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장애인건강권을 왜곡하는 전달체계 구축안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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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는 현재 국립재활원이 주관하고 있는 공공재활의료포럼의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장애인의 건강수준은 각종 건강관련통계에서 나타났듯이 전체 국민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거나 파악조차 안 되는 심각한 상태이다. 그동안 장애계는 이러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장애인건강정책들의 실효성에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 제정활동을 다양하게 벌여왔다. 작년 12월에 장애인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을 관철시켰고, 현재 이와 관련된 하위법령안 마련을 위한 TF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장애계가 장애인건강권법 하위법령 제정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하위법령을 통해 마련되는 제도 시행방안에 인권적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장애인건강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애계는 장애인건강권법의 기본이념인 ‘최적의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을 권리’,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비장애인과 동등한 접근성을 가질 권리’를 하위법령에 반영시키기 위하여 자체 TF 활동를 통하여 장애계 하위법령 안을 작성했다.
그동안 장애인건강은 공급자 중심의 의료정책으로 인해 많은 폐혜가 나타났다. 그 단적인 예가 전체국민보다 4배나 높은 조사망률 그리고 전체국민에 비해 9년 정도 낮을 것으로 추측되는 사망자 평균수명을 들 수 있다. 장애인당사자들이 양호한 건강상태에 도달하고, 이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지역사회 내에서 보건의료시설과 건강증진에 필요한 각종 시설과 환경을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빈곤장애인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한 권리들이 무시당해 왔던 것이다.
장애인건강권법의 주요 전달체계로 작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국립재활원의 당면한 과제는 장애인건강이 권리로써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그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기본이념에 입각하여 장애인건강권법 하위법령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단체들은 국립재활원이 주관하고 있는 공공재활의료포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애계의 의견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월 8일 개최된 RI Korea 국제컨퍼런스에서 국립재활원의 관계자에 의해 발표된 재활운동 및 체육에 관한 시행규칙안의 내용은 법의 기본이념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그동안 공공재활의료포럼에서 논의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재활운동 및 체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수준으로 발표됐다.
재활운동과 체육은 병원에서의 치료과정 이후에 제공되는 체육프로그램의 일종임에도 불구하고 국립재활원이 주장하는 재활운동과 체육에 관한 시행규칙안은 치료과정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미 일본에서 실패한 병원기반형 모델이다. 국립재활원은 재활운동이 필요한 장애인이 병원에 입원중일 경우에는 건강보험에 의해 의료수가를 적용받게 하고, 지역사회의 장애인들은 그 참여기회를 박탈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굳이 지역사회에서 재활운동을 이용하고 싶은 장애인들은 의사의 의뢰를 받아 복지관이나 공공체육시설에서 자부담과 함께 유사생활체육 형태로 제공받으라는 발상이다.
더욱이 장애인체육에 관한 이해가 없는 물리치료사를 재활운동전문가로 인정하여 투입하겠다는 발상은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유사한 방법으로 짝퉁 재활운동과 체육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퇴원 후 지속되어야할 생활체육과의 연계를 근본적으로 차단시키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낮은 장애인 건강검진률을 해결하는 방안도 문제이다. 낮은 건강검진률을 높이려면 전국에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건강검진센터를 선정하고, 지원이 필요하면 국가 및 지자체가 지원하여 장애인의 이동 및 접근성을 해결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립재활원은 국립재활원 내에 수백억원이 필요할 수 있는 장애인건강검진센터의 신축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는 전국의 지역사회 내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싶은 장애인의 욕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며, 국립재활원이 장애인건강권의 전달체계로 적합한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동안 장애인단체는 국립재활원에 대한 각종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공재활의료포럼에 장애인건강권에 기초한 시행령 시행규칙의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지만, 이제 그 참여의 의미를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공공재활의료포럼에 참여하는 장애인단체는 왜곡된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명분 쌓기 들러리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 우리 장애계는 장애인건강권 구축을 위해 모든 협력을 다할 것이지만, 본질을 왜곡하는 그 어떠한 처사도 강력하게 거부할 것이다.
2016.10.05.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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