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BJ 장애인 비하발언,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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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람 대접 해줘야 합니까”
지난 8월 29일, 아프리카 TV(이하 아프리카)의 BJ 커맨더지코는 같이 방송하던 여자 게스트를 두고 병신이니까 말을 못 알아 들어요. 아니 뭐 나이 아무리 많고 그래도 장애인한테 사람 대접 해줘야 합니까”라고 언급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충격을 받은 한 제보자는 인권센터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하고 공식 대응을 촉구했다.
신고된 건은 그 뿐만 아니다. 지난달 21일,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이하 인권센터)가 밝힌 바에 따르면, 9월 초 신고된 비하 발언만 30여 건에 달한다. BJ 커맨더지코 이외에도 BJ 방송천재까루, BJ 노래하는코트, BJ 원큐 등 인권센터가 아프리카 쪽에 문제를 제기한 BJ는 총 4명이다.
BJ 방송천재까루는 “한국기업가서 민폐네 이런 애들 있잖아, 이런 애들은 분석을 해 봤는데 자폐아들이 많은 것 같아. 자기는 막 너무 못하고 집구석에 쳐박혀 있고 히키코모리처럼”이라고 말했고, BJ 노래하는코트는 “이xx 이거 이상한데, 장애인처럼 행동하는데?”라는 말을, BJ 원큐는 장애인주차구역을 두고 “여기는 뭔 전부 장애인이냐. 자랑도 아니고 장애인 저 구석에 해 놓지”등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냈다. 인권센터가 해당 사실을 아프리카 쪽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아프리카 측에서는 이용 정지 조치를 내리기 앞서 장애인 비하 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해당 BJ들에게 제제 조치를 내리는 것과 더불어 ▲제재사유 공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해당 BJ의 공식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시청자위원회 설치 등의 방안을 인권센터에 알린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7일, 방심위에서는 아프리카 측에 해당 BJ들에 대한 이용정지 조치를 내리고. 아프리카 측에서는 BJ 전원에게 7일간의 이용정지 처분을 통보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시청자·제보자 등 관계자들은 제제 수위가 너무 가볍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최고 동시 시청자수 50만, ‘개인방송’ 아냐
아프리카 TV는 대표적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개인이 게임·스포츠·예능 등 다양한 분야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송출·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규모는 개인 방송이라 치부하기 어렵다. 아프리카 외에도 유튜브, 다음 팟플레이어 등 비슷한 플랫폼들이 있지만 규모는 단연 압도적이다. 평균 동시 방송 수 5천 개,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50만에 달하고, 인기 BJ의 고정 시청자 수는 적게는 10만 명에서 크게는 90만 명이다. 단순 개인방송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뜻한다.
때문에 인권센터에서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프리카 쪽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정민 인권센터 변호사는 “신고된 사안 이외에도 숱한 장애인 비하·욕설 등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난무하고 있다. 아프리카 쪽에서 해당 BJ들에게 적절한 제재 조치를 내리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니만큼, 향후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계자들은 아프리카 BJ들의 수익 창출 형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시청자들이 개당 100원에 구입해 BJ에게 선물할 수 있는 ‘별풍선’의 경우 업체 40%, BJ 60% 비율로 가져가게 되는데, 이는 아프리카 전체 매출액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좋은 컨텐츠를 선보인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하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별풍선 유도를 위해 더욱 자극적이고, 시청자들에게 즉각적인 흥미를 끌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BJ들이 늘고 있다는 것. 선정적인 옷을 입고 몸매를 다 드러내는가 하면, 구토를 할 정도로 많은 음식을 먹고, 기행을 저지르면서 별풍선을 구걸하는 BJ도 있었다.
