 경찰관이 버스 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회사측이 날 바꿔 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분명히 얘기했어요. "내 앞에 와서 사과를 하기 전에는 통화를 않겠다"고 그리고 고발장을 제출하고 나오면서 담당 경찰관에게도 얘기했죠. "만약, 이것이 상부에 올라가지 않으면 아저씨에게 책임을 묻겠다" 구요.

◎어떻게 보면 한 순간의 불미스런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었는데, 고발까지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십니까?
- 전 이렇게 생각해요. 장애우들이 늘 이런 식으로 물러섰기 때문에 장애우의 사회적 위치가 이렇게 열악해졌다고 생각해요. 사실을 말하면 이렇게 대응하는 것도 무척이나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장애우의 인권 문제가 걸린 것 같아 과감하게 고발을 했지요.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 한마디로 착잡합니다...!
(이태곤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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