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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학회]발달장애여성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자!

장애인용 정책이 아닌 일반 주류 정책으로의 보편적 참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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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5월 셋째 주를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으로 지정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가 원인으로 밝혀져 있으며, 반복적으로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해 3,600여명이 새롭게 자궁경부암을 진단받고, 이 중 약 1/3에 해당하는 1,10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최근 20~39세의 젊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 받는 수가 증가하는 등 자궁경부암 발생이 젊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봐도, 자궁경부암은 여성에게 네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암으로 전 세계 여성암 발생자의 7.9%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 연간 52만8천 건의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0년간 검진과 치료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2016년부터 자궁경부암 무료검진 대상을 만 30세에서 만 20세로 확대했다. 또한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성청소년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게 됐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유일한 백신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초에 건강검진 안내서와 바우처를 대상자에게 보내고 있지만, 자궁경부암 건강검진율은 2013년도 38.5%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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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기준, 20세 이상 등록 지적장애여성은 58,961명, 자폐성장애여성은 1,011명이다. 결국 약 6만 명 정도의 발달장애인이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의 대상인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나 많은 발달장애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발달장애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은 경우는 매우 드물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경우를 보면, 발달장애여성의 암검진 수검률이 비발달장애여성에 비해 45%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경우는 매우 희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발달장애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비율이 낮은 것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족, 전문가 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발달장애여성이 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검진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발달장애여성의 자궁경부암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 당황해할 수도, 주변사람들이 자궁경부암 검진에 대해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모든 발달장애여성은 성적으로 비활성화돼 있는 무성적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 인간이면 누구나 성적 욕구가 있는 것이고 당연히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즐길 필요가 있다.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배제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현재 발달장애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수검율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와 영국 모두 동일하지만, 개선을 위한 대응은 상당히 달라 보인다. 우리는 아직 발달장애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에 대해 어떤 대응도 하고 있지 않지만, 영국은 일반 국민을 위한 자궁경부암 검진 시스템에 발달장애여성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영국의 보건의료체계인 NHS는 1월 넷째 주에 맞춰진 ‘자궁경부암 주간’에 자궁경부암 인식개선 캠페인을 실시했다. 발달장애여성도 반드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검진과 관련해 발달장애인용 쉬운 글 버전을 만들어 배포하고,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캠페인 내용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만을 위한 어떤 행사와 정책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을 위한 행사, 정책에 발달장애인도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은 장애라는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인데 장애라는 부가적 또는 이차적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특성에 따른 정책, 장애특성과 관련된 행사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들이 누리는 정책과 행사에 포함되는 것이다. 일반 여성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다면,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도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 국민들과 관련된 정책에서 장애인을 배제시키면서, 장애인만을 위한 정책은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다가오는 5월 셋째 주가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이다. 이 행사가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여성을 배제시킨 채 진행되는 행사가 아니라, 발달장애인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실효적 행사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산부인과학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장애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자체가 발달장애여성도 반드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리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도 일반 국민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애계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발달장애여성도 반드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 산부인과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병원에 왔을 때 제대로 검진을 해야 한다고 알려줘야 한다. 또 발달장애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진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쉬운 글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쉬운 글 버전을 발달장애여성에게 배포하고, 일선 산부인과에도 배포해야 한다. 주류 사회와의 통합은 주류 사회가 장애인을 동참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애계가 적극적으로 주류 사회가 장애인을 포섭하도록 함께하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부터 20세 이상의 많은 발달장애여성이 국가가 제공하는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이 이에 대해 우선 알아야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발달장애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 필요성 등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장애인단체들이 산부인과학회 주관 ‘자궁경부암 예방주간’ 행사와 함께할 필요가 있고, 발달장애여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에 도움이 일부 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과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영국 Jo’s Cervical Cancer trust에서 제작한 ‘자궁경부암 검진에 대한 쉬운 글 버전’ 중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Jo’s Cervical Cancer trust는 장애인 단체는 아니고,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단체이다. 하지만 이 단체는 발달장애여성도 자궁경부암 예방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발달장애인용 쉬운 글 버전을 제작했다.

원본은 그림과 짧은 글로 구성됐지만 이 원고에서는 원 저작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또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그림을 그대로 사용해도 이해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짧은 글만 소개한다. 또 일부 정책의 경우 영국과 우리나라가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영국 정책 대신 우리나라의 정책을 반영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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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의 정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는 감기와 같은 세균 또는 바이러스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HPV는 성생활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동안 몇 번씩 HPV에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HPV는 큰 문제를 발생하지 않고,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넘어가기도 한다.

■HPV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일부 유형의 바이러스가 자궁경부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일부 소수의 여성들에게 HPV는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당신의 권리

■우리나라에서 20세 이후부터는 2년마다 자궁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초에 검사와 관련된 안내서를 보내 준다.

■모든 사람이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거부할 권리도 갖고 있다.

■검진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언제든 검진을 멈출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검사를 위한 팁

■검사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만큼 찾아보자.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았거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자궁경부암 검진과 관련된 쉬운 글 버전을 읽는다.

■친구, 가족, 지정 간호사 등과 함께 상의해 본다.

■검사가 이뤄지는 장소, 검진에 사용되는 기구들을 미리 보고 싶다면 의사에게 요구하라,

■검사 당일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검사에 적당한 옷을 입고 병원에 가는 게 좋은데, 치마가 가장 좋다.

■긴장하지 말고 평안하게 검사를 받으면 된다.

■검사 도중 아프면 바로 이야기한다.

 

검사 과정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궁경부암 검사를 요청하는 우편물을 받는다. 우편물을 받지 못했거나 분실했어도 병원에 가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확인하면 대상 여부 확인이 된다.

■적당한 병의원을 선택해 검사를 예약한다.

■검사는 생리기간을 피해야 한다.

■검사를 여자 의사나 간호사가 하기를 바라는 경우 병원 측에 요청하면 된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기를 바란다면 병원 측에 미리 얘기한다.

■검사실로 이동하게 되면 의료진들이 당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의료진은 당신에게 팬티를 벗을 것을 요청할 것이다.

■침대에 누워 검사를 받게 된다.

■긴장하지 말고 평안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료진이 당신에게 발을 벌리라고 할 것이고, 반사경을 안으로 넣을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불편한 상황으로, 아프면 의료진에게 말을 해야 하고, 그러면 검사를 일시 중지할 수 있다.

■세포 샘플을 떼어내기 위해 작은 솔을 집어넣을 것이다. 이 과정은 그리 아프지 않다.

■이후 반사경을 빼면 모든 검사과정이 끝난다. 검사과정은 15분 정도 소요된다.

■샘플 검사가 이뤄지면, 검진 결과를 우편 또는 병원 방문을 통해 들을 수 있다.

■10명 중 9명은 정상 결과를 받을 것이고, 2년 후에 검사를 하면 된다.

■10명 중 1명은 HPV감염 여부 및 비정상 세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재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작성자글. 이동석/한국장애학회 총무위원장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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