▲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아프리카 BJ |
BJ처벌 ‘솜방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인터넷 방송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드러난 것만 봐도 한계가 분명하다. 이번에 벌어진 장애인 비하 사건뿐만 아니라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송 등 수많은 방송에 대한 제보들이 빗발치고 있다. 아프리카 측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여러 문제들로 신고된 건수는 총 18만 건. 그런데 이 중 영구 정지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한 번 제제 조치를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더욱이 50여명 뿐인 모니터링 요원으로 매일 수천 건의 방송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즉 단발적인 조치 외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관계자는 또한 “인터넷 방송 BJ들은 사업자이자 이용자”라고 언급했다. 아프리카는 결국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방송이 음란·도박 조장 등 명백히 불법이라면 즉각 영구 정지 조치를 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비하 발언처럼 규정이 애매하거나 단발적인 사안의 경우 일시적인 제제 조치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어 “정지 조치를 받더라도 유명 BJ들의 경우 다른 플랫폼에 가서 방송해도 된다. 아프리카에서 정지 조치를 받더라도, 다른 곳에서 방송하는 것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언급했다.
요약하자면 아프리카 측에서는 현실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모든 방송들을 제제하기도 어렵고, 제제 기준들이 있지만 그 기준들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 아프리카 TV에 개설되는 인터넷 방송은 매일 수천 건에 달한다. |
특정 장애인 얘기한 것 아냐, BJ들 ‘억울하다’
그렇다면 이번 장애인 비하 사건이 관련 BJ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아프리카 관계자는 “BJ들 입장에서는 서로가 가지고 있는 사고 차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4명의 BJ들을 보면, 특정 장애인을 놓고 얘기한게 아니라 장애인에 빗대어서 불특정 다수나 일반인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억울해하는 BJ들도 있다. 이러한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인권에 대한 부분은 한두 번 교육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잖나. 그런 면에서 결국 논란이 일어난 사항을 강력히 제제하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하고, 납득해나가는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상에는 비하 발언에 관한 조항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긴 어렵다. 괴롭힘 제 32조 3항에 이러한 부분이 분명하게 나와 있지만 대상자가 특정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고, 49조 1항에 따르면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를 행하고 그 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법원은 차별을 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차별의 고의성과 지속성, 피해의 내용·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 앞서 언급한 BJ들의 인식은 무엇보다 대상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지속적으로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혐오 표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때문에 이번 장애인 비하 발언을 단순한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할 것인지,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느냐에 따라 좋은 선례가 될지,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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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은별이님의 댓글
은별이 작성일
저는 흉악망측한 비장애인으로 태어나 아무 생각없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짖밟지 않아
다행이고 제가 가진 장애에 감사합니다.
비장애인들은 너무 흉악망측해서 자신이 의도치 않아도 장애인을 짖밟을 수 밖에 없는데
저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약자이기에 기득권을 잡을 수 없어 남을 비하할 기회가 차단되니
저는 비장애인처럼 남을 비하 할 수 없어 행복합니다.
푸딩세스님의 댓글
푸딩세스 작성일
비장애인들도 장애인 비하하니까 이제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 비하 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만 당하고 살 수 없다. 비장충들아 잘 들어라. 비장애인은 충(蟲)이다. 벌레처럼 수만 드럽게 많은 못난이들일 뿐이지.
비장충(비장애인+벌레충)들이 홀로코스트타이쿤 할 때마다 비장또를 외치면서 우리 모두 비장애인을 비하해야 한다.
ㅇㅇ님의 댓글
ㅇㅇ 작성일개인방송에서 기준이 참 애매하다 장애인비하 발언을 저분들만 한것도 아니고 재수없게 대표로 걸렸네 ㅋㅋㅋ
작은도박사님의 댓글
작은도박사 작성일
장애인 비하 발언은 솔직히 이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저도 16 년에 데뷔를 할 것인데 말입니다.
스타킹의 더 크로스 김혁건씨를 보셨으면 그런 말은 할 수가 없습니다.
BB0415님의 댓글
BB0415 작성일솔직히 BJ들 인성이 말이 아닌 것같다. 특정 장애인 비하가 아니더라도 장애인이라는 단어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애가있는 분들을 통틀어 말한게 아닌가? 저 방송을 혹여나 장애인이 들었다면 기분이 상당히 나빴을텐데 저거에 동의하고 쉴드쳐주는 사람들은 머리가 안돌아가는건가 싶다
89898님의 댓글
89898 작성일인x마스터도 장애인 비하 엄청 했었는데.