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타이어 수리점 ‘제2의 만득이 사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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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원경찰서가 제시한 폭행 증거물.(사진 출처=한겨레) |
또 장애인을 상습 폭행하고 임금을 주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엔 타이어 수리점이었다. 충북 청원경찰서는 지적 장애인을 학대하고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특수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등)로 ㅂ아무개(64)·ㅇ아무개(64)씨 부부를 불구속 입건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청주시 내수에서 타이어 수리점을 운영하는 ㅂ 씨 부부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 7일까지 ㄱ아무개(42·지적장애 3급)씨를 고용해 일을 시키면서 일삼아 때리고, 임금도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ㄱ 씨는 지난 2008년 숨진 아버지의 소개로 이 수리점에 왔으며, 수리점 마당에 있는 2평(6.6㎡) 남짓한 컨테이너에서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곽재표 청원경찰서 수사과장은 “주로 타이어 수리를 돕거나 부인 ㅇ 씨가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수시로 폭행을 당했으며, 맞아서 다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ㄱ 씨는 ‘말을 듣지 않거나 거짓말 등을 하면 맞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간제조기’, ‘거짓말 정신봉!’이라는 글귀가 쓰여진 농기구 자루와 막대 등을 폭행 증거물로 제시했다.
ㅂ 씨 부부는 10년 동안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ㄱ 씨에게 지급된 기초생활생계급여·장애수당 등 2400여만원을 가로채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충북도·청주시 등은 ‘만득이 사건’ 이후 장애인 등의 학대·착취 등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지난 7월부터 전수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헛조사가 됐다. ㄱ 씨 사건도 타이어 수리점에서 일하는 장애인 종업원이 발길질 등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한 주민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
ㄱ 씨가 10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고 폭행 등 학대에 시달렸지만 끝끝내 행정 기관은 ㄱ 씨를 외면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ㄱ 씨와 ㅂ 씨 부부 등을 만나 확인했을 때는 일을 하지 않고, 임금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일을 시키고 임금을 착취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 사법기관이 아니어서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ㄱ 씨는 지금 한 보호 기관에 머물고 있으며, 경찰은 ㅂ 씨 부부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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