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말이란 가장 소중한 자기표현이다!" > 기획 연재

지난 12월 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6년 뇌병변 언어장애인 의사소통권리 보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주최했으며 보건복지부가 지원을 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뇌병변장애인 수는 261,746명(2015년 장애인통계조사)으로 지체장애와 청각장애에 이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장애유형이다. 뇌병변장애인 중 중증장애인의 경우 85~90%가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사회 환경으로 인한 장벽, 개인적인 장애특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는" 대한민국 의사소통권리의 법적 근거는 열악하다. 특히 언어장애를 동반한 뇌병변 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체계와 관련된 법적근거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며 뇌병변장애인들의 의사소통 권리 확보를 위해 토론회 개최 경위를 소개했다.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주현 회장은 ‘뇌병변장애인의 의사소통, 그것은 권리입니다’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직접 AAC를 활용해 발제를 했다.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AAC,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하 AAC기구)란 사용자가 기구에서 제공되는 그림이나 문장을 선택하면 이를 음성으로 출력해 주는 장치로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나 언어장애인 등에게 효과적인 의사소통 보조기구이다.

AAC를 활용해 발제를 하는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주현 회장

김주현 회장은 우리나라 뇌병변 의사소통장애인과 AAC 활용의 현실, 의사소통권리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한계 등을 지적하며 “의사소통 권리와 AAC 보급 및 활용에 있어서 아직 우리나라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럼에도 오늘의 이 자리를 우리나라 의사소통장애인 권리증진의 또 다른 희망과 도전의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진철 의원은 서울특별시 의사소통지원센터의 설치,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밝혔다. 김 의원은 “장애인의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한 독자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전문 지원시설을 설치,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지속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 이정자 관장은 ‘청각장애인 당사자의 갑갑함, 의사소통의 한계를 풀자’는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이 관장은 청각언어장애인의 삶과 의사소통의 권리 및 서울특별시 의사소통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대해 설명하며 “사람에게 말이란 가장 소중한 자기표현이며 의사소통의 수단이며 이를 통해 세상은 하나가 된다”고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치훈 정책연구실장은 ‘서울시 의사소통지원센터 설치, 운영 조례가 빠른 시일 내에 제정되기를 바라며’란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김 연구실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 의사소통의 권리로 포함시킬 수 있는 조항들과 그 내용을 설명하며 “서울시의 성공적인 센터 운영-전국에 센터 확대-의사소통지원의 법제화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끈질기게 추진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이정책모니터링센터 윤삼호 소장은 ‘의사소통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토론문’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윤 소장은 김진철 의원 조례안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본이념’또는 ‘기본원칙’조항을 신설해 조례의 철학, 가치, 지향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토론자로 나선 박병훈 AAC자조모임 멘토는 ‘의사소통지원센터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박병훈 씨는 AAC자조모임 멘토활동을 하며 느낀 점과 AAC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장애인복지의 관건은 장애인의 영역과 사회와의 연결이며 이것이 진정한 실질적 복지이다. 실질적 복지의 시발점은 AAC지원센터이다. 센터는 장애인과 사회를 연결시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