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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 나온다

차별을 차별이라고 말할 권리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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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연히 차별받아도 되고, 당연히 큰소리 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공부하면서 우리도 사랑받고 존중받을 당연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발달장애인도 인권이 있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작 과정에 참여한 박경인(22)씨의 말에 의하면 발달장애인은 ‘묻혀 지내던’ 존재다. 일상 곳곳에서 차별받지만 큰 소리를 낼 수도 없고, 당연히 그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별을 차별로 생각할 수 없었던 것. 박 씨는 일상에서 겪은 차별 중 따돌림, 괴롭힘 등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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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인 씨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장애인들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어렵게 검색해도 이해할 수 없는 말뿐이다. 쉬운 말로 나온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차별을 당했을 때 이건 차별이다. 하지 말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것이 박 씨의 말이다. 다른 참여자들 또한 “그간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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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민원 씨

 

다른 참여자 장민원(43)씨 또한 “따돌림, 괴롭힘 등 늘상 겪어온 것들이 차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말을 잘 못한다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었고, 물건을 훔치지 않았는데 훔쳤다고 멱살까지 잡히며 오해받은 적이 있다. 때문에 이번 작업을 통해 발달장애인들도 차별을 당했을 때 차별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 '우리 모두 소중해'는 당사자들이 읽기 쉬운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그들의 경험을 녹여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0일 오후 이룸센터에서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작 발표회를 개최, 그간의 성과를 선보이는 한편 제작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소감을 밝혔다.

책에는 약 9개월간 발달장애인들이 당사자의 정서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한 새로운 장차법이 담겼다. 발달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구성한 이번 책은 박 씨를 포함해 5명의 당사자가 참여, 극단 ‘멋진 친구들’이 검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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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

책은 발달장애인들의 검수를 거친 알기 쉬운 삽화와 본문이 한 페이지에 구성돼 있어 발달장애인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장애 유형에 따라 다양한 예시를 첨부하고 있어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한 가지 단어를 두고도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할 수 있어, 삽화·본문을 두고 40회 가까이 검수 작업을 거쳐 적합한 단어와 삽화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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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알기 쉬운 삽화와 본문을 한 페이지에
구성,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끔 했다.

김명실 연구소 이사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있음에도 여전히 차별, 괴롭힘, 착취 등이 성행하고 있다. 이번 알기쉬운 장차법 제작을 통해 이러한 내용들을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발달장애인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언어적인 표현을 어떻게 적합하게 만들었는지 이해됐으면 좋겠고, 이런 작업들이 계속 진행돼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들 간의 소통이 가능한 사회, 차별 없는 사회가 없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작 사업’은 한국장애인재단과 법무법인 지평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작성자박성준 기자  natalir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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