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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것이 문제다 3] 정동열의 죽음을 단순한 자살로 묻어버리기에는...

장봉혜림원(성인정박시설)에서 일어난 사건

본문

이 편지는 장봉혜림원에 근무했던 어느 보육사에게서 온 것이다. 또 전화로 이 사건을 알려온 보육사도 있었다. 그들은 정동열과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고 밝히고 결코 그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로 치유되어서는 안 된다며 덧붙여 장봉혜림원에 있는 모든 원생을 위해서 이 일은 밝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고통 가운데 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22살의 한 생명을 위해 편지 올립니다.
경기도 부천에 혜림원이라는 정박시설이 있고 그곳의 부설 기관으로 경기도 옹진군에 소속된 장봉도라는 작은 섬에 장봉 혜림원이라는 정박시설이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보육사로 1년 반 동안 근무했던 사람으로 지금은 그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 9월 7일. 이 글의 주인공인 22살의 정동열이라는 원생이 스스로 목을 매고 자살을 했습니다.
그 아이를 소개 드리자면 지능과 신체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정상아이며 부천혜림원, 장봉혜림원 모든 원생 중 제일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장봉 혜림원에는 그곳 아이들을 교육하는 중등 특수학교인 혜림분교가 함께 있어 이 아이는 물론 혜림원 원생들의 대부분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원생들은 모두가 18세 이상의 성인 정박자 들이며 지능이 높고 신체가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이글을 읽으시면서 기억할 것은 그곳이 하루에 한번 왕래하는 배로 3시간을 가야 하는 섬이라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그곳의 현실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곳은 위치적으로 섬이었기에 생활의 불편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역적 취약점을 이용해 원생들은 갇힌 것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고 사회의 시선이나 간섭 보호가 미치지 못해 원장을 비롯해 관리자의 횡포가 극도로 심했습니다.

구타는 물론 원생들에게 심한 노동을 시켜 건강이 나쁜 것은 물론이고 주식, 부식이 부실해 원생 대부분이 영양실조에 걸릴 지경입니다.
특수학교라는 것은 허울좋은 이름뿐 노동이 불가능한 아이들만이 시간 떼 우기 식으로 교육이 있을 뿐 실질적으로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은 모두 작업에 동원되어 노동 외에 다른 생활은 전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동열은 지능이 높다는 이유로 더욱 심한 노동을 강요당해 왔고 도망칠 것을 우려해 격리된 채 살았으며 그 아이와는 편지, 전화 통화도 금지 당했습니다.
저 역시 그곳에 근무하는 동안 관리자들의 횡포를 막으려 맞서서 많은 싸움을 했었고, 결국 쫓겨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직원이 저 하나뿐이 아니고 자신들의 목적에 따르지 않는 직원은 모두가 저와 같은 일을 당해야 했습니다.
정동열이 죽은 후 경찰에 밝혀진 사인은 간질환자로, 정신질환 자로, 비관자살로 전혀 얼토당토않은 구실 속으로 덮여지고 결국 억울한 개죽음을 당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 편지를 읽으시는 분께선 이 아이의 죽음을 불행하게 태어난 한 고아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외면해 버리실 수 있으신 지요.

이 아이들이 어찌 한 인간으로 대접을 받는다 하겠으며, 그 관리자들을 선한 일에 힘쓰는 자라 하겠습니까.
사회복지의 일선에서 장애인들에게 삶을 보장해 주고 있다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일부 시설장과 관리자 등 그리고 이러한 비리를 알면서도 적당히 챙겨주는 금전에 눈감아 버리는 감사원 등. 이러한 사회에 태어난 수많은 장애인들은 어디 가서 그들의 인권을 찾으며 어디서 삶을 보장받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이 편지를 보내는 것은 혜림원 시설장의 어떠한 처분이나 응분의 조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이 땅의 장애인과 고아들이 최소한의 인권과 삶의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지길 기도하는 마음과 이 시간까지 장봉도에 갇혀 어두운 삶을 살고 있는 60여 명의 생명들을 구원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두서 없이 편지 올린 것입니다.
오늘날 사회 저편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어려운 현실 가운데 수고하는 많은 시설장과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장애인 복지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분들의 노고를 헛되게 하는 또 다른 일부 비열한 관리자들은 정부의 가혹한 감시와 제재로 새로이 반성과 깨달음이 있어야 할 것이며 장애인와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모두 함께 잘 살수 있는 복지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다만 고통 가운데 죽어간 한 생명과 그 아이와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장봉의 원생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행동으로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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